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심야시간대 제외 이용 가능…6월부터 카카오 지도 서비스 시작

신체장애로 휠체어를 이용하는 김 모씨는 다른 장소로 이동할 때 대중교통 이용이 큰 걱정거리다. 장애인콜택시는 대기시간이 길고 지하철은 거리가 멀어 부담된다. 집에서 가까운 버스정류소에서 교통약자를 위한 저상버스를 타고 싶지만 운전자에게 버스 탑승의사를 전달하기 어려워 차를 여러 대 놓치기 일쑤다. 하지만 서울시가 새롭게 도입하는 전화예약 시스템을 통해 이제 저상버스 이용이 쉬워졌다.

서울시가 휠체어 이용 장애인과 같은 교통약자들은 시내버스를 쉽게 타고 내리고, 버스 운전기사는 교통약자가 탑승할 정류소를 미리 알 수 있도록 탑승 전 전화로 예약하는 '저상시내버스 예약시스템'을 오는 4월1일부터 도입한다.

저상버스는 휠체어나 유모차도 탑승이 가능하도록 출입구 계단이 없고 차체 바닥이 낮으며 경사판(슬로프)이 장착돼 있는 버스다. 교통약자용 지정좌석(접이식) 2석이 마련돼 있다.

저상시내버스 예약시스템은 이용자가 버스를 타기 전 정류소에서 버스 운수회사에 직접 전화를 걸어 탑승 희망 버스를 미리 예약하는 제도다. 서울시내에서 운행 중인 3366 전체 저상시내버스가 대상이다. 그동안 정류소 버스정보단말기(BIT)나 서울대중교통정보 앱을 통해 저상버스 운행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운전기사와 이용자 간 소통이 어려워 기사가 교통약자가 대기 중인 걸 모르고 지나치거나, 버스 정차 위치가 제각각 달라 탑승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여러 노선이 정차하는 정류소의 경우 버스마다 정차 위치가 제각각 달라 교통약자가 탑승하기 힘들었다. 또 정류소에 사람이 많을 경우 교통약자가 뒤로 밀려나면 버스 운전자가 탑승 희망자를 알아보기도 어려웠다.

이용방법은 해당 정류소에서 네이버 지도앱이나 PC(베타버전)을 통해 도착예정버스를 확인 → 운행정보 클릭 후 각 버스회사 연락처를 터치하면 버스회사 상담원 전화 연결 → 상담원이 버스정보시스템(BIS)을 통해 실시간 버스 위치확인 → 해당 정류소에 도착 예정인 3대의 버스 운전자 단말기(BMS)에 관련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이다. 메시지를 받은 버스운전기사는 정류소에 교통약자가 있다는 것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교통약자의 안전한 탑승을 돕고, 지정좌석 안내, 도착지 하차까지 지원한다.

다만, 정확한 승차시간과 배차간격을 예측하기 위해 반드시 정류소 도착 한 후 예약해야 한다. 정류소 명칭, 노선번호, 도착지가 불확실하면 접수가 거부될 수 있다.

정류소 ID(00-000) 다섯 자리를 파악하고 있으면 정류소 검색 및 예약시스템 이용이 훨씬 수월하다. 정류소 ID는 네이버지도 앱, 정류소 표지판, 승차대, 버스정보단말기(BIT)에서 확인 가능하다.

저상버스 예약은 혼잡한 출‧퇴근 시간대(07:00~09:00/18:00 ~20:00)와 심야시간대(12:00~)를 제외한 모든 시간에 이용 가능하다. 혼잡시간은 장애인콜택시 등 타 교통수단을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서울시는 6월부터는 카카오지도 앱과 PC버전을 통해서도 예약이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는 버스별 예약전화번호가 앱과 웹에 표출될 수 있도록 인터넷포털기업들과 협력해오고 있다. 서울시는 시스템운영에 앞서 65개 시내버스 운수회사 및 조합과 협력해 저상버스 매뉴얼을 마련, 각 운수회사 종사자와 운전기사를 대상으로 시스템 활용과 행동요령 교육을 실시했다. 또한 이달 31일까지 노선별 시범운영을 통해 불편사항을 개선한 후 정식 서비스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시범운영 결과, 장애인은 승차 시 거수, 휠체어 이동 등과 같이 의사를 표시하면 운전자가 탑승희망자를 알아보기 쉬운 만큼 적극적인 탑승 의사를 표현할 것을 당부했다. 또 일반시민은 장애인 탑승 시 교통약자석 양보, 의자접기 도움 등 서로 배려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한편, 서울시는 교통약자 버스이용편의를 높이기 위해 현재 47%인 저상 버스 도입율(7405대 중 3366대)을 2021년까지 운행가능 노선에 65%, 2025년 100% 로 높인다는 계획이다. 향후 늘어나는 저상버스에도 예약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2017년부터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나 서울대중교통정보앱을 통해 도착예정차량의 저상버스 여부를 안내하고 있다. 저상버스 대기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저상버스 운영 노선의 첫차 또는 두 번째 차, 마지막 차는 저상버스로 배차하고 있다. 또 저상버스가 몰리지 않도록 균등배차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홍석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서울시가 교통약자 이동편의를 높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휠체어, 유모차 이용자들이 시내버스를 편리하게 탑승하는 데는 그동안 아쉬운 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저상버스 예약시스템을 통해 교통약자들도 쉽게 버스를 승하차할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서울시는 시스템이 제대로 정착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하고, 저상버스 확대 도입도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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