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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버는 돈 36% 월세로…주거급여 받아도 '열악'
  • 승인 2019.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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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비 부담도, 최저주거기준 미달도 평균 2배↑
주거급여 수급자 17% 환경 열악…월세도 다 못내
"급여 올리고 청년·고령 등 생애주기별 방안 필요"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 임대료 부담 수준 【그림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 임대료 부담 수준 【그림제공=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소득층은 버는 돈의 3분의 1 이상을 전·월세 등 임차료를 내는 데 쏟아붓고 있어 일반가구보다 주거비 부담이 2배 이상 큰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된 주거생활을 위해 주거급여가 지원되고 있지만 수급자 100가구 중 17가구나 최저주거기준에 못 미치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있어 급여 수준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열린 '기초생활보장제도 발전방안' 심포지엄에서 이길제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이 '생애주기별 저소득층 주거실태와 주거급여'를 주제로 발표한 내용이다.

우선 2017년 주거실태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중위소득 50% 이하 약 356만가구의 주거비 부담 수준을 살펴본 결과, 중위수(한 줄로 세울 때 가운데 값) 기준 소득대비 임차료 비율(RIR·Rent to Income Ratio)은 36.1%였다. 말 그대로 한 달에 100만원을 벌면 36만원을 전·월세 등 사는 집에 지출한다는 얘기다.

일반가구 RIR이 14.5%인 점과 비교하면 2.5배 가까이 높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RIR이 30% 이상이면 주거비 부담이 크다고 보는데 저소득층은 절반 이상(55.2%)이 소득에서 임차료가 30% 이상 차지하고 있었다. 생애주기별로 보면 청년미혼가구는 87.0%나 임차료 비중이 30%를 넘었고 고령가구(45.8%), 기타가구(41.6%), 신혼부부가구(24.0%) 순으로 주거비 부담이 높게 나타났다.

이런 전·월세 부담을 드러내듯 저소득층은 장기공공임대(23.0%), 월세보조금(19.7%), 주택개량·개보수(17.9%) 등 임차료 부담을 덜거나 살고 있던 집을 고치는 주거지원 프로그램을 선호했다. 30.1%가 주택구입자금 대출, 18.7%가 전세자금 대출을 꼽은 일반가구에선 장기공공임대(15.0%)나 월세보조금(10.4%), 주택개량·개보수(9.5%) 등에 대한 선호가 낮았다.

상대적으로 높은 주거비 부담에도 사는 환경은 더 열악했다.

저소득층의 12.0%는 주거면적이나 설비, 구조·성능 및 환경기준 등이 법적 최저주거기준에 미달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었다. 일반가구 평균이 5.9%인 점을 고려하면 주거비 부담은 2배 이상 큰데 사는 환경은 2배나 나쁜 셈이다.

가구 구성원 등에 따라 최저주거기준은 달라질 수 있는데 기준에 미달한 비율 또한 주거비 부담이 가장 컸던 청년미혼가구가 25.7%로 가장 높았으며, 신혼부부가구(23.5%), 기타가구(15.9%), 고령가구(7.2%) 순으로 나타났다. 신혼부부는 유독 면적미달(21.5) 비율이 높았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 처한 저소득층이 최소한의 주거생활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임차료나 유지수선비 등을 지원하는 게 기초생활보장제도 중 주거급여다.

정부는 지난해 기초생활보장제도 가운데 가장 먼저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하고 대상도 중위소득 43% 이하에서 올해 44%로 확대했다. 그 결과 2015년 80만가구 정도였던 주거급여 수급 가구는 지난해 말 94만가구까지 꾸준히 증가했다.

하지만 주거급여도 열악한 환경을 개선하는 데 역부족이었다.

지난해 국토부의 '주거급여 확대효과 분석 및 주거복지전달체계 개선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면적기준으로 전체 주거급여 수급자의 17.4%는 최저주거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사용대차(使用貸借)인 경우가 42.9%로 가장 높았고 민간임대 18.5%, 공공임대 1.2% 순서였다. 저소득층 100가구 중 17가구 이상은 정부의 주거복지 정책에도 열악한 주거환경에 놓여 있었다.

주거급여 평균지급액은 2015년 12월말 10만8000원에서 지난해 12월말 12만9000원으로 2만1000원 증가했지만 공공임대가 아닌 민간임대주택에서 살아가기엔 모자랐다.

지난해 6월 기준 실제임차료 대비 지원받은 기준임대료는 112.7%로 부족하지 않았지만 공공임대주택 거주자를 제외하면 83.0%까지 떨어진다. 주거급여를 받아도 임차료의 17% 정도는 저소득층이 따로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에 민간임차가구 중 실제임차료가 기준임대료를 초과하는 집에 사는 가구 비율도 57.9%에 달했다.

이에 이길제 책임연구원은 주거급여 보장 대상 확대와 함께 기준임대료를 인상하고 생애주기별 주거급여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최저주거면적의 민간임차료를 반영해 기준임대료(임차급여 지급상한액) 급여수준을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인상필요분의 25%, 2020년 50%, 2021년 75%, 2022년 100%로 단계적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다.

1급지인 서울 1인가구를 기준으로 2017년 20만원인 기준임대료는 33만2000원으로 66%(13만2000원)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연구원의 생각이다.

주거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던 청년미혼 가구와 관련해선 "현재 30세 미만이면 국민기초생활보장법상 연령 기준에 의해 별도 급여 수급이 불가하다"며 "수급가구 자녀가 부모와 따로 거주하는 경우 자녀도 임차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고령가구에 대해서도 수선유지급여 수선 한도 금액 인상으로 개보수를 통한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