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의 어두운 면과 불편함 발견하고 극복에 힘써

박현민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박현민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 사회복지사

2004년 수능을 마치고 대학교 입학 원서를 쓰면서 사회복지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수험생이 그러하듯 학원과 입시기관에서 배포한 배치표 위에 내 성적을 맞춰 입학할 수 있는 학교와 과를 찾고 있었다. 지망하던 학교에 합격할 가능성이 매우 낮음을 확인하고 절망했지만, 수험생활을 더 할 수는 없었기에 성적에 맞는 전공과 학교에 입학하려했다. 모 일보에 기재된 유망학과를 참고해 가·나·다군의 3개 학교에 원서를 넣었다.

자랑같지만, 4년 장학금을 지원하는 모 대학 경영학과와 합격을 기대하지 않았던 모 대학의 호텔관광경영과에도 합격했다. 그러나 나는 내가 졸업한 학교의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그 이유는 아마도 결정의 순간에 떠오른 뇌병변 2급 장애인 외삼촌과, 그다지 유복하지 못했던 내 유년기의 단상 때문일 것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신문에서 본 사회복지학과에 대한 정확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는다. 그냥 단순히 유망학과라고 주장한 기자의 말을 믿었던 것 같다. 당시에는 복지라고 하면 복지관이 연상됐고, 복지관은 어려운 사람을 돕는 곳으로 단순히 생각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학교에 입학해 1년을 그냥 다녔다.

그러나 군대에 다녀온 뒤, 전과와 편입을 권유받으면서 비로소 사회복지학이라는 학문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사회복지학이 무엇인지, 사회복지사가 누구인지 사전적인 의미는 너무나 명확하게, 동료 사회복지사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 알고 있다.

사회복지사란 무엇인가?

하지만 지금은 처음 기고 요청을 받았을 때 ‘나는 사회복지사다’라는 주제를 보고 떠올린 ‘과연 내가 정의하는 사회복지는 무엇이고, 사회복지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사실이 질문에 대한 답은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했을 때, 취업활동을 할 때와 취업 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 어디에선가 학교 후배들을 만나 이야 기할 때, 학교 조교의 요청으로 후배들에게 짧은 특강을 준비하는 과정에서까지 늘 고민하고 있다.

더구나 최근 나를 괴롭히는 질문은 ‘과연 우리의 전문성은 무엇인가?’이다. 2014년 대학원 수업 과정에서 법제론을 수강했을 당시의 교수는 법학과 출신으로,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을 폄훼했다. 그 이유는 다양했다. 타 학문과 비교해 독자적인 영역이 없다는 입장, 사회복지의 범위가 매우 다양하다는 입장, 또한 학문의 영역이 타 전문영역과 중첩되는 경우가 많으며, 한편으로는 법학과 관련한 자격증에 비해 우리의 자격증은 상대적으로 발급이 쉽다는 이유였다. 당시 주위의 수강생들이 적극적으로 항의했고, 결국 교수의 사과로 일단락이 되었다.

당시 내가 그 교수에게 하려던, 이제는 더욱 명확히 말할 수 있는 ‘사회복지사는 누구인가’에 대한 내용을 말하고자 한다. 사회복지사는 사회의 어두운 면과 불편함을 발견하고, 관련된 사람 및 조직과 소통하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며 다차원의 노력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사회복지사라는 ‘사명감’으로 힘든 과정 극복

나는 경기도장애인복지종합지원센터라는 소위 말하는 제2차 기관에서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서 장애인들, 경기도 내 주요 장애인복지 기관, 단체와 소통하며 사업을 만들고 정책을 제안하는 가교역할을 하고 있다. 관련하여 많은 사업과 직무가 있지만, 최근에는 경기도 의회의 찾아가는 무장애 여행 전시회를 추진했다.

무장애 여행 전시회는 작년에 제작한 「여행누림」이라는 무장애 여행 가이드북을 토대로 만든 홍보자료로, 「여행누림」은 GKL 사회공헌재단의 후원을 받아 장애인들로 구성된 현장조사단과 함께 경기도 내 여행지를 조사하는 사업이었다.

장애인들이 실제로 여행하기 용이한지, 편의시설 등은 제대로 갖추었는지에 대한 조사를 추진했다. 원래 계획했던 일정이 틀어져 정말 더운 한여름, 2개월간 장애인들을 모시고 경기도 내의 관광지 60여 곳을 순회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더위에 힘든 장애인 현장조사단을 독려하고 위로하며 사진을 찍고 현장을 확인했고, 이를 바탕으로 원고를 만들어 경기도 무장애 여행 가이드북 「여행누림」이 제작됐다.

장애인들이 여행을 다니기 어렵다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여행하기 쉬운 곳들을 찾아 제시하기 위해 재원을 외부와 연계해 마련했다. 또한, 장애인에게 필요한 정확한 정보를 담기 위해 한국관광공사 및 장애인 당사자 등을 만나 실제 관광지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현장조사단으로 섭외된 장애인들을 독려하고 교육해 관광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완성된 원고의 초고를 각 관광지에 확인요청 공문을 보내고 확인해 달라는 독촉을 했다. 또한, 예산 내 제작하기 위해 업체를 찾아 제작하고 검수하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 경기도에서 장애인들이 편하게 여행할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가이드북을 제작할 수 있었다.

이 힘들었던 과정을 극복한 이유는 앞에서 논하였던 사회복지사에 대한 나 자신의 정의와 사명감이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 「여행누림」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에서 장애인들이 여행할 수 있도록 우리 기관에 차량을 지원해, 우리 기관을 통해 많은 장애인들이 차량을 지원받아 경기도를 관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이 사업의 홍보를 위해 경기도 의회 로비를 대관해 의회를 찾는 사람들과 경기도 도의원에게 호응을 얻었다. 나아가, 사업의 연계점을 찾아보면서 장애인 여행차량에 차량 공기청정기를 후원받아 장착하고 여행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이렇게 사회복지사는 우리 사회의 개선할 점을 발견하고 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는 사람이다. 나 또한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글을 보는 다른 사회복지사 동료들도 그러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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