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강사 최태성, 진심담은 강연으로 마음을 움직이다

 

지난해 11월 29일 경남 창원대학교에서 아름다운 멘토로 위촉된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강연이 진행됐다.
지난해 11월 29일 경남 창원대학교에서 아름다운 멘토로 위촉된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강연이 진행됐다.

몇 년 전 한국은 역사에 무지하다는 언론 보도로 한동안 떠들썩했다. 한 방송사는 ‘야스쿠니 신사(일본이 벌인 주요 전쟁 참전자 참배를 위한 곳)’를 두고 당시 학생들이 의미를 모르는 것을 넘어 ‘신사(Gentleman)’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방영하기도 했다. 역사에 대해 너무 모르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그 이후부터일까. 한국사를 수능 필수 과목으로 채택하게 되었고, 중·고등학생은 물론 성인 또한 역사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됐다.

이 같은 변화는 방송 프로그램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최근 2년간 시사 교양프로그램에서는 역사를 기반으로 한 토크쇼나 강연을 진행하는가 하면, 한국사 강사들은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이제 대한민국에서 역사는 뜨거운 감자를 넘어 하나의 고정된 관심사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큰별 최태성’ 선생님이 자리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29일, 경남 창원대학교에서는 아름다운 멘토로 위촉된 한국사 강사 최태성의 강연이 진행됐다. 창원대학교 학생과 창원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연에는 엄청난 인파가 찾아와 역대 아름다운 멘토 중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했다. 강연 시작 한시간 전부터 앞자리에서 강연을 듣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득했고, 450명의 사전접수가 마감되면서 미처 신청하지 못한 이들이 줄을 서가며 현장접수를 하는 모습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무대 아래서 관객과 만나는 소통의 멘토

강연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멘토가 무대에서 내려와 관객 바로 앞에서 강연을 진행한 모습이다. 높은 단상에서 내려와 멘티들을 직접 만나며 소통하는 모습에 객석에서는 박수와 함성이 터져 나왔고, 모두들 그의 말 하나하나를 새기듯 집중했다. 그리고 지금껏 어디서도 들려주지 않았던 최태성 멘토의 생각과 과거의 모습들을 들을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을 바다의 장수 ‘장보고’에 대입했다. 이름도 없었던 ‘흙수저’로 평가받던 장보고처럼 본인 스스로도 넉넉하지 않은 환경에 늘 패배주의에 절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런 그가 뿌듯함을 느끼던 순간은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 때’였다고.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그를 멘토로 이끌었다고 전했다. 멘토라는 역할을 관객에게 권장하고픈 이유 또한 큰 기쁨을 함께 느꼈으면 하는 마음에서라고 했다.

최 멘토는 그의 인생의 첫 멘토를 ‘자신이 처음으로 가르친 학생들’이라고 했다. 그는 “교사가 가르침을 통해 학생을 성장시키는 것처럼 학생들도 교사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며 “첫 수업이 끝난 후 아이들이 나지막이 ‘우와, 선생님 진짜 잘 가르치신다!’라며 이야기했고, 태어나 처음 들어본 칭찬에 ‘나도 잘하는 게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누군가와 날 비교하며 자존감 떨어지게 만들었는데, 내가 잘하는 것으로 도움을 줄 수 있고, 이것이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며 회상했다. 이런 그의 가치관으로부터 우리가 아는 EBS 한국사 강사 최태성으로 강의를 시작한 계기가 되었다고.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게 되는 멘토링의 효과를 몸소 체험한 사례가 아닐까.

최태성 멘토는 “주는 것만 아니라 얻는 것 또한 많은 게 멘토링”이라며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자신의 능력으로 도움을 주고 행복을 느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최태성 멘토는 “주는 것만 아니라 얻는 것 또한 많은 게 멘토링”이라며 “누군가의 멘토가 되어 자신의 능력으로 도움을 주고 행복을 느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오랜 꿈이 공교육에서 좋은 교사가 되는 것’이었다며 강연을 이어갔다. EBS에서 강사로서 이름을 떨치고 능력을 인정받자 타 교육 사이트에서 상상하지 못할 금액으로 계약을 제안했다고 한다. 인생역전이라 생각되는 기회였지만 꿈을 저버리는 것만 같아 고민이 가득했다고. 하지만 당시 ‘이회영 선생’의 영상을 보며 자신의 흔들리던 가치관을 붙잡을 수 있었다고 했다.

최 멘토는 “우당 이회영 선생은 일제강점기 시대 엄청난 부자였지만, 독립군 기지를 세우기 위해 현 시가로 600억원에 달하는 땅을 팔고 아이들에게 무상으로 교육했다”며 “가진 돈이 떨어지자 직접 돈을 꾸러 다니는 등 목적의식과 가치관에 따라 행동했던 그의 모습이 나를 깨우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당시 부자로서 누릴 수 있었던 생활을 버리고 자발적으로 고생길에 뛰어들었고, 그것도 모자라 돈을 빌리는 행동은 그 누구라도 쉽게 결정할 수 없었으리라.

이어 그는 “확고한 신념에 따라 가진 것과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모두 포기하는 그 모습은 인생을 다시 돌아볼 수 있게 했고, 다시 꿈과 목표를 되새길 수 있었다”며 “‘공교육에서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꿈을 실현하기 위해 계약서를 반으로 찢어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멘토인 이회영 선생이 자신에게 끼친 영향을 다시금 강조했다.

이렇듯 멘토란 나를 돌봐주고 옆에서 함께하는 사람일 수도 있지만, ‘인생을 붙잡아준 이’라면 누구든 될 수 있다. 나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내 인생을 직접 확인하지 않더라도 인생의 길을 잡아주고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잡아주는 인물, 그가 바로 멘토인 것이다.

주는 것만 아니라 얻는 것도 많은 멘토링

유독 짧게만 느껴지던 한 시간의 강연이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선생님은 어떤 멘토가 되고 싶으셨나요?”라는 질문에 그는 “이회영 선생처럼 스스로의 가치관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멘토가 되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주는 것만 아니라 얻는 것 또한 많은 게 멘토링이다. 여러분도 꼭 멘토가 되어 자신의 능력을 통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행복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진솔한 대답에 마음이 움직였는지 객석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쏟아졌다. 그렇게 최태성의 아름다운 강연은 막을 내렸다.

역사만을 가르치는 ‘한국사 강사 최태성’이 아닌 ‘멘토 최태성’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시간. 몇 백 명의 관객들과 일일이 사진을 함께 찍어주는 모습이 다른 어느 누구보다 진솔하고 따뜻하게 느껴졌던 이유는 그의 진정한 모습을 알게 된 이번 강연덕이 아닐까.

누구나 멘토가 될 수 있다. 그리고 자신이 가진 힘을 믿는다면 분명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스스로도 행복함을 느낄 수 있으리라.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 또한 누군가의 멘토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8년 1월호(통권 113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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