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집, 육해공 주요 본부 위치한 지역자원 활용 프로그램으로 ‘눈길’

사랑의 집은 1·3세대 간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응답하라 진짜사나이'를 운영하고 있다.
사랑의 집은 1·3세대 간 공감을 이끌어내기 위해 '응답하라 진짜사나이'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 유성구 송정동에 위치한 사랑의집(원장 정승일) ‘응답하라! 진짜사나이’가 2018년도 사회복지시설평가 양로시설 분야 최우수프로그램으로 선정됐다.

생활인 평균연령 85~86세, 거동불편, 소통의 한계를 극복하고 ‘군에 입대한(?)’ 어르신들 덕에 수상의 영예까지 안게 된 것이다.

1994년 문을 연 사랑의집은 기독교의 박애정신을 바탕으로 더불어 살아가는 사랑을 몸소 실천하며, 의지할 곳 없는 무의탁 어르신들을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보살피고 있다.

52명의 어르신들이 생활하고 있는 사랑의집은 시설구조가 타시설과 달리 일반가정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내 집과 같은 편안함을 주기 위한 설립자의 세심한 배려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특히 사랑의집을 둘러싼 지역자원이 이색적이다. 이러한 이색적 지역자원이 바로 ‘응답하라! 진짜사나이’가 탄생한 배경이기도 하다.

사랑의집 인근지역에는 ‘육군, 해군, 공군’의 주요 본부와 계근단수송대대, 공군기상단, 국군간호사관학교가 인접해 있다. 이러한 지역적 특성을 십분 발휘해 탄생한 프로그램이 바로, ‘응답하라! 진짜사나이’다.

2015년 처음 시행한 이 사업은 계근단수송대대, 공군기상단, 국군간호사관학교 생도들과 교류를 통해 가족과 분리되어 양로시설에서 생활하는 어르신들에게 가족애를 형성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심리적인 소외감과 고독감을 완화시키는 한편 생활에 대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기획됐다.

생도·어르신, 소통하며 마음의 벽 허물어

프로그램은 육·해·공군 모두 바쁜 일정을 감안해 각각의 부대원과 생활어르신 1인을 1대1로 매칭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특히 고령으로 활동에 제한이 있는 어르신의 신체적 상태를 고려해 인근공원에서의 미니체육대회, 체험활동, 박물관관람, 군부대견학 등 가볍게 움직일 수 있는 활동 위주로 구성했다. 1회 최소 10명에서 많게는 20명까지 참여하며, 연간 10회의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로 5년째를 맞고 있는 ‘응답하라, 진짜사나이’의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박금례 과장은 “시설 특성상 자녀가 먼저 돌아가시거나 자녀가 있지만 부양할 여건이 되지

않아 시설에 오신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면서 “그러다보니 가족과의 해체나 분리로 인한 우울감이 내재돼 있어 자존감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상황이 그러다보니 봉사단체나 유명가수가 공연을 와도 어르신들이 마음의 문을 열지 못한다는 것. 또한 시설에 거주한다는 사실을 비관하는 모습도 보이기 일쑤란다.

하지만 진짜사나이 프로그램 이후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그리고 손주에 대한 내리사랑을 생도, 그리고 군인을 통해 풀어냄으로써 정서적으로 위로를 받고,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는 것이 박 과장의 이야기다.

특히 박 과장은 “지난해 돌아가신 강미순(가명·96)어르신은 입소초기와는 달리, 프로그램을 통해 마지막을 활기차고 의미 있게 보내셨다”고 귀띔했다.

아들을 먼저 하늘로 보낸 강미순 어르신. 입소 7년이 지나도 동료 어르신들과 대화를 기피하고 늘 혼자 지내는 등 남은 노년에 대해 매우 비관적이었고, 시설생활에 대한 수치스러움과 억울함이 가득했었다.

그러던 중 프로그램을 통해 간호사관학교 여생도를 만나게 됐고, 그들이 먼저 다가오며 바이탈체크를 하고, 손녀 같은 살가움으로 한두 마디씩 건네기를 반복하자 어느 순간 마음의 빗장이 풀렸다고 한다. 어느 날부턴가는 어르신이 먼저 자신의 손녀를 보살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고, 남의 눈이 무서워 극도로 자제했던 외부활동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다고.

박 과장은 “시설 입소 후 가족과 단절돼 지낸 어르신이 간호사관학교 여생도들과의 만남을 통해 가족애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이 때문에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자주 웃으시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시간으로 기억된다”고 회상했다.

가족과의 단절에서 오는 소외감·우울감 해소에 ‘제격’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인 만큼 ‘고령’으로 인한 프로그램의 한계와 고비는 있기 마련이었다.

평균 연령 80대중후반, 최연소 입소자가 70대다. 거기다 최고령자는 올해 딱 100세다.

그는 “고령의 어르신들이 가진 만성질환과 복합성질환은 신체기능을 떨어트려 보행기간이 길거나 장거리에는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또한 어르신의 건강이 악화돼 병원입원이나 소천함으로 인해 지속사업으로서의 한계점도 있다”고 밝혔다.

더불어 군부대 특성상 예기치 못한 일정과 사정으로 인해 계획에 차질이 생기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답하라! 진짜 사나이’에 대한 바람도 큰 것이 사실이다.

박금례 과장은 “진짜 사나이 프로그램을 통해 손주같은 생도와 군인들과 함께 어울림으로써 1·3세대간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소통의 기회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정서적 유대감을 형성하고 있다”며 “현재 복지부 특성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이 사업을 어르신들이 편안하고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더불어 타시설과 동일한 인력배치를 통해 어르신들의 남은 여생 ‘삶의 질’을 높이고, 마지막까지 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길 기원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