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미혼율 남성 20%·여성 10%로 비혼화 심각

일본은 약 30년 이상 젊은 남녀들이 결혼하지 않고 아이도 낳지 않는 저출산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16년 출산율은 1.44로, 전년도보다 0.01 감소하였다. 후생노동성은 출산적령기 여성의 감소가 저출산의 최대 요인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1972년 기혼자 출산율이 2.20, 2002년 조사에서는 2.23로 거의 일정한 출산율을 유지해 왔다. 2005년 조사에서는 2.09, 2010년 1.96로 약간 감소(출생 동향 기본 조사 결과)하였으나 실제 기혼자의 출산율만 보면 그렇게 낮은 수준은 아니다.

저출산의 배경에는 결혼을 하지 않는 사람이 증가하는 비혼화, 결혼시기가 늦어지는 만혼화 현상 등이 있다.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1975년 이후 출산율 저하 원인의 약 70%가 미혼화·만혼화의 진행에 의한 것이라 분석하고 있다. 50세까지 한번도 결혼 경험이 없는 사람의 비율인 ‘생애 미혼율’은 2015년 기준 남성 24.2%, 여성 14.9%라는 사상최대의 숫자를 기록하였다.

한편 18세에서 34세의 미혼자 중 결혼할 생각이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남녀 모두 90%를 차지했다. 즉 결혼에 대한 희망은 있으나 결혼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남성의 경우 더 심각하다. 남성의 생애 미혼율은 1980년 즈음부터 빠른 속도로 증가하였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남성의 생애 미혼율은 2.60%였으나 2010년 20.14%로 급증했다. 한편, 여성의 1980년 생애 미혼율은 4.45%, 2010년에는 10.61%로 남성에 비해서는 증가폭이 적으나, 2010년 이후부터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미혼자가 결혼하지 못하는, 혹은 하지 않는 이유를 보면 25세에서 34세 사이에서는 남녀 모두 “적당한 상대를 만나지 못했다”고 가장 많이 응답하였다. 2010년 ‘출생 동향 기본 조사’에서는 실제로 남자 46.2%, 여자는 51.3%가 이같은 이유로 독신에 머물고 있었다.

저출산 대책

일본은 ‘1.57쇼크’로 저출산 문제가 중대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다. ‘1.57쇼크’란, 1990년의 합계특수출생률(여성이 일생동안 출산하는 자녀의 평균 수)이 과거 최저인 1.57를 기록하여 생겨난 용어이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1990년 중반부터 소자화(저출산) 대책으로서 보육확대를 추진하는 엔젤플랜, 신 엔젤플랜을 책정하여 저출산 해결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 왔다. 2003년에는 ‘소자화사회대책기본법’, ‘차세대육성지원대책 추진법’을 제정하고, 2005년에는 ‘소자화사회대책’과 ‘자녀·육아 응원플랜’ 을 마련하여 자녀 및 육아를 지원하였다.

2009년에는 저출산 대책 프로젝트팀이 획기적인 제안을 제출하였다. 당시까지의 저출산 대책은 육아세대에 대한 지원이 중심이었으나, 프로젝트팀은 저출산의 배경에 미혼과 만혼이 있음을 지적하고 육아 지원뿐 아니라 결혼과 그 이전 단계에 대한 지원까지 시각을 넓혀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후 2010년에는 ‘자녀 및 육아 비전’을 통해 보육 중심 지원과 함께 인구가 감소하는 지자체의 발전을 위해 임신, 출산, 육아 지원 등의 정책을 추진하였다.

2015년 10월 아베 정권은 2020년을 위한 경제성장의 엔진으로 내세운 새로운 3개 목표 중 하나로서 ‘꿈을 낳는 육아 지원’을 제시하였다. 출산율을 1.8까지 회복시키고 육아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유아 교육의 무상화, 결혼 지원, 불임 치료지원 등을 충실히 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경제산업성은, ‘전통적으로 결혼을 촉진하는 기능을 하던 가족, 지역, 직장을 대신하여, 새롭게 젊은층의 결혼을 지원하는 산업, 특히 결혼 상담업·결혼 정보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사회적 기능의 명확화와 활성화를 촉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본에는 취직을 위한 구직활동을 줄인 용어로 ‘취활(就活)’이라는 용어가 있는데, 이로부터 유래한 최근의 신조어로서 결혼하기 위한 활동을 의미하는 ‘혼활(婚活)’이라는 용어가 생겼다. 취직을 준비하듯이 보다 좋은 결혼을 위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면서, 결혼정보 회사, 결혼 활동을 코치하는 전문가 등 결혼 활동 지원에 뛰어드는 비지니스 사업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결혼정보 회사는 이성과의 만남 계기가 좀처럼 없는 남녀 가입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결혼정보 회사의 가입 비용, 준비 비용 등에 대한 경제적 부담이 크고, 스펙, 수입 등 유리한 조건이 아니면 성사되기 힘들어 결혼 정보 회사 가입을 꺼리는 남녀들도 많다. 무엇보다도 바쁜 직장 생활로 결혼에 대해 생각할 여유가 없어 여전히 독신에 머물고 있는 남녀들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의 ‘결혼 지원’ 사업

최근에는 각 지역의 지차체들이 나서 저출산 대책의 일환으로 ‘결혼 지원’ 사업을 다양한 방법으로 실시하고 있는 사례들이 증가하고 있다.

2010년 내각부 조사에 의하면 47 도도부현 중 31개의 도도부현(약 66%)이 결혼 지원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자체가 주최하여 실시하는 결혼지원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약 60%에 불과하며, 결혼 지원 사업을 긍정적으로 보는 젊은 층은 소수다(‘지방공공단체 등의 결혼 지원에 관한 조사연구’어린이 미래재단, 2005).

부정적인 인식의 원인에는 자연스러운 연애 결혼을 바라는 남녀들이 결혼 지원 사업에 대해 부정적인 편견을 갖고 있는 데에 있다. 지자체가 주최하는 결혼 지원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만나 교류하는 것을 경계하거나 결혼을 전제로 하는 노골적인 모임이라는 편견에 주저하는 경우도 있으나, 한편 이성과 건전한 만남의 기회 제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결혼 지원 사업은 주로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20대 이상의 독신 남녀를 대상으로 교류회, 파티 등의 형식으로 개최한다. 현재 동경도(東京都)의 경우에는 구 혹은 비영리단체에 의해 다양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예를 들어 동경도의 미나토구에서는 ‘만남 응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해변 공원에서 아티스트의 연주를 감상하고 바베큐 파티를 하면서 자연스러운 만남을 조성하는 이벤트다. 한편, 사이타마현의 히다카시(埼玉県日高市)는 결혼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민간회사에 위탁하여 결혼을 희망하는 20~45세의 독신남녀를 대상으로 하이킹, 파티 등 다양한 모임을 주최하고 있다.

이러한 결혼 지원 활동에 성공한 자치체 중에는 결혼 건수가 사업개시 후 106커플, 그 중 19.8%가 출산까지 이어진 사례도 있다. 참가자들은 지자체가 주최하는 모임의 장점으로 자치체가 관여하는 만큼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다는 점, 경제적인 면이나 개인 정보의 보장 면에서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결혼 지원 사업의 과제

커플 성립 비율은 지자체, 사업 등에 따라 다르지만 많은 지자체에서 공통적 과제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분위기와 만남의 조성’을 들고 있다. 즉, 결혼 지원을 취지로 하는 것은 좋으나 처음부터 ‘결혼’을 강조하여 실시하는 모임은 젊은 남녀가 참가를 주저하는 원인이 되어 참여율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는 모임,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만나 좋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의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과제에 대하여 부담없이 가볍게 참석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바베큐 파티, 토크타임 등 최근에는 모임의 명칭과 형태도 변하고 있다. 또한 취미 활동을 주제로 개최하여 자연스럽게 결혼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모임도 늘어나고 있다. 자치체는 하이킹, 등산 등 공통적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활동하면서 자연스럽게 대화, 공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외에도 결혼 지원 사업으로 결혼에 대한 조사연구, 각종 세미나 개최, 결혼예식·피로연 기획 및 알선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지방에서는 인구 유출에 의한 남녀 비율의 차이, 지리적 조건에 의한 참여율의 저조 등의 과제도 안고 있다.

결혼은 물론 본인이 결정하는 것으로 만남에는 개인의 운, 능력, 역량 등이 작용한다는 점에서 자기책임론으로 방치하기 쉬우나,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소자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으로서, 결혼 지원에 관해서는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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