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노인종합복지관, 지역 내 세대 간 교류의 장 마련

“우리 동네에 경로당이 있다는 것이 참 감사해요.”

“동네에서 아이들을 만날 때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어요!”

서울시 강동구에서는 경로당이 세대 간 교류의 장이 되어 지역사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명일동에 위치한 원터골경로당은 아이들이 뛰어노는 소리에 시끌벅적하다. 아이들이 소란을 피워도 경로당 어르신들은 흐뭇한 미소를 짓는다. 놀다 지친아이들은 경로당에 와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고, 동네에서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다.

몇 년 전만해도 상상 할 수 없는 풍경이었다. 경로당 앞 놀이터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떠들고, 공놀이를 하다 기물이 파손되기도 해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놀지 못하게 혼내곤 했다. 아이들도 방과후 놀이터에서 뛰어 놀다 어르신들이 나오면 도망가기 일쑤였다.

그러던 2013년 강동노인종합복지관이 ‘세대 공존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부터 이 같은 변화가 시작됐다.

강동노인종합복지관은 경로당 어르신과 지역주민이 교류하면서 지역 내 지지체계망을 구축하고 경로당이 세대 간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우리마을 통(通)하는 경로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복지관은 지역 경로당 어르신을 대상으로 세대공감 프로그램 활동에 대한 ‘역량강화 전문화 사전교육’을 실시하고, 교육을 마친 어르신들은 ‘마을공동체 봉사단’을 구성해 다양한 프로그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갈등의 장소가 세대 간 교류의 장소로

‘우리마을 통하는 경로당’ 프로그램으로는 ‘어울마당’, ‘우리 경로당에 놀러와’, ‘강동마을소식’, ‘그린시니어’, ‘따듯한 초대’ 등이 있다. 각각 ‘소통’과 ‘나눔’을 기반으로 한 이용자 주도형 프로그램이다.

먼저 어울마당은 경로당 인근 어린이집, 유치원과 연계해 만들기 체험, 전통놀이, 전통음식 맛보기 등을 진행한다. 공원에 천막과 부스를 설치하고 아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체험활동의 장을 주기적으로 열고 있다.

프로그램 참여 의지가 있는 공원 인근 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활동에 앞서 사전교육을 진행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에 프로그램을 홍보해 참여자를 모집했다. 회를 거듭할수록 아이들의 참여도 높아졌고, 그렇게 세대 간 일상에서 자연스레 어울리면서 지금은 대표적인 세대소통의 장이 됐다. 경로당 앞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게 된 것도 어울마당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우리 경로당에 놀러와는 경로당 인근 학교, 교회 등 지역주민이 경로당을 방문해 레크리에이션, 환경개선과 같은 교류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다.

참여자를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사업을 소개하고, 노인생애체험 키트 착용 활동 등을 통해 세대 간 이해를 촉진하고 있다. 특히 세부활동을 추진할 때는 주민들과 어르신이 함께 의견을 모아 활동내용을 구상하고, 활동 종료 후에는 최종 평가회를 진행하며 서로 소감을 나눈다.

강동마을소식은 경로당 어르신이 지역주민과 함께 만드는 마을 신문이다. 신문을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마을 곳곳을 전 세대가 함께 취재하고, 소식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지역사회 정보 전달 및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소식지가 발간되면 참여자들이 직접 배포하는 등 지속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 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그린시니어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도시락을 만들어 지역아동센터에 전달하거나 아이들과 함께 음식을 만들어보는 활동이다.

‘아이들의 건강은 우리가 책임진다’는 신념으로 어르신들이 직접 텃밭에서 재배한 농산물로 도시락을 만든다. 아이들과 어르신은 함께 모여 음식 메뉴를 선정하고, 요리 후 식사예절까지 배우는 등 훈훈한 정을 나누고 있다.

따뜻한 초대는 지역 내 독거 어르신을 경로당으로 초대해 식사 나눔, 교류 활동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경로당 공간과 위생 상태 등을 확인 후에 참여 경로당을 선정하고 있다.

어르신들이 점심식사를 만들어 독거 어르신에게 대접하고, 이후 경로당 프로그램에 참여해 함께 교류하는 등 독거 어르신에 대한 정서적 지지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세대 간 인식개선 효과 ‘톡톡’

“처음에는 경로당에 가는 것이 어색했는데, 어르신들과 함께하면서 오래도록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평가회에서 낸 의견도 다음 프로그램 진행 때 반영돼 더 즐겁게 활동할 수 있었어요.”

“따뜻한 초대 프로그램을 통해 동네 경로당을 처음 가봤는데, 가까운 친구를 사귈 수 있어 정말 좋았어요. 지금은 경로당 회원으로 등록해 꾸준히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요.”

우리마을 통하는 경로당은 이처럼 기관주도의 활동에서 벗어나 참여자 주도의 활동을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단순히 어르신이 주도하고 청소년이 참여하는 수혜적 성격이 아닌 전 세대가 서로 소통하면서 교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2015년 13개 기관의 참여로 시작해 2017년 참여기관이 25개로 늘었으며, 이중 11개 기관이 지속적으로 지역사회 내에서 함께하고 있다.

프로그램 진행 후 세대 간 인식개선 점수도 청소년은 2015년 6점에서 2017년 12점으로, 노인은 2015년 10점에서 2017년 15점으로 크게 오르는 등 지역사회 세대 간 교류의 장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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