기업과의 소통·발전기금 지원 등 정부 역할 가장 중요

호주의 주요 통신회사인 테슬라는 2010년 네트워크 사이트 유지관리를 맡아줄 공급자를 찾던 중 ‘민다’라는 장애인을 위한 비정부기관에 시범적으로 맡기게 됐다. 테슬라는 고용된 장애인의 업무능력을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그 후 민다를 포함한 14개의 사회적기업과 계약을 맺어 300명 이상의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Telstra, 2015).

호주 퀸즐랜드 주정부에서는 ‘사회적 조달(Social Procurement)은 정부의 구매력을 통해 사회적 이익을 생성하고 조달에 가치를 부여하며, 공급자와 노동력의 다양성을 지향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Queensland Government, 2019).

사회적 조달을 통해 달성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 이익은 광범위하나 주요 효과를 보면 다음과 같다.

1) 장기실업자, 공공주택 거주자, 장애를 가진 사람, 이주민이나 피난민, 노숙인 등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2) 침체된 지역사회에 경제적 자극을 극대화한다. 3) 약자에 대한 착취가 만연한 곳에 도덕적 고용과 실무를 증진한다. 4) 소수그룹 및 다양한 지역사회와 연계해 다양한 공급자 체계를 구축한다.

사회적 조달의 사회적 이익은 개인사업 및 사회적기업, 공정무역사업, 원주민소유의 사업, 여성운영사업 등을 통해 이뤄질 수 있다.

사회적 조달을 가능하게 하는 요소

공유된 가치 | 공유된 가치는 마이클 포터(Michael Porter)와 마크 크래머(Mark Kramer)에 의해 개발된 개념으로 경쟁력 있는 기업과 건강한 지역사회는 공동의존관계를 가지며 ‘사회의 이득이 기업의 이득이다’가 그 핵심개념이다. 마이클은 많은 기업들이 사회에 이로운 운영을 하는 것이 실제로 기업이 가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했다. 그 예로 2003년 네슬레가 시작한 ‘AAA Sustainable Quality Program’을 들 수 있다. 당시 네슬레 상품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는 가운데 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공급자가 부족했고 네슬레는 남미 커피농사자들의 협동조합을 개발하는데 투자했다. 그 결과 협동조합은 네슬레를 위해 제품의 질 향상 보장과 공급을 견고하게 했고, 커피농사자를 지원함으로써 지역사회 발전에 이바지하게 됐다.

지속가능한 조달 | 사회적 조달의 성장은 환경에 대한 영향을 감소시켰다. 환경과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이 확대되면서 글로벌보고지수(Global Reporting Index)나 다운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등이 개발돼 조달과정에 대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조달과정에서 환경적, 사회적, 경제적 책임성을 반영하도록 촉구한다.

공정무역과 소수 공급자 | 소비자간의 공정무역과 소수공급자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면서 기업 또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데 관심을 보여왔다. 캐드버리(Cadbury)1)에서는 2010년을 기점으로 밀크 초콜릿 생산과 관련하여 공정무역인증을 받은 원료의 사용량을 꾸준히 증가해왔고 이후 세계에서 공정무역 인증을 받은 코코아의 최대 바이어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5만5000명의 농사자들과 100개 이상의 지역 사회에서 원료를 높은 가격에 장기 계약을 체결해 경제적 효과를 가져왔고 윤리적으로 생산된 캐드버리의 밀크 초콜릿은 그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다.

사회적기업 | 사회적기업의 등장은 사회적 이익을 추구하는 공급자들에 대한 인식을 증대시켰다. 예를 들어, 그레이스톤 베이커리(Greyston Bakery)2)의 모든 수익금은 저소득 공공주택, 지역사회돌봄센터, HIV 감염자들을 위한 의료센터를 지원하는데 쓰인다. 그레이스톤 베이커리는 대형 제과제빙회사에 브라우니를 납품해오고 있고 이러한 상업적 파트너십의 성공은 사회적기업이 대형기업을 지원하고, 상업적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동시에 이뤄낼 수 있음을 증명한다.

정부지원 | 사회적 조달의 등장에 있어 정부의 역할은 입찰과정와 소수 공급자 네트워크 지원 등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뉴사우스웨일즈 주에서는 정부가 건설프로젝트를 진행하기에 앞서 그 프로젝트가 잠재적으로 원주민의 고용 항샹을 가져올 수 있는지 확인하도록 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 대학의 건설관리 교수인 마틴 루소모어(Martin Loosemore)는 건설산업과 엔지니어 산업부문에서 사회적 조달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의 규제는 필수적이라고 했다.

경제적 민주주의 | 인간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민주주의 즉, 경제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동일한 기회가 확보돼야 한다. 그리고 기업과 정부는 시장경제가 사회적으로 불리한 집단을 위해 운영되도록 협조해야 한다.

사회적 조달에 대한 현황과 인식 조사

소셜 트레이더(Social Trader)는 기업과 정부를 사회적기업에 연계해주는 기관으로 사회 소외계층에게 고용의 기회를 제공한다. 소셜트레이더에서는 2013년 사회적 조달에 대한 현황과 인식을 조사하기 위해 항공계, 금융계, 천연자원분야, 전기통신 등 다양한 산업분야를 대상으로 여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총 31개의 응답지가 회수됐으며 응답자의 67%는 현재 사회적 조달에 관여하고 있고 나머지 중 21%는 앞으로 사회적 조달에 관여할 예정이라고 응답했다.

사회적 조달을 통해 성취되는 사회적 이익에 대한 질문에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복수응답을 했다. 그 중 지역경제발전이 가장 공통적인 응답이었고 그 외 사회적으로 소외된 집단을 위한 고용증가 및 훈련제공, 문화적 인식순으로 답했다.

현재 사회적 조달이 이루어지는 분야는 케이터링서비스, 청소서비스, 시설관리, 인쇄 등 노동력이 관여하는 분야가 공통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이에 대해 서비스 공급자를 찾는것이 다른 분야에 비해 수월하고, 공급자들이 지속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노동력을 요구로 하는 사회적기업들이 사회적 약자 또는 소수집단에 더 많은 고용의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사회적 조달 실행을 어렵게 만드는 장애물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24%는 ‘시간 부족’이라고 답했다. 이는 사회적 조달이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 수행할 만큼 기업의 우선순위가 아닌 것으로 해석되는데, 응답자의 19%가 사회적 조달이 기업의 주 목적이 아니라는 응답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사회적 조달이 가능한 분야에 대한 지식의 부족 또한 주요 장애물 중 하나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사회적 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으로 공급자와 수요자간의 네트워크가 중요하다고 했다. 공급자에 대한 보고서, 프로파일, 사례연구 그리고 네트워킹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면 공급자에 대한 이해를 도와 사회적 조달을 활성화할 수 있다고 했다. 다시 말해 공급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와 자원이 더 많이 제공된다면 사회적 조달의 수행이 더욱 수월하고 활성화될 수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

사회적 조달을 활성화하기 위해 요구되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응답자들은 기업에게 사회적 조달이 가져오는 이익에 대해 의사소통해야 하고, 공급자를 개발하고 공급자의 발전을 보조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응답자는 정부가 기업의 사회적 조달을 홍보하고 장려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시드니 지역의 한 지방정부(City of Parramatta)에서 적극적으로 도입된 사회적 조달 움직임은 이제 호주 주정부 및 더 많은 지역단체로 퍼져나가는 추세이며, 몇몇 지역자치단체 정부는 연예산의 최소한 일정 부분은 사회적 조달로 사용해야 한다는 정책을 수립해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비영리기관에서도 사회적기업이 자신들의 미션과 비전을 수립하는데 있어 적극적인 실행수단임을 인지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추세이다.

앞으로 호주 내 사회적 조달은 사회적기업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주고 지역사회발전을 이루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조심스레 예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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