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스타트업 사업으로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 만들고 싶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Q | 다음세대재단은 기부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설립배경이 궁금하다.

“다음세대재단은 2001년도에 설립됐는데 설립과정은 물론 사업진행과정도 좀 독특하다. 다음세대재단은 설립 당시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주)다음커뮤니케이션의 임직원과 주주들의 기부를 통해 만들어졌다. 다음(Daum)이라는 기업에 연관이 되어 있긴 하지만 기업이 기부를 한 것은 아니었다. 설립 후 3년이 지난 시점부터 기업이 정기적인 기부를 시작했고, 기업재단이지만 기업재단이 아닌 그렇다고 해서 민간재단도 아닌 하이브리드한 재단이 탄생됐다. 2014년 카카오와 다음이 합병을 했고, 그 이후 다음세대재단은 카카오와는 프로젝트 단위로 협력을 하고 있고, 모든 부분에서 독립을 하게 됐다. 하이브리드한 재단이 민간재단이 된 셈이다. 현재는 카카오뿐 아니라 다른 여러 기업들과 함께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Q | 다음세대재단에서는 무슨 일을 하나?

“다음세대재단(www.daumfoundation.org)은 ‘미디어, 커뮤니케이션의 현명한 사용을 통해 가치 있는 개인들이 창의적이고 다양한 모습으로 함께 살아갈 다음세대 창조’라는 미션을 바탕으로 일하고 있다.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유스보이스 사업(www.youthvoice.or.kr)으로 말 그대로 자라나는 미래세대의 목소리를 응원하는 사업이다. 본인이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삶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를 위해서 미래 세대들의 목소리에 귀를 열고 함께 할 수 있는 유스보이스 교육자를 양성하고, 학교를 비롯 복지관련 기관 등과 협력하고 있으며, 생명보험사회공헌위원회, 교보생명, 사노피아벤티스, 카카오같이가치 등의 기업지원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번째는 올리볼리 사업(www.ollybolly.org)으로 ‘다름은 차별과 배제의 원인이 아니라 창조와 창의의 원천’이라는 생각으로 진행하고 있는 문화다양성 사업이다. 다음세대재단의 ‘다음’이라는 단어가 ‘NEXT’라는 뜻도 있지만 한자로 쓰면 ‘多音(많을 다, 소리 음)’으로 다양한 소리라는 뜻이 있다. 재단은 설립할 때부터 다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사회 다양한 문화들이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다. 그동안 진행됐던 다문화 사업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사업방향이 한국사회에 다문화인으로 들어온 분들 위주였다. 그래서 그림동화라는 매커니즘으로 문화나 가치를 표현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그림동화는 그 민족이나 국가가 가지고 있는 성격이 드러난다. 이에 따라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미권 나라들의 그림동화 이외에도 몽골,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팔레스타인 등 그동안 만나보기 어려웠던 나라와 민족의 그림동화는 물론 젠더, 장애, 평화 등의 문제를 다룬 그림동화를 제공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구글과 함께 그림동화를 활용해 다문화 교육을 위한 교사연수 등을 추진하고 있다. 마지막은 체인지온(www.changeon.org) 사업이다. 비영리들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가 기술과 미디어를 만나 더 널리 확산되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체인지온컨퍼런스가 11년째 진행하고 있는 대표사업이다. 이 사업은 카카오를 비롯해 네이버, 구글, LG전자, 슬로워크 등의 기업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Q | 사업 추친에 있어 다음세대재단만의 특징이 있다면?

“다음세대재단은 사업 추진에 있어 ‘현상보다 본질’, ‘두려움보다 혁신’, ‘혼자보다 함께’라는 3가지 추진방향을 가지고 있다. 당장의 성과에 연연하기보다 본질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어서이다. 세상이 그렇게 쉽게 바뀌지 않으므로 되도록이면 사업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끌고 가려고 하고 있다. 또한 기존에 성공했던 안전한 방식보다는 보다 새롭고 혁신적인 시도를 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사업경험을 공유하고 필요하다면 교육과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형태로 사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

Q | 우리나라 기업이나 재단 등의 기부나 모금에 대한 트렌드는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

“기업의 크기나 기부 경험 등에 따라 다르겠지만, 단순 기부는 ‘지양’하는 것 같다. 전략적 기부 혹은 전략적 사회공헌을 ‘지향’한다. ‘전략적인 것’은 예측가능하고 직관적이라 의사결정의 안정성이나 대중들에 대한 설득력 면에서 좋을 것이라 판단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조금 다른 생각이다. 기업의 활동을 보고 듣는 대중들은 모바일로 연결되고 각종 정보와 콘텐츠를 읽고 보고 들으면서 이제 신의 경지에 올라 있다고 생각한다. 어설픈 전략보다는 진정성이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더 빛나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진정성도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필립코틀러가 ‘마켓4.0’에서 언급했듯이 완벽한 인간으로서 기업을 생각하고 있는 요즘은 기업의 기부 등 어떤 특정한 활동만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졌다. 경영전반이 사회공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업시민이라는 단어가 참 묘하게 어울리는 요즘이 되었다.”

Q | 우리나라 기부문화 수준은 어떠한가?

“감히 한국의 기부문화 수준을 본인이 평가할 수 있겠는가. 어려운 질문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점점 더 기부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정보기술이 발달하고 초연결사회가 되면서 기부를 보다 재밌고,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기부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 또한 많아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분명 기부문화를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소외계층에 대한 직접적인 기부뿐 아니라 전반적인 생태계에도 기부할 수 있는 기부의 다양성이 만들어지리라 기대한다.”

Q | 우리나라 기부문화가 성숙되고 발전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 ‘기부 받는 곳의 투명성을 제고해서 신뢰를 형성해야 한다’, ‘어릴 때부터 기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등 수많은 기부문화 성숙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똑같은 내용을 다시 반복하고 싶진 않다. 질문에 대한 조금 다른 답변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의 사회변화와 문제의 양상이 전대미문인 만큼 사회적인 대응방안도 생각을 달리하고 좀 크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기부문화는 국가복지체계에 비하면, 어쩌면 부차적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새로운 세상에 걸맞은 복지체계를 재설계하고 실험하는 적극성이 더욱 필요할 것 같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기부문화는 어찌 보면 무엇을 하지 않을 때 더 발전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한다.”

Q | 혹시 새롭게 추진하고 싶은 사회공헌 사업이 있는가?

“다음세대재단은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를 만드는 일을 하고 싶어 한다. 재단은 현재 대표사업으로 ‘비영리 스타트업’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새로운 비영리의 탄생이 필요한 요즘 생태계가 건강하려면 종의 다양성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필요한 일이라면 그 사회가 그 일을 가능하게 해줘야 한다고 본다. 이에 새로운 비영리가 탄생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고 싶다. 청년들에게 비영리 스타트업을 상상할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실험도 하고, 조직도 구성해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 현재 서울시와 함께 어웨이크(www.awwwake.kr)사업을 시작했다. 깨어 있는 청년들이 세상을 깨우는 일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다른 기업들과도 다양한 형태의 비영리 스타트업 사업을 하고 싶은 마음이다. 건강한 비영리 생태계를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언제든 연락주길 바란다. 새로운 생태계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부탁드린다.”

Q | 앞으로의 인생 계획이 있다면?

“갑자기 인생계획이라고 하니 생각이 많아지고 무거워진다. 일단 계획보다는 하루하루 열심히 살 생각이다. 그리고 아직 젊은 나이라 이런 얘기 하는 것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사회생활을 언젠가 모두 마무리하고 떠날 때 나의 진짜 뒷모습이 예뻤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