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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 사람, 놀 공간, 놀 거리’ 함께 만들어가요”
  • 승인 2019.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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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발 지역 청소년 놀 권리 보장 프로젝트 ‘지구인을 구하라’

재개발로 사라져 가는 마을의 문제를 청소년들과 함께 고민하고 사회적 지지망을 구축해가는 프로그램이 있다. 부산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이 운영 중인 ‘지구인을 구하라’가 그 주인공.

복지관이 위치한 부산진구 전포동은 10개의 초·중·고등학교가 모여 있는 학교 밀집지역이다. 대규모 도시 재개발을 진행 중이어서 주변 환경은 이전의 모습을 잃어가고 청소년들이 놀 수 있는 공간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주민들의 이주로 인적관계망도 상실됐다. 이에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은 상실된 전포동의 물리적·인적 관계망을 다시 구축하기 위한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

그렇게 시작한 프로그램이 바로 ‘지구인을 구하라’다. 2017년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 사업으로 선정돼 올해 3년째 진행 중이다. ‘지구인’은 ‘지금 여기는 친구와 내가 주인’의 줄임말로, 부산진구 청소년들이 모여 놀 사람과 놀 공간, 놀 거리를 함께 만들어가는 사업이다.

‘지구인을 구하라’는 청소년지역협의체 ‘지구별’, 청소년들이 직접 운영하는 ‘머해?매점’, 그래피티로 재개발지역 개성을 표현한 공간을 만드는 ‘마을 스케치북’, 재개발로 사라진 마을건물 나노블럭 만들기 ‘니나노’, 청소년들이 만들어 가는 마을웹툰 ‘틴툰’, 마을 이정표를 직접 만드는 ‘똑딱’ 등 지역 내에서 청소년들의 놀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으로 진행된다.

특히 다양한 재능을 가진 지역주민을 강사로 초청해 청소년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관계를 쌓아갈 수 있도록 ‘마을학교’도 운영 중이다. 목공방, 천연제품 만들기, 꽃다발 만들기, 쿠키·떡·분식 만들기 등을 함께하고 있다.

지역주민을 강사로 초청해 진행하는 ‘마을학교’ 꽃다발 만들기 수업
지역주민을 강사로 초청해 진행하는 ‘마을학교’ 꽃다발 만들기 수업

‘지금 여기는 친구와 내가 주인’

첫해에는 청소년들의 관계 형성에 주력했다. 아이들이 서로 어색함을 떨쳐내고 자연스럽게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수동적인 태도를 보였던 아이들은 활동 횟수가 늘어갈수록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고, 나아가 스스로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한 의견을 내기도 했다. 보다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아이들의 의견을 다음해 사업 기획에도 반영했다.

그렇게 탄생한 대표적인 사업이 ‘놀굿즈’다.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인 ‘굿즈(Goods)’의 개념을 접목해 ‘지구인을 구하라’ 프로그램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이와 관련한 물품을 제작하는 활동이다. 청소년들은 캐릭터를 완성해 ‘비치타월’을 제작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직접 타월을 전달하며 ‘청소년들의 놀권리를 보장하는 캠페인’을 실시했다. 소극적이었던 청소년들이 프로그램의 주체가 되어 자신들의 권리를 주장하는 단계까지 성장한 것이다.

지난 7월에는 ‘전포 워터파크’를 기획해 진행했다. 워터파크를 설치해 지역 아이들을 초대하고,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지원한 것이다. 청소년들은 에어 바운스에서 아이들을 이끌고 잡아주며 함께 어울렸고, 간단한 먹거리 부스도 운영하는 등 추억을 만들어줬다. 함께 어울리며 나오는 웃음소리와 즐거운 비명소리에 마을에도 생기가 넘쳤다. 청소년들은 어느새 놀권리 보장을 위한 활동 참여자를 넘어 지역 아이들의 놀권리를 보장해 주는 옹호자로 성장했다.

지역 아이들에게 물놀이 장소를 만들어준 ‘전포 워터파크’
지역 아이들에게 물놀이 장소를 만들어준 ‘전포 워터파크’

활동 참여자에서 옹호자로 성장

프로그램 진행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청소년들이 여러 활동을 함께하면서 몰랐던 친구를 사귀고 서로의 지지망이 되어주는 것이다.

프로그램 담당자는 “사업 초기 소감을 물으면 ‘재미있었다’, ‘다음에도 또 하고 싶다’ 등 단순하고 감각적인 대답이 주를 이뤘는데 사업 횟수가 쌓이면서는 ‘친구들과 대화 나누며 활동해서 좋았다’, ‘새로운 친구를 알게 되었다’와 같이 구체적이고 관계에 대한 소감이 많아졌다”며 “‘지구인을 구하라’가 또래집단의 사회적 지지망 형성·강화에 기여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했다.

또한 “청소년들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면서 ‘전포동’이라는 동네의 새로운 모습을 알아가고 지역에 대한 이해가 깊어진 것도 큰 변화”라고 말했다.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은 오는 10월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진행하는 ‘우리들 축제’를 실시해 올 한 해 동안의 활동을 지역 주민과 공유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이후 청소년지역협의체 회의를 통해 지원 사업 종료 후 운영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으로도 전포종합사회복지관은 청소년들과 다양한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지역사회 문제를 함께 고민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