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섭 구청장, 교육문화도시 실현 최선…‘온 동네를 부탁해’ 사업 특화

박홍섭 마포구청장
박홍섭 마포구청장

Q | 구청장으로 활동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가장 열정적으로 추진한 사업이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이다. 이 사업은 민선3기 때부터 오랫동안 구상했다. 우리 사회는 빈부의 격차가 교육 격차로 이어지고, 교육 격차가 다시 가난을 대물림하게 되는 교육 양극화시대에 처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부모의 경제력에 관계없이 꿈과 끼 있는 청소년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꽃피울 수 있는 공평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 이러한 마음이 결실로 맺어진 마포중앙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인공 로봇이 안내를 하고 청소년 교육기능을 결합한 복합 교육문화공간으로 서울시 자치구 최대 규모이다. 시작부터 준공까지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지금은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이용하는 모습을 보면 도서관을 짓길 잘했구나 하고 생각한다.”

Q | 경의선 숲길공원 조성도 구민들로부터 호평받고 있는데….
“과거 경의선 철길이 있었을 때는 대문만 열면 기차가 지나다녀 여름에는 창문을 못 열고 살았을 정도로 주거환경이 열악했다. 뿐만 아니라 철길에서 노는 아이들이나 지역주민의 안전을 우려할 만큼 위험한 상황이었다. 시간이 흘러 기차가 지나가던 철로를 걷어내고, 그 위에 숲길공원이 만들어지면서 철길과 주변환경이 새롭게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경의선으로 100여 년간 마포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면서 주민들의 동선도 가로막고 지역의 단절을 불러왔던 공간이 숲길로 연결되면서 지역의 화합과 협력도 이루게 되었다. 지금은 마포구민뿐만 아니라 서울시민에게도 각광받고 있는 관광명소가 되었다.”

Q | 장애아동 자립을 위한 국내 최초·최대의 전문병원 ‘넥슨어린이재활병원’이 마포구에 들어섰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을 겪었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구청장으로서 가장 잘했다고 느낀 일중의 하나가 푸르메 재단 넥슨어린이 재활병원 건립이다. 장애아를 둔 부모가 겪는 고난을 알게 된 후에는 마포라도 나서야 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30만 장애어린이들에게 삶의 장벽을 뛰어 사회 속으로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는 희망을 심어 주고 싶다. 마포구는 2014년 푸르메 재단과 협약해 병원 건립을 위한 부지를 제공하고, 푸르메 재단은 시설을 건립해 기부 채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했다. 구가 상암동 땅을 지원하지 않았다면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서울 인근 자치구에서 장애시설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지역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이 큰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마포구 역시 사업 초기 장애인복지시설에 대한 사회적 편견으로 인근 지역주민의 반대가 있었다. 그러나 지속적인 설득과 이해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지역주민을 위한 수영장, 어린이도서관, 체육관 등을 설치함으로써 장애,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통합형 편익시설로 조성했다. 지금은 정부와 지자체, 민간, 기업의 성공적 협력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앞으로 이런 사례들이 널리 전파되어 다른 지역에도 장애아를 위한 특수학교 설립 및 재활병원 건립이 원활하게 추진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Q | 마포구는 2012년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됐다. 이후 2013년 양성평등기본조례, 2016년 성별영향분석평가에 관한 조례 제정 등을 통해 법적 기반을 강화했다. 이와 관련 주요 성과를 소개해 달라.
“마포구는 민선6기 성평등 정책과 여성친화도시 조성 기반 체계를 구축하여 여성이 일과 양육을 조화롭게 양립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효성 있는 여성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시민참여단으로 활동하는 마포여성네트워크의 구성과 운영에 관한 관련 규정을 명시해 민관 협력의 근거를 마련했다. 또한, 여성친화도시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전 부서에 성별영향분석평가를 실시해 전 직원의 성인지력 향상에 앞장서고, 구정의 주요 정책을 성인지적 관점에서 추진할 수 있도록 행정적 기반을 강화했다. 한편, 여성이 일과 돌봄을 병행할 수 있는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해 지역 내 육아를 매개로 자녀 양육을 위한 품앗이 및 안전 놀이 공간인 공동 육아방을 지원하고, 지속적인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을 통해 안정적인 보육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노력했다. 여성의 경력 단절을 해소하기 위해 지역 맞춤형 일자리 정책사업을 펼친 결과 전자출판 전문가 양성과정을 이수한 여성교육생이 2015년에는 36명, 2016년에는 35명이 재취업에 성공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이외에도 아동과 여성이 안전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각동에 아동여성 안전지역연대를 구성해 폭력근절 예방교육과 캠페인 실시, 어두운 골목길을 환하게 밝히는 쏠라표지병 설치, 안전한 귀가지원 여성안심스카우트, 여성안심택배함, 여성안심지킴이집 등을 실시했다.”

Q | 평소 구민을 위한 교육·문화복지 향 상에 심혈을 기울이는 구청장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에 대해 남다른 소신이 있을 것 같은데…
“민선5기 동안 ‘복지 마포 조성’을 목표로 일하면서 깨달은 것이 바로 ‘구민의 자존감을 높여주지 않으면 진정한 사회복지는 이룰 수 없다’는 것이었다. 사람이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지위나 소득이 높지 않더라도 스스로 품격과 자존감을 지킬 때 마음이 넉넉하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승자독식의 생존경쟁에 자신을 희생하기 보다는 스스로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을 추구할 때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교육과 문화가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생각했다. 민선6기 슬로건인 ‘함께 꿈꾸는 마포, 교육문화도시로 가자!’의 선정 배경에도 이러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민선6기에는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 마포중앙도서관 건립을 비롯해 경의선책거리 운영을 통한 독서문화 활성화, 문화 인프라 확충 및 마포문화재단 창립 기념 공연, 커뮤니티 ‘꿈의 무대’ 활성화 등을 역점적으로 추진하였다. 이것이 바로 민선6기가 지향하는 교육문화도시이자 진정한 복지 마포를 완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Q | 지자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마포중앙도서관이 개관됐다. 이를 4차 산업혁명시대 거점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는데, 복안이 무엇인지?
“지난 4년간 도서관을 지으면서 그 안에 무엇을 채울 것인가를 늘 고민했다. 지금 4차 산업혁명시대가 우리 곁으로 빠르게 다가오고 있지만 4차 산업으로 인한 변화와 속도, 미치는 영향 등을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그러나 변화의 핵을 터트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청소년을 비롯한 지역 주민 모두가 마포중앙도서관을 통해 4차 산업혁명의 흐름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그 시작부터 함께 이끌어나갈 청소년들을 주안점에 두고 설계했다. 미래 산업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전국 최초로 인공로봇을 이용한 도서관 안내서비스를 도입했다. 세계 여러 나라를 체험할 수 있는 I-Travel(가상 세계여행 체험), 멀티터치 스크린(MTS)과 빔 프로젝트를 이용한 Live sketchbook(라이브 스케치북), 지하체험, 극지체험 등의 VR(가상현실 체험)을 만들어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고자 노력했다.”

Q | 다른 자치구와 구별되는 마포구만의 차별화된 복지정책을 소개하면?
“지역은 사람이 어우러져 서로 돕고 사는 공간이다. 복지행정도 이런 관점에서 사람 중심의 행정이 구현되어야 할 것이다. 마포구는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지역 공동체를 지향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 최초의 어린이 재활병원건립을 비롯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고용복지지원센터 및 우리마포복지관 운영 등을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전 세대를 위한 복지인프라 확충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주민의 참여 속에 지역 주민을 서로 돌보는 행정을 구현하기 위해 ‘온(溫)동네를 부탁해’라는 복지공동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1동 1복지의제를 주민이 스스로 기획하고 실행하고 추진함으로써 주민모두가 지역복지를 실천할 수 있는 발판이 되고 있다. 복지는 공공뿐만 아니라 각기 제 위치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사회복지종사자들과 자원봉사자,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람이 희망이다’라는 가치로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회복지 종사자들간의 진정한 협력을 위해 민간종사자를 지원(사회복지종사자 상해보험료 지원, 보육시설종사자 수당 지급)하고, 민관협력사업(워크숍, 교육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 결과로 서울시사회복지사협회에서 2017년 복지구청장으로 선정되어 사회복지사들이 주는 표창을 12월 1일에 수상했다.”

Q | 마포구에서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관련 주요 복지정책이 있다면?
“마포구 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해 취업의 어려움을 겪는 구직자에게는 개인별 특성에 맞는 상담·교육 및 채용정보를, 인력난을 겪는 구인업체에게는 적합한 인재를 채용할 수 있도록 종합취업정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전문직업상담사들이 현장을 직접 ‘찾아가는 일자리센터’를 운영해 누구나 쉽게 취업과 채용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그 결과 올해 총 7983명의 구직자들이 취업전선에서 활동하게 되었다. 특성화고, 북한이탈주민, 베이비부머, 경력단절여성, 상근 예비역자 등 대상에 따른 맞춤형 취업박람회와 일자리 구하는 날 등을 열어 구인·구직 매칭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시·구 협력적 일자리창출사업 선정 및 취업매칭기관과의 유기적인 협업을 통해 전자출판 전문가, 관광전문 인력, 코딩산업 인적 인프라 구축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일자리 특수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포구는 이러한 노력들을 인정받아 올해 고용노동부 주관 목표공시제와 서울시 주관 희망 일자리 평가에서 우수 기관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제 시장 확대와 사회적 경제기업 발굴 및 육성 등에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Q | 지난 5월 16일에 열린 ‘2017 세계부부의 날 국회기념식’에서 ‘올해의 구청장 부부상’을 수상했는데….
“한평생 정치인의 아내로 살아온 제 아내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에도 불평 한마디 하지 않았다. 집안일은 오로지 아내가 감당할 만큼 가난한 살림살이를 꾸리면서도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 정치적으로 힘들 때는 오히려 소신을 잃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힘을 주기도 했다. 그런 아내에게 늘 고맙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 가정을 돌보면서도 희생과 봉사의 정신으로 꾸준히 사회활동을 한 아내가 없었더라면 제 뜻을 펼치기 힘들었을 것이다. 아내는 제 인생의 동지이면서 사랑의 큰 의미를 함께한 진정한 반려자이다. 또한 따뜻한 호롱불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아내와 결혼한 것이 살아오면서 제일 잘한 일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Q | 구민들에게 어떤 구청장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저는 마포에서 태어나서 한평생 이곳에서 생활한 마포 토박이다. 골목 구석구석 제 발이 닿지 않은 곳이 없을 만큼 누구보다 마포를 잘 안다고 자부한다. 처음 2002년 민선3기 마포구청장을 역임하면서 ‘어떤 일을 하건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 편에서 그들의 오른팔이 되자’라고 다짐했다. 이런 마음을 실천하기 위해 전력투구하는 투수의 마음으로 노력했다. 마포가 외형적으로 성장을 했다면 나만 잘 사는 게 아니라 더불어 잘 사는 마포가 되길 바랐고, 물질적 풍요만큼 구민의 내면이 풍족해질 수 있도록 교육과 문화에 힘을 쏟았다. 물론 이러한 노력의 결실에는 마포를 사랑하는 주민들의 도움과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마포의 구청장으로 일하면서 늘 초심을 잃지 않고 구정 발전에 최선을 다한 것은 제 고향 마포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마포구민들이 ‘마포를 사랑하는 구청장’, ‘누구보다 고향을 아끼는 구청장’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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