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받으며 놀이권과 행복권 빼앗겨…아동 관점에서 ‘놀이 혁신’ 고민해야

‘행복한 유아와 안심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정책 과제’ 심포지엄이 7월 9일 국회에서 열렸다.
‘행복한 유아와 안심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정책 과제’ 심포지엄이 7월 9일 국회에서 열렸다.

“유아기는 하루 종일 놀고 쉬면서 행복을 보장받아야 할 시기다. 그럼에도 많은 유아들이 부모의 불안감 때문에 사교육을 받으며 놀이권과 행복권을 빼앗기고 있다. 유아들은 행복하고 학부모는 안심할 수 있는 유아기 지원정책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백선희 육아정책연구소장은 7월 9일 국회에서 열린 ‘제3차 육아정책 심포지엄’에서 ‘유아의 놀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정책연구소는 올해 ‘아동 행복, 육아 행복실현을 위한 생애주기별 육아정책의 방향과 과제’라는 대주제 하에 총 4회의 심포지엄을 기획했다.

이날 열린 심포지엄은 세 번째 논의의 장으로, ‘행복한 유아와 안심하는 부모를 위한 육아정책의 과제’를 주제로 진행됐다.

발제는 임수진 동신대 유아교육학과 교수와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이 맡았다.

임수진 교수는 ‘놀아서 행복해요!: 유아의 놀 권리와 행복의 실현’을 주제로 아동의 ‘놀 권리’ 발생 과정을 설명하고, 보호·참여·제공 관점에서의 놀이에 대한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아동의 놀 권리를 실현하는데 있어 놀이와 학습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기보다 아동의 관점에서 놀이를 바라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아동은 또래와 함께 놀이하는 가운데 사회적 관계를 맺고 지역사회 문화를 이해하게 된다”며 “놀이는 아동의 신체·심리·사회적 능력 발달뿐 아니라 더 넒은 공동체와 사회를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국가 수준에서 실행하고자 하는 ‘놀이 혁신’이 놀이의 주체인 아동, 혹은 아동이 속한 맥락과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해야 한다”며 “놀이할 권리의 실행과 평가는 ‘그것이 아동을 진짜로 놀게 할 것인가’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모 노동시간 감소 통해 양육 역량 강화해야

김은영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유아의 사교육 참여 실태와 놀이권’을 발표했다.

그는 “사교육 문제는 단순히 사교육을 하지 못하도록 규제하거나 아동의 놀 권리를 법으로 제정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며 “사교육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의 편차도 있고, 전문가들의 부정적인 이야기를 듣더라도 부모는 본인 자녀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교육에는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존재하므로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교육 정책에 앞서 사회복지정책 및 노동정책과 연계해 풀어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연구위원은 “사회복지 및 노동 정책 측면에서 국민의 최소한의 삶의 질 보장을 통한 아동 놀권리를 확보해야 한다”며 “부모의 노동시간 감소를 통해 양육 역량을 강화해야 하고 지역사회 인프라 확충을 통해 부모의 사교육에 대한 개별적 욕구를 충족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교육 정책도 대입정책 개편을 통해 미래사회에 대비하고, 공교육 질 제고로 신뢰를 회복하며, 사교육이 수월성 교육이 아닌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보완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방향을 전환하는 등 혁신을 통해 유아의 삶의 질을 제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연구위원은 끝으로 “모든 선택은 부모가 하기 때문에 정부주도 캠페인을 통해 부모가 우리사회의 미래 변화를 인식하고 향후 자녀를 위한 큰 방향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며 “지역사회 중심의 부모교육을 통해 부모가 자녀를 개성과 권리를 가진 한 개인으로서 제대로 바라볼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놀 줄 아는 교사-학부모-사회 되어야

이종희 동덕여대 아동학과 교수는 “놀이는 아동의 본성이고, 행복감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며 “사회적 능력 습득과 뇌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이라는 명분으로 놀이를 도구화하려는 어른들의 욕망을 되돌아보고 자유로움이라는 놀이의 본질을 진정성 있게 이해해야 한다”며 “그 자유를 유아들에게 돌려주는 방법부터 고민하고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피력했다.

오경숙 면일어린이집 원장은 영유아의 놀 권리를 지켜주기 위한 교사의 전문성과 학부모의 인식 개선 필요성에 대해 지적했다.

그는 “성인들에게 놀이를 경험하게 하고 놀이문화를 알게 해야 한다”며 “영유아의 놀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서는 놀 줄 아는 교사-학부모-사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교사들을 위한 놀이 프로그램을 만들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놀이문화를 접하도록 해야 하며, 영유아기-초등 학령기-중고등 청소년기로 연계된 놀이문화가 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아이와 함께 놀 줄 아는 부모가 될 수 있도록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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