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노인의 복지관 문화를 확산시켜 어르신들이 우리사회의 리더로서 활동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이호경 회장, 신 노년상으로 자립·존경·공헌·지혜로운 노인 제시

 

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사진
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 사진
노인복지관은 우리나라 민간노인복지 전달체계의 중심기관이다. 노인복지관은 노인의 건강, 여가, 일자리, 사회참여, 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는 250개 노인복지관들이 운영 노하우와 정보 교환 등을 통해 노인복지증진 최전선에 위치하도록 지도하는 조직체다. 노인복지관협회 회원기관 250개에는 600여 종사자가 있다. 복지관에 등록한 어르신은 160만명에서 180만명에 이른다.

 

이호경 한국노인종합복지관협회장은 "저출산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며 "전문가 집단으로서 고령사회의 대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회장은 "고령사회는 피해갈 수 없으므로 정도로 갔으면 한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게 오래 살다 가실 수 있도록 예방적 서비스에 중점을 두는 정책과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9988234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99세까지 88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4(死) 죽자는 뜻이다. 어르신들은 잔병치레 없이 건강하게 오래 살다 하루아침에 죽는 것을 일생일대의 축복이라고 여긴다. 사는 동안 건강하게 사는 게 최고의 복지다."

 

노인의료비가 급증하면서 노인부양은 국가와 가족, 그리고 어르신 본인에게도 부담이다. 따라서 건강하게 장수를 누리는 것은 본인과 가족에겐 축복이 라는 것이 이 회장의 말이다.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게 최고 복지

 

이 회장은 "노인복지관을 이용하는 어르신들에게 건강유지 프로그램 제공을 통해 자존감을 높여주고 노후를 체계적으로 대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자신의 건강을 챙기도록 하는 예방적 복지서비스는 어르신 최대 욕구이자 삶의 목표"라고 했다. 노인복지관의 중요한 기능이 '건강서비스'라고 얘기하는 이 회장은 "정부와 정치권에 이러한 노인복지관의 역할을 아무리 강조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신 노년문화'를 강조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 인식제고를 통한 새로운 노년문화 창출과 변화하는 미래사회의 건강한 신 노년문화 정립을 위해 노인복지관협회는 '시니어코리아'대회를 열고 있다. 노인의 권익과 노인복지서비스, 사회참여 등을 위한 신 노인의 의견소통 자리를 마련하여 새로운 신 노인상을 제시하고 긍정적 노인 이미지로 변화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노년층 진입이 시작되는 2020년을 노인복지관은 대비해야 한다. 노인들도 사회에서 봉사활동 등의 역할을 하며 사회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하자는 것이 '신 노년문화'다."

 

2011년 서울 잠실체육관에서 1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첫 행사를 열었는데, 당시 정부 지원을 한 푼 받지 않고 대회를 치러 눈길을 끌기도 했다.

 

노인복지관협회는 자립하는 노인, 존경 받는 노인, 공헌하는 노인, 지혜로운 노인을 신 노년상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나라 노인인구는 현재 662만명에서 2030년에는 1269만명으로 2배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노인인구 비율도 올해 13.1%에서 2030년 24.3%로 늘어나 인구 4명 중 1명이 노인이 된다. 노인일자리 사업은 신 노년상에서 첫째인 자립을 의미할 정도로 고령사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정책이자, 노인들의 욕구다.

 

일할의사가 있고 능력이 있는 노인은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이회장의 지론이다. 노후생활 안정을 위해서는 일자리 정책을 통해 노인들의 소득을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복지관에서 펼치는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하는 노인근로자에 대한 보건복지부와 고용노동부의 해석에 차이가 있다. 300명 이상을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시키면 고용보험률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장애인의무고용 부담금도 물어야 한다. 정부가 위탁한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에는 너무 가혹한 처사가 아닌가. 노인일자리사업은 복지정책 쪽으로 가야 하는데 고용부가 손을 놓지 않고 있다. 부처 간 헤게모니 싸움에 노인복지관만 새우등이 터지는 형국이다."

 

노인복지관협회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함께 중국에 우리나라 노인복지관 프로그램을 전수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회장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일한 노인복지관의 우수한 프로그램을 보급한지3년째인데 중국이 배우려는 의지가 대단해 흡수력이 빠르다는 것이다. "건물 리모델링이나 장비 구입 등 하드웨어 분야는 우리가 전수해주는 대로 척척 해낸다. 일단 연변조선족자치주에서 시작했지만 산둥성 등 중국 전역으로 복지관 프로그램을 전파하려고 한다. 외원을 받는 국가에서 이렇게 우리나라의 복지프로그램을 전수해주는 것에 대해 뿌듯한 자부심과 함께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여가'에 묶인 노인복지관 개념 재정비 필요

 

노인복지관협회는 독거노인지원종합센터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독거노인은 노인 5명 중 1명으로 올해 현재 13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홀로사는 노인은 가족, 친구, 이웃 등 사회적 관계망과의 교류가 단절되고 사회적 역할상실에 따른 외로움과 고립감 등에 시달린다. 이에 따라 2011년 보건복지부로부터 위탁받은 독거노인지원종합센터는 생활관리사가 요보호 독거노인에게 정기적인 안전확인을 통한 정서적 지원을 도모하고, 건강 영양관리 등의 생활교육, 복지서비스 자원발굴, 연계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은 노인학대 예방과 노인인식 개선을 통해 행복한 노후생활 영위 및 노인복지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노인학대 예방 및 해결을 위한 정책개발, 노인학대 사례 발굴에 나선다.

 

이 회장은 "두 기관을 운영할 전달체계를 가진 곳은 우리밖에 없다"며 "건강과 학대는 노인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로서 전문가집단인 노인복지관에서 책임을 갖고 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노인복지관이 이 같이 여러 전문분야에서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데도 '여가'에 묶여 있다고 진단한다. 노인복지관의 개념과 역할을 재정비해 시대적 흐름에 맞는 독거노인 문제와 노인인권침해 등에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노인복지기본법'을 제정해 중복서비스를 방지하고 노인복지서비스 예산을 확대해야 노인문제 해결의 출구가 보일 것"이라며 "현재 개별법에 산재해 있는 노인복지 분야를 재정비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절실하다"고 역설했다. 노인복지관의 선진적이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대한 자신감도 이 회장의 말에는 묻어있다.

 

고령사회에서 노인복지관은 노인서비스 전달체계로서 더욱 굳건한 자리에 위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신 노년문화 전파 등 노인복지관 위상에 걸맞은 사회운동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는 과제도 떠안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노인에 의한, 노인을 위한, 노인의 복지관 문화를 확산시켜 어르신들이 우리사회의 리더로서 활동하는데 부족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앞으로도 힘이 닿는 데까지 노인문화와 노인인식 개선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이 기사는 월간 복지저널 10월호(통권 86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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