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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종사자 인권, 현주소는?
  • 승인 2019.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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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봉사’와 ‘희생’ 강요…사회복지는 ‘좋은 일’ 아닌 ‘필요한 일’

사회복지 현장에서 종사자 인권 침해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용자나 보호자로부터 언어·물리적 폭력을 당하거나 심할 경우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사회복지종사자 인권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을 마련했다.

사회 장영신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정책연구실장

대담 김경일 강서구청 생활보장과 생활지원팀장, 김소영 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 부장, 김형복 미성요양원 팀장, 서수연 안산밀알센터 팀장

사회복지 종사자 인권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개선방안을 위한 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소영 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 부장, 김형복 미성요양원 팀장, 서수연 안산밀알센터 팀장, 김경일 강서구청 생활보장과 생활지원팀장
사회복지종사자 인권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좌담이 열렸다. (왼쪽부터) 김소영 춘천효자종합사회복지관 부장, 김형복 미성요양원 팀장, 서수연 안산밀알센터 팀장, 김경일 강서구청 생활보장과 생활지원팀장

사회 사회복지 현장에서 인권의 중요성은 날로 강조되고 있지만 종사자들이 겪는 인권 침해 사례는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휴먼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 실천가들은 항상 위험에 노출돼 있다. 이번 좌담은 사회복지종사자 인권 중에서도 폭력 피해에 초점을 맞춰보고자 한다. 먼저 현장에서 경험하는 폭력 피해 종류와 실태는 어느 정도인가?

김소영 이용시설인 복지관은 욕설이나 막말 등 언어폭력 사례가 가장 빈번하다. 후원해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각종 위협과 협박에도 시달린다. 과거에는 칼을 들고 찾아오기도 하고, 망치로 문을 부수는 등 더 폭력적이었다. 무작정 때리려고 돌진해오는 경우도 많고 술 마시고 와서 난동을 피우다 돌아가는 경우도 다반사였다. 이에 우리 복지관에서는 3년 전부터 폭력과 폭언을 일삼는 대상자에 대한 매뉴얼과 이들에 대한 이용을 규제하는 내규를 만들어 공지했다. 그 결과 이전보다는 폭력 피해가 줄었지만 여전히 언어폭력 등은 끊이질 않는다.

김형복 요양원의 경우 어르신들이 대부분 치매환자이다 보니 무방비 상태에서 폭력을 당할 때가 많다. 그래도 어르신은 환자이기 때문에 이해하고 넘어가지만 보호자로부터 당하는 언어폭력에 많은 상처를 입는다. 특히 요양보호사는 ‘당신들이 얼마나 대단한 일을 한다고 그러느냐’, ‘당신들이 뭐 잘난 게 있다고 그러느냐’는 말을 자주 듣는다. 전문직으로 인정받기 보다는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쯤으로 여기는 것 같다. 언어폭력뿐만 아니라 불신으로 인한 오해의 사례도 많다. 아침 조회 때마다 ‘어르신을 내 부모처럼 모시자’고 다짐하건만 보호자들은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면 무조건 요양보호사를 먼저 의심한다. 한번은 치매어르신의 보호자인 딸과 조카가 방문한 적이 있었다. 조카가 어르신께 용돈을 드렸고, 다음 날 딸이 그 돈을 다시 찾으러 왔는데 돈을 찾지 못했다. 보호자는 ‘선생님들이 가져간 것 아니냐’는 의심부터 했고, 전날 당직자에게 전화로 확인하는 등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 뒤에 결국 어르신이 숨겨 놓은 양말 속에서 돈을 찾았다. 보호자는 가볍게 미안하다고 사과했지만 속상한 마음은 감출 수가 없었다. 이처럼 치매어르신보다 보호자로 인해 발생하는 불신과 무시하는 태도가 요양보호사들을 더 힘들게 한다.

김소영 요양보호사의 경우 생활시설도 힘들지만 재가 쪽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사소한 문제만 발생해도 보호자와 이용자가 합심해 기관과 요양보호사를 나무라는 등 불평불만이 심해 직원들의 이직률도 높다.

서수연 발달장애인이 이용하는 주간보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은 장애 특성상 자기표현과 감정조절이 어려워, 돌발행동을 많이 한다. 물론 돌발행동도 감정표현이긴 하지만 분노로 표출되다 보니 물건을 던지고, 사람을 밀치고, 꼬집고, 뺨 때리고, 안경을 잡아채 눈을 찌르려고 하는 상황 등이 자주 발생한다. 심한 경우 병원 응급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10년 전한 남성장애인에게 손을 물린 적이 있다. 억지로 손을 빼면 더 심하게 다칠 것 같아 장애인이 뛰는 방향으로 같이 뛰어다니다 직원들의 도움으로 손을 빼고 병원응급실에 갔다. 의사가 손을 보더니 ‘누구한테 물렸냐’고 묻길래 ‘사람이요’라고 대답했더니 ‘무슨 일 하시는데요?’라고 되물었다. 그 때 ‘사회복지사요’라고 답하면서 서럽게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난다. 장애인들을 위해 20년 가까이 일하고 있지만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내가 지금 뭐하고 있나’, ‘내가 하고 있는 게 사회복지가 맞나?’하는 생각도 들고,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다. 그러나 문제는 응급처치 후 시설로 돌아가 다시 이용자와 얼굴을 맞대고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은 이런 일을 당하면 기관 차원에서 2시간 정도 휴식을 주고 있다.

사회 2시간이면 너무 짧은 것 아닌가? 치유될 수 있는 시간이 안 될 것 같은데?

서수연 물론 상태가 심하면 더 휴식을 취하겠지만 타박상 정도는 쉬라고 해도 사회복지사들은 맘 놓고 쉴 수가 없다. 한 사람이 쉬면 다른 사회복지사가 대신 그 일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별일지, 상담일지 등 처리해야 할 업무가 많아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김경일 공공분야 대상자는 경제적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법에 따라 수급자 책정이 안되거나 급여를 제한하면 관계가 좋았던 사람도 갑자기 돌변해 언어와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다. 경제문제는 생활과 직결되기 때문에 극단적인 행동과 폭언 수위도 더 심하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처방안에 대한 여러 매뉴얼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일단 대상자 하소연을 무조건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한다. 대상자는 처음에는 어려운 생활을 하소연하고,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하면 다음단계에서는 폭언을 하기 시작한다. 그래도 안 되면 다시 폭력이나 난동을 부린다. 대부분 달래서 돌려보내지만 심한 경우 경찰서로 인계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찰도 생활이 어려운 주민을 구금할 수는 없기 때문에 달래서 돌려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번은 수급자가 급여가 줄었다는 이유로 칼을 들고 찾아와 위협했지만 다행히 직원들과 경찰의 조치로 위기를 모면한 적이 있다. 그 수급자는 구금됐고, 이후 우리에게 탄원서를 부탁하고, 얼마 안돼서 풀려났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다시 찾아온다. 이런 일이 반복되는 상황이 공공분야의 현주소다. 문제는 복지영역은 행정 전체영역에서 조금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암묵적으로 복지분야에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해결하길 바라는 것 같다. 이런 부분을 제도적으로 확실하게 정리해주지 않으면 현장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은 소진될 수밖에 없다.

사회 방문서비스를 진행할 때 겪는 피해도 심할 것 같은데? 지역별로 방문서비스를 나갈 때 2인1조로 규정을 하고 있지만 현실성이 없지 않나?

김경일 대상자가 단순서비스를 요구하거나 여성이면 여성공무원 혼자 방문해도 큰 문제가 없지만 대상자가 남성인 경우, 특히 알코올 중독이나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으면 앞서 언급한 것처럼 2인1조로 가는 등 자체적으로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보니 ‘남자직원을 꼭 동행하라’는 등의 구체적인 지침을 내리기는 어렵고, 대상자가 긴급성을 요하기 때문에 그냥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니 사전 예방보다 사후 대응밖에 안 되는 문제가 있다.

사회 이게 사회복지종사자 인권의 현주소라는 생각이 든다. 2018년 사회복지사협회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1%인 31명이 ‘칼을 겨누거나 휘두름, 칼로 찌름 등 치명적인 수준의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사회복지공제회가 생겼는데 공제회에서 지원받는 것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현장 얘기를 들어보니 사회복지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큰 문제인 것 같다. ‘천사’이길 원하고 ‘원래 희생하는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소영 사회적으로 ‘사회복지사는 봉사직이고 헌신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 특히 이용시설은 수급자가 ‘너희들은 우리 때문에 먹고 산다. 그러니 우리가 요구하는 걸 해줘야 한다’는 얘기를 자주 한다. 그럴 때마다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 언어폭력은 사람을 크게 자극한다. 젊은 직원들이 욱하는 상황도 발생해 말리기도 하는데, 특히 여성사회복지사는 견디지 못해 그만두는 일이 잦다.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부모님이 내가 이렇게 위험한 곳에서 일하는걸 알았다면 그만두라고 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회복지사는 이 모든 걸 감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많지만, 폭력이나 피해를 당하면 이를 어떻게 대처하고 개선해야 하는 지에 대해 기관차원의 대응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경일 1990년도에 전담공무원으로 입사해 소위 말하는 ‘어느 어르신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 알 정도로 열심히 일했다. ‘사랑의 배달부’, ‘천사’라는 수식어가 따라왔고 칭찬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전체공무원의 10%를 차지하는데, 마치 한 사람이 잘못하면 전체가 잘못한 것처럼 마녀 사냥식으로 몰아가기도 한다. 인식도 ‘너희는 봉사정신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아무리 어려운 문제가 발생해도 현장에서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특히 복지 쪽에서는 바뀌지 않는 것 같다. 공공분야도 이런데 민간분야는 얼마나 더 심할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김형복 어르신이 어떤 잘못을 해도 우리는 항상 공손해야 한다. 요양보호사는 인권에 있어서는 정말 취약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나 때문에 너희들이 존재한다’는 인식이 요양원에서도 강하다. 어느 날 한 요양보호사가 ‘어르신께서 물병을 계속 던진다’며 도움을 청했다. 어르신께 가서 그러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더니 ‘내가 없으면 너희들도 없어’라고 했다. 생각해 보니 요양원에서 매일 아침 ‘어르신이 아니면 나는 여기에 없다’는 구호를 외치는데, 그걸 듣고 하는 말 같았다. 그래서 어르신께 ‘어르신이 없으면 저희도 여기에 없는 게 맞아요. 그런데 우리가 없으면 어르신도 여기 못 계십니다’라고 했다. 이후 어르신 행동이 개선됐다.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인식개선 교육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수연 누가 ‘좋은 일 하시네요’하면 ‘아니에요. 저는 필요한 일 하고 있는 거예요’라고 답한다. 이용자의 도전적 행동이 심하게 나타나 누군가 다치거나 기물이 파손되면 보호자 상담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미안해하다가, 나중에는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훈련시키는게 당신들 일 아니냐? 전문성에 문제가 있다’고 말하는 보호자도 있다. 물론 사회복지사가 전문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다. 그래서 기관 차원에서도 도전적 행동 및 지원대책에 대한 훈련, 보완대체의사소통 교육, 신체적 개입방법 등 여러 훈련과 연수,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보호자도 기본적으로 ‘장애인과 사회복지사가 함께 간다’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기관 차원에서 부모간담회 때 인권교육을 같이 진행하고 있지만 이용자들이 계속 바뀌고, 보호자의 성향도 다르기 때문에 지속적인 교육이 필요해 보인다.

김경일 구청으로 민원이 들어오는 내용을 들어보면 처음에는 고마움에 대한 내용이 많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어느 요양보호사가 어떻게 했다’는 등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폭언을 하고 간다. 시대가 변하면서 가족들의 생각도 그만큼 달라진 거다. 특히 장기요양의 경우 조금만 잘못해도 기관이 책임져야 하므로 이런 부분을 악용하려는 민원도 많다. 법적으로 취약하다 보니 대응에도 한계가 있다. 매우 답답하다.

사회 사회복지종사자는 감정노동을 하기 때문에, 종사자 행복과 서비스가 직결되는 부분이 있다. 우리 스스로 ‘전문직’이라는 인식이 필요하고 대상자 교육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보호자에 대한 인권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다음으로 현장에서 폭력이나 인권침해를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기관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하다. 또 가해자에게는 어느 정도 수준의 처벌이 있는지 말해 달라.

김소영 우리 기관은 인근 경찰서와 협약이 되어 있어 심각하면 무조건 경찰에 신고한다. 우선 녹음하겠다고 알리고 녹음한 뒤 경찰에 연락한다. 기관 차원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 인터폰 등의 장치를 갖추고 비상연락망을 통해 위험상황 발생 즉시 중간관리자 이상이 연락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권침해를 당한 후에는 중간관리자가 상담을 진행하며 괜찮은지 묻고, 정서적 지지를 해주고 있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기관 자체적으로 삼진아웃제를 운영하고 있다. 자체 매뉴얼에 따라 첫 번째는 상담을 하고, 두 번째는 경고 조치하며, 세 번째는 1년간 이용을 중지하는 것이다. 이를 교육하고 공지했더니 이후 조금 달라지는 모습을 보였다. 사실 내부적으로는 방침을 세웠지만 실제 이용중지된 사례는 아직 없다. 그럼에도 삼진아웃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로 인해 그나마 종사자들의 위험 노출의 빈도가 줄어 들고, 또한 젊은 여성사회복지사들에 대한 성추행 문제 등도 줄어들 수 있는 예방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형복 우리 요양원에서 얼마 전 전원조치를 내린 어르신이 있다. 파킨슨 환자인 남성어르신인데, 요양보호사들을 구석으로 몰고 위협하거나 몸을 만지는 등의 행동을 했다. 여성어르신을 끌어안고 넘어져 상처가 나기도 했다. 이런 문제가 반복되자 보호자에게 전원조치해줄 것을 요구했다. 아직 갈 곳을 찾지 못해 시설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물론 자체적으로 전원을 요구하더라도 갈 곳이 없으면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최대한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김경일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경우 클라이언트에 대한 개인 대처는 각자의 성향, 성격에 따라 스스로 알아서 해야 하는 부분처럼 여겨진다. ‘사회복지사로서 어렵게 공부하고 들어왔는데, 민원인에 대한 대처까지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임 사회복지사들도 몇 번 경험하고 나면 나름 적응돼서 예방책을 찾는 것 같다. 현장에서는 매뉴얼대로 대처하기가 쉽지 않다. 예를 들어 서울시청의 경우에는 입구에서부터 대상자 사전통제가 가능하지만 구청과 읍면동 주민센터는 대상자가 자연스럽게 드나들 수 있는 구조라 사전통제가 어렵다. 복지부나 중앙부처에 건의해 조치를 요구하지만 행정 온정주의와 복지분야라는 특이성으로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특히 민원인들의 폭력성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심해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방안 마련도 시급한 실정이다.

서수연 기관에서 발달장애인에게 도전적 행동이 나타났을 때 폭력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만들었다. 위험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사회복지사, 사회복무요원은 각각 무엇을 하고 다른 이용자를 어떻게 분리시킬 것인지 매뉴얼을 만들어 연습해 본다.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연습한 대로 매번 성공하지는 않지만 개인별로 도전적 행동을 보이는 내용을 정리해 대처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변화는 3∼4년 전부터 장애인 관련 기관에서 도전적 행동 지원과 관련된 전문 교육을 진행하면서 시작됐다. 교육 후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기관들은 사전에 매뉴얼 작업을 해놓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사후조치를 어떻게 했는지에 대해서도 기록하고 있다. 매뉴얼 작업을 할 때 사전에 부모와 이용자에게 설명 후 동의 서명을 받는다. 비록 번거롭고, 시간이 오래 걸리고, 적용도 어렵지만 기관 차원에서 꾸준히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라 생각한다. 또한 사회복지사가 폭력이나 인권 침해를 당해 다치거나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보일 때 기관에서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매뉴얼도 있다. 하지만 실제 적용된 사례는 많지 않다. 그럼에도 ‘기관 차원에서 우리를 보호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사회복지사는 힘이 난다. 다쳤을 때 ‘왜 그랬어. 조심하지’가 아니라 ‘놀랐겠다. 잠시 쉬고 와’ 혹은 ‘잠깐 얘기하자’ 등의 위로와 상담을 해주는 지지체계만 있어도 소진이 빨리되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노력들이 필요하다. 가해자 처벌의 경우 사회복지사가 폭력을 당했을 때보다 이용자 간의 폭력상황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통합차량에서 이용자 간 다툼으로 상처가 났는데 양측 상담을 10회 가까이 진행했는데도 피해자 부모가 ‘도저히 이 공간 안에 가해자와 함께 내 자녀를 둘 수 없다’고 말해 불가피하게 가해자를 한 달 정도 쉬게 한 적이 있다. 이용권을 제한할 수는 없지만 가해자 측 부모가 동의해줘서 가능했다. 이 사건 이후 도전적 행동을 자주 보이는 이용자에 대한 감정조절 훈련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사회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2017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수탁 받아 ‘사회복지종사자 폭력 피해 매뉴얼’을 만들어 올해 공표했다. 발달장애인, 치매노인 등 대상별 폭력 피해 예방 및 대응 매뉴얼이 필요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마지막으로 사회복지종사자에게 어떤 휴식서비스가 필요하고,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또 어떤 근무환경이 조성되어야 할지 큰 틀에서 말해 달라.

김경일 복지현장에 있는 종사자 입장에서 얘기하겠다. 대부분 아프거나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강력히 대응하고 제재를 가하기보다는 우리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또한 현장에서 근무하는 사회복지종사자들이 경험할 수 있는 위험 요인에 대한 교육과정이 전문화돼야 한다. 종사자들이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끝으로 사회복지종사자 위험 상황과 폭력에 대한 사례관리와 연구를 진행하고, 종사자 상담을 전문으로 하는 기관이 필요하다. 사회복지종사자가 심신의 상처를 받고 있을 때 전화로 어려움을 이야기할 수 있고 인권과 관련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창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김형복 무엇보다 현장이 중요하다. 정책 담당자나 2차 서비스 기관의 사회복지종사자들이 현장을 직접 경험해보면 좋겠다. 오늘 좌담을 통해 많은 생각을 하는 계기가 됐다. 지금까지는 어르신께 발로 차이거나 언어폭력을 당한 요양보호사들에게 ‘환자니까 이해하라’고 넘겼는데, 앞으로는 따뜻한 말과 위로를 건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 내 마음을 알아주고, 교감해준다면 힘든 상황에서도 큰 힘이 될 것 같다. 그런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 가면 좋겠다.

서수연 사회복지사 보수교육을 1년에 한 번 받으면서 ‘너무 포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최근에는 주제에 따라 전문적인 교육을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영역을 나눠서 전문교육을 하면 좋겠다. 예를 들어 발달장애인을 직접 돌보는 일을 한다면 발달장애인 특성, 도전적 행동에 대한 대응등에 대해 꾸준히 교육을 들으면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일부 법인이나 재단에서 ‘사회복지사 휴서비스’ 등 여러 가지를 시행하고 있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 ‘내가 지금 힘드니까 쉬어야 한다’라는 걸 스스로 작성해서 제출하고 심사받는 행정절차를 보면서 ‘이렇게까지 해서 쉬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 더 현실성 있는 정책과 지원서비스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10년 이상 장기근속을 하면 포상 개념으로 유급휴가를 주는 지자체가 있는데, 이처럼 사회복지종사자 업무 소진을 막고 심리적 안정을 위해 의무적으로 쉴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면 좋겠다.

김소영 제도가 제대로 실행되려면 앞서 언급된 것들이 시설평가 항목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만 현장에 적용될 수 있다. 또한 기관, 기관장의 의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기관장이나 중간관리자 의지가 없으면 매뉴얼화해서 실행에 옮겨지는 것이 어렵다. 이 두 가지가 병행되면 좋겠다. 교육 필요성에 대해서도 크게 공감한다. 보수교육을 분야별로 하지는 않더라도 윤리 과목처럼 감정노동을 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교육이 의무로 들어가야 한다.

사회 보건복지부 시설유형이 11개 유형으로 나눠져 있는데, 유형별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보수교육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휴식서비스 제도화도 꼭 필요하다. 인권 차원에서 휴식서비스가 이루어지면 좋겠다. 이 자리에서 좋은 의견이 많이 나왔는데 ‘당장 실현할 수 있는 것 부터 만들어 가자’는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게 필요하다. 사회복지종사자는 ‘천사’가 아니다. 전문성을 가진 직업인이다. 우리의 전문성을 살리면서 소진되지 않도록 많은 종사자들이 인권에 더욱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또한 사회복지계 내부에서도 사회복지종사자 인권에 대한 인식개선과 함께 인권보장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