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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급여 ‘지원계획’→‘지원계약’으로 바꿔야한다
  • 승인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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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보장기본법을 보면, 우리나라 사회보장정책의 기본방향은 평생 사회안전망의 구축과 운영(법 제22조)을 기초로 소득보장(법 제24조)과 사회서비스보장(법 제23조) 등 양대 보장을 추구한다.

즉,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물질적 급여를 제공하는 소득보장과 사회참여, 자아실현 등을 지원하여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비물질적인 급여로서 사회서비스보장인 것이다.

이러한 사회보장급여의 이용과 제공 기준 및 절차를 규정한 것이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약칭 “사회보장급여법”)이다.

사회보장 급여법에 따르면 사회보장 급여가 이루어지는 절차와 구조는 사회보장급여의 신청(법제5조) → 사회보장요구의 조사(법 제6조) → 수급자격의 조사(법 제7조) → 사회보장급여제공의 결정(법 제9조) → 지원계획의 수립 및 시행(법 제15조)이다.

‘계획’으론 사회보장수급권 보장 못해

간단히 요약하자면 ‘신청→조사→결정→계획→시행’의 5단계로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요구조사는 사회서비스 신청, 수급자격조사는 물질적 급여에서 중요하다. 각 단계 중 조사와 계획은 사회서비스와 같이 비물질적 급여에서 중요한 단계들이다.

그러므로 이 법에서 정한 절차대로라면 외형상 국민 누구나 관할 보장기관에 사회보장급여를 신청할 권리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를 근거로 보장기관이 사회보장급여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해석하기엔 곤란하다.

보장기관은 신청된 요구와 수급자격을 조사하여 급여 제공 여부와 급여 유형을 결정한다. 그 다음에 수급권자별로 급여 지원계획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것이다. 수립된 계획을 수급권자에게 통지하는 절차 또는 그 의무는 규정되어 있지 않다.

설사 보장기관이 수급권자에게 통지 또는 설명하였다고 해서 급여의 내용에 관하여 수급권

자가 곧바로 그것을 청구할 권리를 갖는다고 보기 어렵다.

왜냐하면, ‘계획’이라는 행정행위는 상대방의 동의를 전제로 효력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며, 계획만으로 행정청인 보장기관을 구속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급여 제공 계획만으로는 사회보장수급권을 보장한다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보장기관의 계획이 보장기관을 구속하는 의무가 되고 그리하여 사회보장수급권이 인정되려면 보장기관과 수급권자가 합의한 계획이어야 할 것이다.

즉, 사회보장급여의 지원계획만으로 수급권자의 권리와 보장기관의 의무를 인정하기 어렵다. 사회보장급여의 제공이 보장기관과 수급권자 사이에서 합의된 ‘계약’의 형태로 존재한다면 수급권자는 이 계약을 근거로 하여 보장기관의 급여 이행을 법적으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계약은 당사자 간에 권리와 의무로 관계를 설정하기 때문이다.

즉, 수급권자는 채권자가 되고 보장기관은 채무자가 되어 강력한 ‘권리-의무’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수급권자의 사회보장급여에 관한 권리를 인정하려면 현재의 규정대로 사회보장급여 지원계획에 그칠 것이 아니라 지원 ‘계약’으로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계약제도 도입 시 보장기관 부담 걸림돌

헌법 제34조의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역시 여전히 선언적 수준에 남아 있고, 사회보장기본법에서 사회보장수급권은 관계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법 제9조).

사회보장급여법은 인간다운 생활을 최대한 보장하기 위한 법률 목적을 가지고 있으므로(법 제1조) 사회보장수급권이 실질적으로 작동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급여 신청과 이에 따른 급여 제공(또는 지원) ‘계획’ 대신에 급여 제공 (또는 지원) ‘계약’으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렇게 급여계약제도가 도입된다 하더라도 몇 가지 문제가 있기는 하다.

첫째, 계약에 따라 보장기관의 의무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에 대한 저항이 매우 클 것이다. 이 문제는 국가의 의지에 따라 체계적으로 대비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계약 당사자의 법률행위 능력의 문제이다. 사회보장급여의 수급권자들 중에는 의사표시 능력에 제한이 있는 경우들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 문제는 표준계약서의 개발 그리고 사회보장수급권자가 사회서비스 등의 사회보장급여 제공(또는 지원)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돕는 성년후견 서비스 등 사회복지 및 법률 전문가 등에 의한 도움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옹호자 또는 대변자(advocacy)로서 사회복지사의 역할이며, ‘법’을 통한 사회복지 실천의 한 부분을 이루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회보장급여 ‘계약제’의 도입은 당장 불가능할 것이며 많은 문제들을 수반할 것이다.

그러나 사회보장수급권을 정착시키고, 사회복지 및 사회보장에 관한 수급권자의 권리성을 인정하고 실질화하기 위해서 이제부터라도 논의하고 준비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