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이다, ‘닐모리동동’· ‘우유부단’ 통해 지역사회 혁신 앞장

“사회복지는 사회 혁신의 선결 조건이다. 사회복지가 추구하는 영역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사회 혁신과 사회적 경제 방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유한회사 <섬이다>는 로컬푸드 레스토랑 ‘닐모리동동’과 성이시돌목장 유제품을 판매하는 ‘우유부단’을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제주 출생인 김종현 대표가 ‘제주의 미래가치’를 만들기 위해 설립·운영하고 있다.

‘닐모리동동’은 닐모리(내일 모레)와 동동(기다리는모습)이 결합하여 무언가를 간절하게 기다리는 모습을 뜻하는 제주 사투리다. 2011년 제주로 이전한 넥슨의 지주회사 NXC가 사회공헌 활동 일환으로 제주 용담 해안도로에 ‘닐모리동동’을 오픈했고, 2014년 당시 NXC대외사업본부장이었던 김종현 대표가 유한회사 <섬이다>를 설립하고 2015년 1월 닐모리동동을 인수해 독자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섬이다>는 ‘빛날 섬(閃), 다를 이(異), 많을 다(多)’의 뜻이 있다. ‘다름이 많아 빛나는 섬’, ‘빛나는 다름이 많은 섬’으로 해석할 수 있다. 2015년 6월 예비 사회적 기업으로, 2017년 9월 정식 사회적 기업으로 지정됐다.

‘닐모리동동’은 로컬푸드 레스토랑이다. 수입재료나 다른 지역 재료를 수급해 사용하면 수송해오는 만큼의 탄소가 발생돼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지역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안전한 음식을 먹고, 지구도 살리자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식당에서는 로컬푸드 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한 마디로 ‘더 가까운 음식을 먹으면 더 많은 혜택을 준다’는 취지다. 가격과 상관없이 메뉴 중 제주 식재료가 많고 적음에 따라 마일리지 차이가 나는 형태다. 마일리지에 따라 회원 등급이 높아지고, 이를 통해 혜택의 폭이 넓어진다.

‘닐모리동동’의 수익금은 전액 제주 지역 문화 다양성을 위해 사용된다. 수익금의 50%는 협력기관인 제주 올레와 제주 위클리에게 지원되고, 나머지 50%는 문화다양성 사업에 쓰인다. 제주 올레는 올레코스 유지·보수비용으로, 영자신문 위클리는 제주를 해외에 알리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섬이다는 '제주의 미래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우유부단'은 성이시돌 목장의 유기농 우유를 가공해 유기농 수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섬이다는 '제주의 미래가치'를 만들어 가고 있는 사회적 기업이다. 지난 2016년 문을 연 '우유부단'은 성이시돌 목장의 유기농 우유를 가공해 유기농 수제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우유카페 ‘우유부단’ 농축산물 부가가치 확대

김종현 대표는 2016년 제주 한림읍 금악리 성이시돌 목장에 우유카페 ‘우유부단’을 오픈했다. 우리나라 최대 유기농 우유 생산 목장인 성이시돌 목장이 소비 감소와 높은 가격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1차 생산에서 벗어나 가공 및 서비스업을 할 수 있는 유기농 수제 아이스크림 가게를 고안해 낸 것이다.

‘우유부단’은 ‘넘칠 우(優), 부드러울 유(柔), 아니 부(不), 끊을 단(斷)’의 한자를 사용해 ‘너무 부드러워끊을 수 없다’, ‘우유를 향한 부단한 노력’, ‘우유는끊을 수 없다’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우유부단’은 SNS를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인스타그램에 하루 평균 70여 건의 관련 사진들이 등록되어, 1년 반 만에 3만건이 넘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하루 7시간의 영업시간에 불과하지만, 하루 최대 1000개의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기도 했다. 국내 최대 유기농 우유 목장인 성이시돌 목장우유 생산량의 1% 이상을 이 카페 한 곳이 소비하고 있다.

56㎡의 작은 카페에는 하루 평균 500명 이상 방문하고 있어, 새로운 사회적 기업 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우유부단’ 인기에 힘입어 목장 방문객이 늘었고 성이시돌재단에 연간 1억원 이상 재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또한 성이시돌목장 우유의 브랜드가 강화되어, 일반 판매도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협력’이 최대 무기…‘소명의식’ 강조

이처럼 <섬이다>는 지역순환형 경제와 지역 농축산물의 부가가치 확대에 기여함으로써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있다.

김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협력을 통해 공동체 문제를 해결하고 이 과정에서 이윤, 지속가능성, 가치를 얻는다”며 “새로운 시대의 인재는 문제 설정능력이 요구되며, 그 능력은 ‘소명의식’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우유부단’이 바로 미션과 문제발굴, 문제해결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그는 “미션이 없는 자에게 문제란 귀찮음, 어려움, 투덜거림, 불만이겠지만 소명을 가진 사람에게 문제는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만난 기회이자 가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치가 있는 문제는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며 “가치가 있을 때 사회적 협력이 발생하고, 위험에 도전할 의미가 부여되며, 문제를 해결할 때 커다란 가치가 발생한다”고 했다.

김 대표는 “사회혁신을 위해서는 창조 근육과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고, ‘나만의 솔루션’을 가져야 한다”며 “협력은 최대 무기이며 협력을 통해 문제를 발굴하고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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