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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다운 나라, 내 삶은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 승인 2018.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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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 행정력과 민간 전문성 결합으로 빈곤 등 ‘사회복지 핵심 이슈’ 풀어내야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사회복지환경은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다. 특히 정부의 사회복지 관련 지출이 꾸준히 증가했다.

2007년 사회복지분야 예산은 정부예산 약 237조원 중 23.67% 수준에서, 2018년에는 약 428조원 중 31.2% 수준으로 증가했다(기획재정부, 2018). GDP대비 공공사회복지 지출 비율 역시 2007년 7.1%에서 2016년 10.4%까지 증가하였다(OECD, 2018). 이는 현재 한국사회가 ‘분배’와 ‘나눔’의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더 행복한 삶’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우리 사회로 하여금 복지에 더 많은 자원을 배분하고 투자하도록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올해 신년사 역시 ‘내 삶이 나아지는 나라’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는 결국 국민의 복지수준 향상과 연결된다. 앞으로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과 투자는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지난 10년 동안 한국의 사회복지는 어떻게 변화하였을까? 사회복지발전의 성과와 과제는 무엇인가? 이 글에서는 지난 10년 동안 한국 사회복지의 핵심적 이슈로써, ‘빈곤’, ‘초고령사회’, ‘사회서비스’, ‘저출산’ 등 4가지 핵심 키워드에 주목했다.

빈곤과 기초생활보장제도

한국의 빈곤정책은 외환위기 이후 제정된 「국민기초생활보장법(1999)」을 중심으로 수립되었다. 「생활보호법」과 비교할 때 한국 사회복지 역사상 최초의 현대적 공공부조제도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노동능력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이 사회안전망에 의해 보호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국가 차원의 빈곤선을 설정함으로써 국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그러나 빈곤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존재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하고 있다.

최근 국민들에게 가장 큰 충격으로 기억남은 사건은 2014년 ‘송파세모녀’ 사건일 것이다. 이후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완화하고 통합급여를 맞춤형 급여로 전환하는 내용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개정, 대상자 확대를 위한 「긴급복지지원법」 개정,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 발굴에 관한 법률」제정 등의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기초생활보장가구는 2014년 81만4000가구에 비해 2015년 101만4000가구로 약 20만 가구가 증가하였다(보건복지부, 2017). 현금급여는 2015년 6월 수급 가구의 평균 현금급여 40만7000원에서 2016년 1월 51만 4000원으로 증가하였다(노대명, 2016). 긴급복지지원 역시 2014년 10만7325건에서 2016년 22만2982건으로 크게 늘었다. 이처럼 최근의 맞춤형 급여체계 도입은 단기적으로 수급자 증가와 보장수준의 확대라는 양적 성과를 가져올 수 있었다(노대명, 2016).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과제가 존재한다. 먼저 부양의무자 기준에 따라 사회안전망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또한 세계에서 가장 높은 노인빈곤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 일하는 저소득층의 근로동기 강화 및 자립지원을 위한 빈곤대책 역시 마련되어야 한다. 특히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기준 중위소득 및 최대 생계급여액 인상 등과 같은 제도개선만으로 모든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장기적 관점에서 빈곤 사각지대를 발굴하고 사전예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결국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의 가까이에서 무슨 자원이 가장 필요한지를 알고 연결해줄 수 있는 민간복지 전달체계가 함께 작동되어야 한다. 각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신속한 사례 발굴, 민간 복지자원 발굴 및 동원, 공공사례관리체계와의 유기적 연계 및 의뢰가 가능한 민간복지 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초고령사회와 한국

최근 한 국 사회는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했다.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2017년 12월말기준 65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행정안전부, 2018).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의 9.9%인 2008년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다. 눈여겨볼 점은 65세 이상 노인 중 80세 이상의 ‘초고령노인(Oldest-Old)’ 비중이 급증했다는 점이다.

65세 이상 인구 중 80세 이상 인구는 2008년 15.6%에서 2017년 22.2%까지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여성 초고령노인의 비중이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러한 현황은 한국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특징 외에도, 초고령노인 등 ‘노인집단의 고령화’, ‘여성 초고령노인의 비중 증가’ 등의 특징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노인가구의 1인화, 즉 독거노인 수가 증가하고 있다. 2016년 기준 독거노인 수는 약 127만명으로 65세 이상 전체 노인의 18.8% 수준에 이른다.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한국의 과제는 다양하다. 먼저 길어진 노년기를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기본적인 소득보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1차 안전망으로서 빈곤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도록 국민연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보장수준의 적정성을 강화해야 한다. 올해부터 월 25만원 수준으로 인상된 기초연금은 노후소득보장의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급여수준을 점진적으로 인상하여 노인빈곤율 2015년 중위소득 기준 한국의 65세 이상 노인빈곤율은 45.7%로 OECD 국가 중 1위(OECD, 2018)을 완화시켜야 할 것이다.

다음으로 노년기 정신건강에 대한 돌봄이 강화될필요가 있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은 30대 24.6명, 40대 29.6명인데 반해, 60대 34.6명, 70대 54명, 80대 78.1명으로 초고령노인일수록 자살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있다(중앙자살예방센터, 2018). 독거노인, 초고령노인 등 노인집단의 우울과 외로움에 대한 돌봄 프로그램을 통해 자살, 고독사 등과 같은 극단적 형태의 죽음을 예방해야 한다. 이는 결국 우리가 인생의 최종마무리를 어떻게 할 것인가와 자연스레 연결된다.

사회복지가 ‘삶’의 영역에서 ‘죽음’의 영역까지 확장된 것이다. 특히 올해 2월 법 시행을 앞두고 있는 ‘연명의료결정법’은 사회복지계가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외부환경의 변화이다. 이미 우리사회는 ‘어떻게 살 것인가?’ 만큼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주목하고 있다. 개인의 존엄한 죽음을 준비하고 맞이하는 단계에서 사회복지의 역할은 무엇일까?

의료사회복지사, 정신보건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노인복지관 종사자 등 기존의 민간 실천현장에서 활동 중인 전문가 집단의 임종돌봄서비스 전문성 강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사회복지학계, 한국사회복지협의회 등을 중심으로 임종기 돌봄서비스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논의 및 연구가 시작되어야 할 시점이다.

사회서비스 확대

일반적으로 한 나라의 복지수준이 얼마나 잘 되어 있는지를 알려면 그 나라의 사회서비스 수준을 보면 된다고 한다. 지난 10년 간 한국 사회서비스 영역의 규모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특히 정부의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수가 2007년에 비해 2016년 기준 약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는 읍면동 복지허브화,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등 공공중심의 복지전달체계 개편에 따른 결과로 볼 수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역시 2007년 20만개에서 2016년 86만개로 약 4배 이상 증가하였다. 사회복지생활시설 수는 2007년 2296개에서 2016년 8052개로 늘었고, 사회복지관, 지역아동센터, 노인장기요양기관 등 사회서비스 제공시설들도 크게 증가했다.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나타난 일련의 확대과정은 지난 10년간 한국의 사회복지가 공공과 민간영역 전반에서 함께 성장하였음을 나타낸다. 그러나 사회서비스 부문에서 민과 관의 유기적인 연계협력이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무조건적인 서비스 공급량 확대가 이용자의 삶의 질 향상을 가져왔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공공의 사회서비스 확대는 지역사회 내에서 주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체감할 때 빛을 볼 수 있다.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공공과 민간의 연계·협력 전달체계가 구축되어야 할 이유다.

아무리 국가주도의 보편적 복지가 확대된다 하더라도 민간이 빠진 공공서비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공공의 행정력과 민간의 자원 및 전문성이 결합된 ‘협치’를 통해 사회서비스 자원의 효과적·효율적 배분이 이뤄져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사회적 책임 증대

지난 10년 간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2007년 1.25명, 2016년 1.172명으로(통계청, 2018), 매우 낮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 10년 간 우리 정부와 사회는 출산율 증가를 위해 다양한 차원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정부는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2005년 제정)에 따라 5년마다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지금까지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06~2010),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1~2015)이 추진되었고, 현재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기본계획(2016~2020)이 진행 중이다.

그동안 정부는 보육서비스 지원 확대, 출산기 국가의료지원 강화, 일·가정양립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 조성, 국공립어린이집 및 직장 어린이집 설치 등의 정책적 노력이 이뤄졌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한 것 같이 출산율은 높아지지 않았고, 오히려 2007에 비해 2016년에는 0.08명이 감소했다.

저출산대책을 위한 예산은 2006년 2.1조, 2011년 7.4조, 2015년 14.7조원으로 꾸준히 증가(이삼식, 2016)에도 불구하고 출산율이 회복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혼 시점이 점점 늦어지고, 결혼을 하지 않는 비혼자들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양육에 투입되는 비용부담으로 임신 및 출산을 선택하지 않는 부부가 많다. 혼인 건수의 경우 2007년 약 34만건에서 2016년 28만건으로 크게 감소하였고, 평균 초혼연령은 남성 31세(2006년)에서 32.8세(2016년), 여성 27.8세(2006년)에서 30.1세(2016년)로 늘어났다(통계청, 2017). 이러한 추세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특히 혼인율이 증가하지 않는 상황에서 출산율 상승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결혼을 하더라도 과도한 주거비용, 여성경력단절 발생, 자녀양육 및 사교육비 부담의 증가로 출산을 쉽게 선택하지 못한다.

결국 저출산 문제의 해답은 청년들이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지 않는 사회구조를 만드는데서 찾아야 할 것이다. 이는 결국 청년층의 취업 및 고용안정, 주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정책과 연결된다. 출산율 저하의 근본적인 원인해결을 위해서는 청년 대상 고용 및 주거 정책이 저출산 정책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이삼식, 2016).

더불어 결혼 후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는 직장환경,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 등이 모든 기업에서 보장되어야 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답 역시 정부를 비롯한 각 개인과 기업 및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하는데서 찾을 수 있다.

공공과 민간의 상생, 협력

지금까지 최근 10년 간 한국의 사회복지동향을 주요 사회문제에 대한 정책적 대응 및 과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빈곤’, ‘고령화’, ‘사회서비스 확대’, ‘저출산’ 등 4가지 핵심 이슈들에 대한 과제에서 공통적으로 도출되는 것은 공공과 민간의 ‘상생’ 및 ‘협력’이다.

모든 사회문제를 국가가 해결할 수는 없다. 정부차원의 제도적 대응은 특정 이슈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사회적 문제로 인식하고 공감하는 합의의 과정을 거쳐 진행된다. 따라서 속도가 느릴 수밖에 없다.

반면 민간차원의 대응은 문제를 인식한 소수의 자발적 동기를 가진 개인 또는 집단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문제해결을 위한 나름의 전문적 방법을 개발해 나갈 수 있다. 오늘날 사회문제 해결에 있어서 영역을 초월한 주체 간 소통과 협력이 요구되는 이유다. 공공과 민간의 각 주체들이 참여하여 상생하고 협력하는 복지환경을 만들 때, 각 개인이 자신의 삶에서 실제 체감하는 복지수준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