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뚱하지만 순수한 20살 자폐증 청년의 마라톤 완주 도전기를 그린 영화 '말아톤'의 흥행 성공은 장애인을 주인공으로 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그로 인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의 벽을 조금이나마 깼다는 점에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지난 1월 27일 첫 개봉한 이래 전국 관객 520만명을 동원한 '말아톤'은 510만명을 동원했던 '살인의 추억'을 제치고 역대 한국영화 흥행 7위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는 등 사회적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우리 사회에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

전국 관객 520만명을 불러들이며 흥행신화를 창조한 말아톤. 말아톤의 성공은 그 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불을 지피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전국 관객 520만명을 불러들이며 흥행신화를 창조한 말아톤. 말아톤의 성공은 그 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불을 지피는데 큰 기여를 했다.

전국 관객 520만명을 불러들이며 흥행신화를 창조한 말아톤. 말아톤의 성공은 그 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의 불을 지피는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영화의 실존 모델인 배형진 군이 언론의 주목을 받아 TV광고에까지 등장한 것은 물론이고, 그의 어머니 박미경 씨 역시 2002년 10월에 출간했던 '달려라! 형진아'에 대한 관심과 함께 각종 단체로부터 강연 요청을 받기에 이르렀다.

방송사의 감각은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말아톤' 흥행 성공 이후 TV 오락프로그램에서는 배형진 군과 같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는 수영선수 김진호 군의 이야기를 다루는가 하면, 장애인 개그맨 박대운 씨, 장애인 MC 이창순 씨 등을 등장시켜 사회적 관심을 끌었다.

이와 함께 클론의 가수 강원래 씨의 활약도 올 한해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지난 2000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장애인이 된 그는 굳은 의지와 주위의 지지로 이를 극복, 올해 '휠체어댄스' 등을 선보이며 가수로 컴백했다.

가수 강원래 씨의 재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최근 사회의 장애인에 불합리한 차별을 타파하는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가수 강원래 씨의 재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최근 사회의 장애인에 불합리한 차별을 타파하는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가수 강원래 씨의 재기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줬다. 그는 최근 사회의 장애인에 불합리한 차별을 타파하는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최근 방송사 인터뷰에서 밝혔듯이 하반신 마비 선고 후 좌절과 분노의 나날을 보내면서 자살까지 시도해봤던 그였지만 지금은 5년만의 콘서트를 앞에 두고 있는 등 당당히 장애인으로서의 새 삶을 꾸려가고 있다. 특히 장애인들의 현실에 눈을 뜬 그는 '사회복지의 날' 기념식이나 '장차법 제정을 위한 문화제' 등에 나서 장애인들을 격려하는 한편 장애인들의 권익을 위한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물론 부정적인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사회 구조적 문제에 대한 접근과 해결책 없이 단지 웃음과 감동의 소재로서만 대상화된다라든가, 이미 유명 인물이었던 강원래 씨나 중산층 이상의 가정으로서 어머니의 무한한 헌신이 가능했던 배형진, 김진호 군처럼 특수한 경우를 일반화시킨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조작할 수 있는 빌미가 된다는 지적이 그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말아톤'과 강원래 씨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목표를 위해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우리 이웃이라는 것을 몸소 증언했다는 점에서 그 성과와 의미는 결코 작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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