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월 27일부터 나흘간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큰 사회복지 관련 대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봉주 서울대학교 교수
이봉주 서울대학교 교수
올해 6월 27일부터 나흘간에 걸쳐 세계에서 가장 큰 사회복지 관련 대회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바로 Joint World Conference on Social WorkEducation and Social Development 2016(이하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이 그것이다.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는 이번이 4차 대회로 격년으로 열리는 사회복지계의 가장 큰 국제 대회이다.

 

이 대회는 학술대회로서의 의미를 넘어 국제 사회복지계의 화합과 축제의 행사이며 공동의 의제를 만드는 장이기도 하다. 이번 서울 대회에도 전 세계 90여개 국가에서 약 3000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사회복지대회는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IASSW), 국제사회복지협의회(ICSW), 국제사회복지사연맹(IFSW)이 공동주관하는 대회이다. 원래는 각 국제단체마다 따로 개최하던 국제대회들을 통합해서 2010년에 통합 제1차 대회를 홍콩에서 개최했다. 그 후 2012년의 스웨덴 제2차 대회, 그리고 2014년 호주 제3차 대회를 거쳐 이번에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제4차 대회를 유치하게 된 것이다.

 

공동주관 단체들의 면면만을 보아도 왜 세계사회복지대회가 사회복지계의 가장 큰 상징적인 통합의 장인가를 알수 있 다. 국제사회복지교육협의회는 전 세계 대학 사회복지교육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국제사회복지협의회는 기관과 시설들의 대표협의체다. 국제사회복지사연맹은 전 세계 사회복지사들을 대표하는 기관이다. 이 3개 단체가 공동주관한다는 의미는 사회복지계의 3대축이라 할 수 있는 교육기관과 연구자, 서비스 기관과 행정가, 그리고 현장의사회복지사들이 결집해서 사회복지계의 현안을 논의하고 그 발전방향을 모색한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이 대회는 명실 공히 세계 사회복지계를 대표하는 최대, 최고의 행사인 것이다.

 

세계 사회복지계 대표하는 최대 행사

 

세계사회복지대회가 가지고 있는 대표성을 구현하기 위해 이번 한국대회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한국사회복지교육협의회, 한국사회복지사협회, 서울시복지재단 등 4개 단체가 주최하게 된다. 앞의 세 기관은 국제 3개 단체의 한국 대표 격으로 공동주최에 참여하고 있다. 서울시복지재단의 경우는 이번 대회가 서울에서 열리는 만큼 서울이라는 개최장소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공동주최에 참여하게 됐다. 이 4개 공동주최 단체는 스웨덴 제2차 대회 이후 세계대회를 유치하는 과정부터 현재 대회를 약 4달 정도 앞둔 현 시점까지 상호 연계와 협력의 모습으로 성공적인 대회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사회복지와 사회개발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과 사회의 복지(well-being) 증진이다. 이러한 사회복지 영역의 궁극적인 목적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의 대주제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증진'으로 결정됐다. 이번 대회의 목적은 실천, 정책, 교육, 연구, 사회개발 등의 다양한 분야가 한 자리에 모여 전 세계적으로 어떻게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증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데 있다.

 

'인간의 존엄과 가치 증진'이라는 대회주제 아래 이번 대회는 기조강연, 심포지엄, 워크숍, 구두 논문발표, 그리고 포스터 세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세계 사회복지계를 대표하는 대회라는 격에 맞게 이번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 프로그램의 양과 종류도 가히 매머드급이다. 우선 기조강연 세션만도 4개에 이른다. 심포지엄은 약 50개, 그리고 워크숍은 약 35개 정도가 열리니 심포지엄과 워크숍을 포함한 대형 세션만 해도 80여개가 넘게 열리게 된다. 구두발표와 포스터 세션은 빈곤, 폭력, 인권, 사회적 보호, 지역개발, 노년, 아동복지, 정신건강, 양성평등, 이주, 휴먼서비스 테크놀로지 등 총 25개의 대회 소주제별로 열리게 된다. 현재까지 접수된 현황을 보면 전 세계에서 약 1100개의 구두 논문발표와 500여개의 포스터 발표가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회의 특징 중 하나는 대회 전 프로그램에 걸쳐 현장 실천가들의 참여를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회의 주최기관과 성격에서 볼 수 있듯이 세계사회복지대회는 단순한 학술대회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회복지학은 응용학문이고 실천학문이라는 의미는 사회복지 연구와 교육이 실제 사회문제의 해결에 도움이 되지 못 한다면 그 존재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사회복지학이 존재의미를 가지기 위해서는 현장적용성이 그 만큼 중요하다. 사회복지의 발전을 위해서는 연구와 교육, 시설과 기관,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3대 축이 같이 고민하고 소통하며, 연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계적인 차원에서의 그러한 노력의 상징적인 정점이 세계사회복지대회여야 한다는 생각에서 2016 대회에서는 실천현장의 참여를 강조했고 실제로 각종 프로그램에서 그 참여가 활발한 것이 이번 대회의 특징 중 하나다.

 

이번 대회가 가지는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유엔이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를 2015년에 발표한 후 첫 번째로 이루어지는 가장 큰 규모의 사회복지대회라는 점이다. 유엔은 2000년부터 2015년까지 15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빈곤을 반으로 감소시키자는 새천년개발목표(Millennium DevelopmentGoals, 이하 MDGs)를 추진한 바 있다.유엔은 MDGs의 성과와 한계를 교훈 삼아 2016년부터 앞으로 15년 동안 달성하고자 하는 새로운 발전목표로 SDGs를 제시했다. SDGs는 MDGs에 비해 그 내용이 매우 포괄적일뿐만 아니라 그 추진방법도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MDGs가 절대빈곤 해소를 위한 외부로부터의 지원을 강조했다면, SDGs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 단순 지원을 넘어 해당 국가나 사회가 스스로 도울 수 있는 있는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협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방식의 SDGs를 성공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이 상호 파트너로서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주는 가교(bridge)의 역할이 중요하다.

 

현장 실천가 전 프로그램 참여

 

유엔 SDGs 이후 첫 번째로 열리는 세계사회복지대회를 한국이 주최한다는 의미는 바로 한국이 그러한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것이다. 한국은 7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에 해외원조를 받던 가장 빈곤한 국가 중 하나에서 해외원조를 하는 선진국으로 발전한 세계에서 유일한 국가이다. 한국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모두 경험한 국가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어떻게 하면 스스로의 역량을 키울 수 있는가에 대한 노하우를 축적한 대표적인 사례이다. 한국에서 열리는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가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사회복지와 사회개발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여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공동의 의제를 논의하고 추진전략을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번 세계사회복지대회는 전 지구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사회복지와 사회개발의 최신 트렌드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일 것임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그러한 학습의 기회로만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제까지의 한국의 사회복지가 주로 외국의 것을 수입해서 적용하는 방식이었다면 앞으로의 과제는 우리 실정에 맞는 우리 고유의 모형을 개발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모형을 전 세계에 필요한 곳에 소개하고 '수출'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대회는 한국의 사회복지를 소개하고 그 모형을 세계로 '수출'하는 역할로의 변화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 사회복지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이번 2016 세계사회복지대회가 가장 성공적인 세계대회로 기록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 : 이봉주 세계사회복지대회 조직위원회 사무총장

 

*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2016년 2월호(통권 90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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