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부터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18대·제19대 회장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한 걸음 한 걸음씩 뛰다보니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박진우 노인복지중앙회 회장
박진우 노인복지중앙회 회장

 

Q | 지난 2010년 4월에 회장직에 취임, 6년 동안 한국노인복지중앙회를 이끌어 왔다. 이제 곧 임기를 마치는데 소감을 말해 달라.

 

"2010년 4월부터 한국노인복지중앙회 제18대·제19대 회장 역할을 수행하는 동안 한 걸음 한 걸음씩 뛰다보니 어느덧 6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되돌아보니 잘했던 것보단 아쉬운 점이 많이 생각난다. 부족한 저를 믿고 따라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

 

Q | 임기동안 가장 큰 성과를 꼽아 달라.

"노인복지시설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양로시설에 관심이 많았다. 양로시설에 대한 기능보강 지원을 확보하여 노후화된 시설을 개보수하는 등 양로시설 환경개선에 노력했다. 또 '노인요양시설 직무매뉴얼', '인권매뉴얼'을 제작·배포하고 인권강사 양성 및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인권교육을 정기화하여 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 질 및 인권향상에 앞장선 공로로 2014년 12월 세계인권선언 제66주년 기념식에서 '2014 대한민국 인권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리고 비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노인장기요양기관의 법인세 문제 해결, 운영충당적립금 및 시설환경개선준비금 재무회계규칙 개정, 지방세특례제한법 적용 등 시설에 대한 세법개선의 성과를 이뤘다. 그리고 노인장기요양시설의 수가인상을 위해서라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다양한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수가인상에 최선의 노력을 다해 2013년5.0%, 2014년 6.53%가 인상되는 결실을 맺기도 했다."

 

Q | 지난 6년 임기동안 아쉬운 부분도 많을 텐데….

"노인장기요양기관들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법과 제도가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많다. 장기요양기관 재무·회계규칙 관련 법안이 법사위에서 아직도 계류 중인데 빠른 시일내에 통과되어 시설운영의 투명성이 확보되길 바란다. 그래서 어르신을 위한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착한 시설들이 손해보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또한 제18대 회장선거 공약이었던 정책연구소를 2011년 2월에 설립하여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수가 적정성 연구보고서', '장기요양기관 운영 및 임금실태 변화에 관한 연구' 등 연구활동과 아울러 국회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서비스 질과 수가 적정한가?', '노인장기요양기관 서비스인력 이대로 좋은가?' 등을 주제로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나, 이후 정책연구소를 법인으로 설립하지 못한 한계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Q | 노인복지계가 당면한 가장 큰 현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면….

"시설운영의 어려움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된 지 8주년을 맞고 있지만 아직도 노인장기요양시설의 안정적 운영에 대한 걸림돌이 많다. 특히,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병원과의 역할 불분명, 지역별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인한 시설의 난립과 부족 현상,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부족, 안정적이지 못한 노인요양수가, 지역별 공실률 편차 등으로 클라이언트 입장에선 상황과 욕구에 맞는 시설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 시설을 운영하는 입장에선 경영난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인복지시설의 공공성 강화가 필요하다. 노인복지시설의 공공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가 제도적·행정적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를테면, 종사자의 처우개선, 요양시설과 노인요양병원과의 역할 구분, 윤리경영, 요양보호사의 보수교육 법제화 등이 이뤄져야 한다. 특히, 종사자의 처우개선은 가장 시급한 문제로 공적 재원 투입이 꼭 필요하다. 민간자본을 노인복지 쪽에 투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그에 따른 문제가 적지 않다.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의 전문성은 결국엔 노인복지서비스의 전문성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당연히 공공성으로 봐줘야 한다."

 

Q | 노인장기요양기관과 노인요양병원과의 역할 정립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현재 노인요양시설과 노인요양병원은 그 역할이 애매모호하고 경계도 불분명해 걱정이 크다. 따라서 노인요양시설은 돌봄과 같은 복지적 서비스를 주요 목적으로 하고, 노인요양병원은 치료를 주요 목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즉, 노인요양병원은 일정 기간 치료를 목적으로 입퇴원을 한다면, 노인요양시설은 일상생활케어(돌봄이나 수발)를 바탕으로 다양한 복지프로그램과 기본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으며 남은 생을 편안히 보낼 수 있는 보금자리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이제는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물음 못지않게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높다. 단순한 생명 연장이나 보호자의 선택에 의해서가 아니라 남은 생을 주체적으로 결정하고자 하는 노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그분들의 고민에 귀 기울여야 한다. 그래서 천편일률적인 서비스가 아닌 각 시설마다 치매전문케어, 호스피스완화의료 연계, 자연친화적 환경 제공 등 특성화를 이루어 어르신들이 본인의 욕구에 맞게 시설을 선택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Q | 회장께서는 임기동안 전국의 회원시설을 둘러보고 회원들을 만났을 텐데, 그들의 가장 큰 욕구는 무엇인가?

"노인복지시설 종사자의 가장 큰 욕구는 인건비와 운영비의 현실화다. 인건비와 운영비의 현실적인 대처없이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로 계속 남기는 어려울 것이다. 노인복지시설 종사자도 우리 사회에서 하나의 전문 직업인으로 자리 잡아야만 한다. 따지고 보면, 이들의 욕구가 불가능하거나 엄청난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저 최저임금 수준은 면하고 싶고, 이직을 생각하기보다 안정적인 직업 생활에 대한 지극히 소박한 욕구인데도 그 욕구를 이루기가 매우 어렵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Q | 회장 임기를 마치면서 정부와 사회에 하시고 싶은 말씀은?

"우리사회에서 노인복지서비스를 비롯한 사회복지 욕구는 점점 전문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복지시설 종사자의 처우와 임금은 어떤가. 최저임금 수준의 처우에선 결코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고 최상의 전문가를 확보하기도 힘들다. 우리 어르신들은 전쟁과 가난을 겪으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 희생하신 분들로 마땅히 섬김받아야 하는 분들이다. 또한 우리도 언젠가는 모두 노인이 된다. 우리사회에서 노인복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필수사항을 수행하는 데에 필요한 제반 경비나 제도를 언제까지 좌시하고 놔둘 것인가. 이제 생각에만 그치지 말고 우리사회와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주기를 바란다."

 

Q | 곧 임기를 마치는데,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현재 경북사회복지협의회장으로, 복지법인의 대표이사로 재임하고 있다. 앞으로도 한국노인복지중앙회의 회원으로서 우리 중앙회와 노인복지 발전을 위해 힘닿는 대로 최선을 다해 돕겠다."

 

Q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제18대·제19대 회장을 역임하면서 힘든 일도 많았지만 회원시설의 격려와 지지로 힘을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응원해주신 회원시설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 잊지 않고, 앞으로도 노인복지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6년 2월호(통권 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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