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초원’은 넓고 ‘할 일’은 많더라
  • 승인 2017.1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밴드
네이버블로그
네이버폴라
핀터레스트
URL복사

경제 악화로 현금지급 방식 한계…몽골, 한국과 복지교류 절실히 원해
조준호 엔젤스헤이븐 상임이사
조준호 엔젤스헤이븐 상임이사

10월 30일부터 11월 4일까지 5박 6일간 몽골의 사회복지현장을 둘러봤다. 아주 귀한 경험이었다. 몽골 고용복지부 장관, 가족아동청소년개발청장, 노동사회복지서비스청장 등과의 면담을 통해 몽골의 사회복지현황을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다.

국회를 방문하여 복지에 관심이 많은 우치르 의원과 몽골의 장애인 복지에 대해서 논의하고, 장애인 성인거주시설, 장애인아동케어센터, 아동양육시설, 노인장애인 요양시설, 노인장애인 데이케어센터 등을 견학하는 등 숨 가쁜 일정을 소화했다. 이밖에도 몽골사회복지협의회, 울란바토르 시청, 주몽골 한국대사관, 코이카몽골사무소, 굿네이버스 한국지부를 방문, 양국의 협력에 대해 논의했다.

5박 6일 동안 몽골 복지현장 둘러봐

몽골의 복지분야 전담 부처는 고용복지부다. 복지부 산하에는 노동사회복지서비스청과 가족아동청소년개발청이 있다. 복지서비스는 현금급여지급 방식이 대부분이다. 과거 몽골이 사회주의 국가였기 때문에 복지라는 개념보다는 국가의 사회보장이 전부였다. 자본주의국가가 된 지금도 민간영역보다는 정부에서 대부분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몽골의 경제는 중국경제, 광물수출 등에 좌우된다. 중국경제가 어려워지고, 광물과 석탄의 국제시세가 떨어진 최근 몇 년간 몽골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몽골에는 국제적인 원조단체가 많이 활동하고 있지만 GDP 기준 원조비율이 5%를 넘지 않는다. 본래 원조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였다. 그러나 최근 경기 악화로 상황이 급변했다. 4년 전 극심한 한파로 몽골의 가축 중 10%, 약 600만 마리가 동사했다. 가축을 잃은 유목민들이 울란바토르로 모여들었고, 현재는 약 300만명의 인구 중 절반인 150만명이 수도에 살고 있다. 그 결과 울란바토르의 빈곤율이 30%에 이른다.

그 이전에는 광물가격이 좋고, 석탄사업도 잘되는 과정에 중국 경제도 좋아 경제성장률이 높았다. 따라서 국가주도의 복지서비스가 큰 문제없이 작동했다. 그러나 경제상황이 악화되고, 빈부격차가 심해지는 어려움을 겪게 되자 기존의 방식으로는 복지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을 몽골 정부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몽골 정부 관계자들은 매우 적극적이었다. 장관, 청장, 국회의원, 울란바토르 부시장 등 몽골의 사회복지 정책을 결정하는 핵심주체들이 적극적으로 시간을 할애해 우리 일행을 맞아 주었다. 노동사회복지서비스청은 복지의 기본적 방향을 고용과 연결시켜 소득을 보장하는 정책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지가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소득보장이 되어야 하는데, 이는 고용이 되어야 가능한 것이고, 고용을 늘리는 부분을 복지의 영역에서 같이 고민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특히 몽골 특성상 경제성장이 고용확대로 이어지지 못하는 한계, 즉 광업중심 경제이기에 고용이 크게 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정부가 역할을 하여 고용을 늘리는 노력을 복지의 차원에서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직업전문교육 등의 사업을 함께 할 계획이다.

정부가 고용과 복지를 연결하여 복지문제를 풀어가는 방식은 한국에서도 유효한 방식으로 평가되지만 한국은 여러 가지 이유로 고용과 복지가 효과적이고 유기적인 관계를 갖지 못하는 데 비해, 몽골은 오히려 복지와 고용을 한 부처에 다루고 있어 기본적으로 문제해결의 방향을 잘 세운 것으로 보인다.

경제 악화로 빈곤층 늘어 민간역할 중요

민간 사회복지기관의 대표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교류협력을 하는 이유는 국가주도의 몽골 사회복지에 민간의 역할을 더하는 데 한국의 경험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금서비스 제공방식의 복지로는 늘어나는 빈곤층의 문제와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그 대안으로 민간의 역할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잡고 있다. 그러나 민간의 역할 자체가 없었기에 민간영역을 새로 만들어야 하는 과제가 앞에 놓여 있다.

몽골은 국가의 영역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구조에서 그 역할의 일부를 민간과 함께 책임지는 구조로 변화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저개발국의 특징 중의 하나가 서비스에 대한 고민없이 법부터 먼저 만든다는 점이다. 몽골도 사회복지관련 법이 70여개가 있다. 아동보호법, 가족보호법, 청년지원법 등이 제정되어 몽골의 가족과 아동, 청년에 대해서 국가가 보호하고 지원하는 체계로 나아가고 있다.

아동학대나 방임 등에 대한 긴급전화상담, 일시보호시설, 교육과 연수, 청년지원 등 분야별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가족을 지원해야 아동, 장애인, 노인의 문제도 완화될 수 있으며, 특히 청년에 대한 지원이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프로그램과 지원을 해야 하는가에 답을 찾지 못한 듯 했다.

가족아동청년개발청장은 “울란바토르 150만 인구 중 30%인 취약계층의 가족을 어떻게 지원할지, 어떤 프로그램을 해야 하는지, 또한 이를 위한 법은 제정하였으나 실행은 어떻게 해야 하는 지가 난감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현금지급이 아닌 분야별 복지서비스가 제공되기 위해서는 각 분야에 대한 전문적 교육이 필요해 보였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몽골사회복지협의회와 같이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도 사회복지 전문교육과 연수로 보고 있다. 몽골에 맞는 아동복지, 장애인복지, 노인복지 등과 관련된 교육과 연수를 한국과 협력하여 만들어 가는 것이다. 노하우의 나눔이 지속가능한 나눔, 개발효과성이 높은 협력의 방안이 될 것이며, 특히 한국의 경우 현장중심, 실천중심의 복지연수가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몽골의 공무원과 사회복지사들을 만나면서 여러 가지 어려움과 난관이 있겠지만 몽골의 미래가 밝게 느껴졌다. 몽골의 공무원을 만나기 전 다른 나라의 공무원들과 국제개발협력사업에 대해 미팅을 가진 적이 몇 번 있다. 하지만 이번 몽골의 공무원들만큼 열정적으로 논의하고 답을 찾고자 하는 경우는 없었다. 몽골의 복지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그들의 의지가 느껴져 반가웠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하면서 개발협력의 성패는 현지인의 의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나라를 발전시키고, 자신이 돌보는 사회적 약자의 삶을 개선시키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해당국가의 파트너가 있어야 변화는 가능하다. 사실 한국이 그 모범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을 비롯한 원조국과 원조단체들이 돈과 아이디어를 주었지만, 그 실행을 담당했던 것은 한국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자립했다. 자립의 성공요인은 한국 사람들의 주인의식이었다. 자기나라 문제를 해결하려는 주인의식이 자립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도 주인의식을 가진 파트너들이 잘 보이지 않았는데 몽골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국이 원조에서 벗어나서 자립했던 경험을 몽골과 깊이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국립과 민간시설 간 복지서비스 격차

노인요양시설, 장애인 성인거주시설, 장애인아동케어센터, 아동양육시설, 노인장애인 데이케어센터 등 몽골의 사회복지시설도 방문했다. 국가가 직접 운영하는 시설로는 노인요양시설, 아동양육시설이었고, 장애인 아동케어시설과 장애인 성인거주시설, 노인장애인 데이케어센터의 경우는 민간시설이었다. 기본적으로 국가시설은 건물과 제도가 제대로 갖추어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었다.

특히 국립 아동시설의 경우 아동들에 대한 서비스가 매우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아동 양육이 가정 중심이어야 한다고 보고, 시설구조도 가정집과 같은 구조로 만들어져 아동을 케어하고 있고 그 속에 살고 있는 아동들의 태도나 표정이 밝아보였다.

18세 이후 성인이 되어 시설을 나가게 되면 자립을 할 수 있는가를 물었을 때, 아직 그에 대한 대책은 없다고 했다. 그리고 보호와 돌봄이 필요한 아동들에 대한 종합적인 서비스도 아직 몽골에서는 제공되지 못하고 있다. 아동학대예방전화와 일시돌봄센터가 생기는 등 아동을 위한 복지서비스는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몽골에서는 노인과 장애인에게 같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다. 국립시설도 노인과 장애인 요양시설로 노인이 중심이지만 장애인도 같이 케어하고 있고, 민간에서 운영하는 데이케어센터도 노인과 장애인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경제규모나 시설, 전문성 등에 있어 아직 부족한 것이 그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장애인성인거주시설은 시설이 열악하고 서비스의 질도 부족한 것으로 보였는데, 국가의 지원이 부족하고, 민간의 힘도 미약하여 운영자의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60∼70년대 우리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아팠다.

반면 장애어린이데이케어센터는 매우 인상적이었다. 50여명의 장애아동을 아침부터 저녁까지 돌보는 시설로 공간과 설비도 매우 깨끗하고 서비스의 질도 매우 우수했다. 나름대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장애아동에 대한 치료서비스도 제공되고 있었다. 그리고 더 놀라웠던 사실은 이 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되는데, 우치르 의원이 그 비용과 운영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몽골 사회복지 관계자 교육·연수 ‘우선’

장애인과 노인을 주간보호하는 시설은 모금과 정부지원을 통해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원조를 받는 것, 몽골 내에서 모금을 하는 것, 정부의 지원을 받는 것, 이용자에게 요금을 받는 것 등 민간영역에서 추구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모색하는, 몽골에서 보기 힘든 NGO였다.

5박 6일의 여정은 민과 관이 함께 몽골의 더 나은 복지를 향해서 나아가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한국과 몽골의 사회복지협의회가 국제협력 사업을 수행하면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것도 실감했다. 먼저 몽골 사회복지 관계자들의 교육과 연수, 현장 단위의 컨설팅이 그것이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12월호(통권 112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