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종합사회복지관 좋은이웃들, 질적·양적성장 눈에 띄어…‘두마리 토끼 잡았다’

만덕종합사회복지관 좋은이웃들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찾아가는 이동복지관사업과 연계해 좋은이웃들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만덕종합사회복지관 좋은이웃들은 매달 마지막주 수요일 찾아가는 이동복지관사업과 연계해 좋은이웃들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시 북구 만덕동에 사는 홍진호(57·가명)씨. 먹고 싶은거, 입고 싶은거, 하고 싶은거…. 뭐하나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형편은 아니지만, 요즘만큼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적이 없단다.

홍씨는 3년전까지만 해도 ‘알코올 중독자’였다. 그해 아내가 유방암으로 유명을 달리하며, 모든 생활이 무너졌던 것이다. 아내의 사망 후, 마음을 잡지 못한 딸은 ‘집이 싫다’며 가출을 했고, 그나마 의지했던 ‘아들’은 군에 입대했다. 한순간에 오롯이 혼자 남겨진 홍씨는 오십평생 처음 맞는 외로움과 상실감에 ‘술’을 찾기 시작했다. 술은 금세 홍씨의 이성을 마비시켰고, 그의 일상을 집어삼켰다.

알코올 중독에 의한 치매, 쓰레기가 수북이 쌓인 집안, 게다가 길에서 주워 온 6마리 강아지들의 대소변 냄새는 집안을 가득 메우다 못해 집주변까지 새어나오며 이웃주민에게 민폐를 끼치기 일쑤였다.

하지만 그의 옆에는 누구하나 도움을 줄 만한 사람도, 도움을 요청할 만한 사람도 없었다. 철저히 외부인과 단절된 생활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를 지금의 ‘행복한 사나이’로 변하게 해준 이들이 있다. 바로 만덕종합사회복지관(관장 정신모)의 ‘좋은이웃들’이다.

2015년 만덕종합사회복지관은 사회복지협의회가 운영하는 ‘좋은이웃들’ 사업 공모에 프로포절을 냈고, 당당히 사업을 따냈다.

좋은이웃들 봉사자의 신고를 통해 발굴된 홍씨는 가정방문을 통해 지원범위를 확정하고, 동주민센터와 함께 통합사례관리자로 선정해 지속적인 상담과 서비스를 진행했다. 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집안청소는 물론, 1년간 입원치료를 통해 알코올 중독도 말끔히 씻어냈다. 그리고 현재는 복지관 경로식당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제2의 인생을 맞고 있다. 홍씨의 아들 또한 군 취업상담을 통해 현재 도서관 내 도우미로 일하고 있다고 한다.

북구, 전제 수급자 중 11% 거주 ‘저소득 밀집지역’

특히 만덕복지관이 ‘좋은이웃들’ 사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복지관의 지역적 특성이 크게 작용했다.

북구는 부산시 전체 수급자 98만764가구 중 10만863가구(11%)가 거주하고, 부산시내 19개 영구 임대아파트 중 5개가 집중되어 있을 만큼, ‘저소득가구 밀집지역’이다. 또한 16개 구·군 중에서도 수급자가 가장 많고, 이에 따라 심리·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복지소외계층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홍씨의 사례도 그 중 하나다.

하지만 좋은이웃들 사업이 시행되기 전에는 민간복지단체의 조사나 활동이 전무한 상태여서, 저소득계층을 위한 체계적인 복지서비스가 계획되거나 제공되지 못했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정신모 관장은 “북구 내 민간기관이 존재하긴 했지만 사각지대 지역주민을 발굴하고 지원하기에는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면서 “이런 상황속에서 민·관협력을 통해 지역사회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복지소외계층을 발굴하고 잠재적 위험대상자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요구됐다”며 좋은이웃들 사업배경을 설명했다.

올해로 4년차를 맞고 있는 ‘좋은이웃들’ 사업은 지역 단체의 ‘협력’과 ‘소통’을 이끌어내는데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정 관장은 “희망복지지원단, 동 주민센터와 같은 공공기관은 물론, 새마을부녀회, 학교 봉사단체 등 태생이 다른 다양한 기관이 좋은이웃들 사업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여러기관과 사례관리 업무 협약이 용이해졌고, 더 나아가 복지서비스의 중복, 누락을 해소하는데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매월 마지막주 수요일 진행하고 있는 ‘찾아가는 이동복지관’ 사업을 좋은이웃들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내고 있다.

‘지역주민에게 다가가는 복지 실현’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이 사업은 동네 구석구석을 찾아가 사업을 안내하고, 복지소외계층을 발굴하며, 좋은이웃들 사업에 참여할 자원봉사자와 후원자를 발굴함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사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이 활동에는 지역내 주민센터, 지역사회보장협의체도 함께함으로써 그 시너지가 극대화되고 있다.

“지속적인 봉사자 참여·동기부여 필요”

만덕복지관 좋은이웃들 사업의 양적성장도 괄목할 만하다.

2015년도 사업 첫해, 정서·경제·교육 등 다양한 서비스를 통한 소외계층 지원 환산액은 3억1000만원 가량이었다. 이듬해 5억5000만원에 이어 지난해 7억4000만원 상당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2년 만에 139% 향상된 셈이다.

정신모 관장은 “이런 수치는 복지소외계층에 대한 지원과 관심이 수치 그 이상의 지역 파급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수 있다”며 “그런 의미에서 우리 좋은이웃들은 지역파급효과 면에서 성공적”이라고 뿌듯해했다.

더불어 사업의 확대와 지속을 위해서는 ‘끊임없는 관심과 참여’, 그리고 ‘봉사자의 지속적인 활동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이야기다.

만덕복지관은 2018년 9월 말 현재, 약 700여 명의 좋은이웃들 봉사자를 위촉해 지역 곳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정 관장은 “이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지역주민의 참여와 계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면서 이와 함께 “참여하고 있는 봉사자가 지속적인 활동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해주는 것 또한 어려우면서도 중요한 역할”이라고 밝혔다.

만덕복지관 좋은이웃들은 봉사자의 동기부여를 위해 지속적인 봉사자 교육, 간담회 등을 실시하고 있다.

“좋은이웃들 사업은 특별한 사람들만 하는 일이 아니다”는 정 관장은 “일상생활을 하면서 주변의 어려운 이웃을 발견하고, 그들에게 관심을 보인다면 누구나 좋은이웃들 사업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더 많은 지역 주민들이 좋은이웃들 사업에 참여하고, 복지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함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 이 기사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진흥기금을 지원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