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희 회장, 8시간 보육원칙 실현…평가인증 공통지표 적용 계획

김용희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김용희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회장

Q | 늦었지만 취임을 축하한다. 취임한지 2개월이 지났는데 그동안 느낀 소감을 말해 달라.

“현재 보육환경이나 여건이 교직원으로서 자긍심을 갖기에는 절대적으로 미흡하다. 희망이나 기대에 못 미치는 현실에 현장 실무자들이 너무 지쳐있어 열정이나 의지마저도 사라지는 게 아닐지 걱정이다.”

Q | 앞으로 중점적으로 추진할 사업은 무엇인가?

“첫째, ‘보육교직원의 행복추구권리 존중으로 삶의 질 향상’이다. △보조교사 확보 △근로기준 준수할 수 있는 운영여건 마련 △보육교직원의 출산장려정책 연계 보육활동 지원 △원장 퇴직적립금제도 도입 △보육현장 갈등조정위원회 설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둘째, ‘어린이집 8시간 보육원칙’ 실현으로 유아교육환경과 동등한 보육환경 조성이다. △보육 및 교육서비스 질 향상 △보육교직원 처우개선 △보육교육비용 산출근거 전면 개선(8시간 보육 기준) △8시간 이상 추가 보육비용 인정 △평가인증 공통지표를 적용할 계획이다. 마지막은 ‘소통과 정보교류로 통합하고 화합하는 연합회’다. △새정부 보육공약 추진 및 실현을 위한 위원회 구성 △연합회 미션과 비전 제시 △실천전략마련 △다양한 SNS 활용 △소위원회 활동을 통한 보육 소통 △정보공유의 장 마련을 추진할 것이다.”

Q | 회장으로서의 강점과 연합회를 이끌면서 가장 가치를 두고 있는 부분은?

“회장으로서의 강점은 ‘관계’ 보다 ‘과업’ 중심적인 성향이다.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지?’에 대한 자기인식(selfawareness)이 분명한 편이다. 보육과 연합회의 어제와 오늘을 바탕으로 ‘here&now’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 앞으로 연합회를 이끌면서 존중하고 존중받는 보육, 보육에 대한 자긍심, 연합회 위상 정립을 추구할 예정이다.”

Q | 현재 어린이집의 현안은 무엇이며, 현안을 풀어내는데 있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우선 보육료 현실화를 실현하겠다. ‘어린이집 12시간 운영원칙’을 강제하고 있으나 실제적으로 현장에서는 ‘표준 보육비용’에 못 미치는 보육료를 받고 있다. 최근 발표된 ‘2018년도 최저임금 고시액’ 준용을 위해 △근로기준법 준수가 어려운 운영여건 △휴게시간 △연차휴가 △시간외근무 적정보상 등을 최우선적으로 반영하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보육료현실화’와 ‘보육교사 처우개선’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고 이미 근무여건개선을 위해 보조교사 4000명, 대체교사 1000명 배치가 국회 추경을 통과한 상태지만, 전체 보육현장의 입장에서는 아직 충분치 않다. 둘째는 사회서비스공단 관리체제에 대한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하겠다. 국공립어린이집의 사회서비스공단화로 인해 예측되는 강점도 있지만, 원장의 인사권 부재와 교직원의 순환근무제도 영유아와 보육사업 측면에서 부정적인 우려도 크다. 마지막으로 보육현안 해결을 위해 영유아와 보육교직원의 권리 추구를 중심으로 정부와 국회, 무엇보다 학부모와의 신뢰를 바탕으로 공조하고자 하며 가능한 모든 자원을 연계, 활용하여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

Q | 보육과 유아교육 통합, 즉 ‘유보통합’과 관련한 연합회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금 문재인 정부는 ‘유보통합’을 유보하고 있다. 유보통합을 하기 전에 격차해소를 우선 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어총은 유보통합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분명히 밝혀 영유아와 부모가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선택함에 있어서 차별되는 환경이나 조건의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결국 영유아의 연령과 발달에 적합한, 영유아의 이익이 최우선이 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보육환경 구축이 유보통합의 중요 열쇠다.”

Q | 보육교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평가인증 항목, 하루 일과에서 영유아의 급·간식 시간, 교직원 역할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언급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교직원 휴게시간은 선택권도 없고, 박탈 수준에 가깝다. 교직원의 인권은 아랑곳없이 언제든 자존감이 상실될 수 있는 CCTV가 동원되고, 하루 종일 영유아 보육과 교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 위한 필연적인 업무처리, 그 외에도 각종 제도와 정책이 요구하는 바를 수행하려면 ‘12시간 운영원칙’도 모자랄 지경이다. 하지만, 응당한 보상이 거의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급여가 직무를 반영하고 있지 않고,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은 기대할 수 없는 보육료 수준이다. 평가인증 준비로 밤샘을 하더라도 교통비나 질 좋은 저녁식사를 제공할 수 없고, 중간관리제도가 제도화되어 있지 않아 보육직에 대한 매력이나 자긍심을 가지기 힘들다. 이런 얘기를 할 수 밖에 없는 보육현장의 여건과 교직원의 처지가 안타까울 뿐이다. 적정 보육료가 책정되어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상보육이 시행되어 보조금 사용에 대한 책무와 규제, 평가와 점검만 강조되고 있다.”

Q | 보육에 대해 정치권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문재인 정부가 공약으로 제시한 표준보육비용 현실화, 보육교사 처우개선으로 보육교직원 8시간 근무제 추진 등은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는 사안이다. 반드시 2018년도 예산에 반영될 수 있기를 바라며, 보육현장과의 긴밀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기반으로 국가가 책임지는 보육이 실현되기를 기대한다.”

Q | 아동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되는데, 우리나라 아동복지의 현주소와 앞으로 나아갈 방향은?

“정부가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나라 모든 영유아에게 동등한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제공기관마다 격차가 있어 제공서비스에 차이가 존재한다. 어린이집에서의 아동학대 사건이 계속되고 있는 것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보육의 현주소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의 아동학대에 대해서는 관대하면서 어린이집에서의 일거수 일투족을 아동 학대와 연관지으려는 부모들의 인식은 심각한 수준이다. 아동을 포함한 교직원, 부모, 사회를 대상으로 아동권리와 복지에 대한 캠페인이나 교육, 문화 조성 사업이 계속되어 전반적인 사회인식 개선이 변화해야 한다.”

Q | 임기동안 꼭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가.

“교직원들의 자긍심 고취, 존중받는 연합회를 만들겠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7년 9월호(통권 109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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