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이냐 분배냐'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이 성장론자들을 '반복지' 세력으로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성장이냐 분배냐에 대한 논란이 가라앉고 있지 않은 가운데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이 성장론자들을 '반복지' 세력으로 비유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다음은 이정우 특별보좌관이 22일 롯데호텔 사파이어볼룸에서 열린 'OECD 국가의 사회지출과 경제성장' 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재구성한 것.

Q. 양극화의 심화와 관련, 현 참여정부가 분배 위주의 정책만 편다는 비판이 강하다.
A. '분배주의다', '좌파다'라는 정확성 없는 논리가 성행하고 있는데, 외국 학자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주장들이다. 오히려 극단적인 시장주의를 극복해 양극화를 해소해야 하는데,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보수적인 언론과 학계가 공격하고 있는 것이다.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은 현재의 성장 우선주의적 논리는 보수 언론과 학계의 여론몰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분배와 성장은 수레바퀴의 두 바퀴와도 같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은 현재의 성장 우선주의적 논리는 보수 언론과 학계의 여론몰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분배와 성장은 수레바퀴의 두 바퀴와도 같다고 강조했다.

이정우 대통령정책특별보좌관은 현재의 성장 우선주의적 논리는 보수 언론과 학계의 여론몰이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분배와 성장은 수레바퀴의 두 바퀴와도 같다고 강조했다.Q. 그렇다면 당신 주장대로 재분배를 하면서 성장이 가능한가?
A. 자산의 재분배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주장은 이미 70년대 등장한 내용이다. 1980년대 들어 신자유주의 나오면서 잠시 잊혀졌지만, 분배가 개선되는 것이 오히려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는 수없이 쏟아져 나왔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연구결과들이 쏟아져 나왔나?
A.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소득이 불평등한 나라일수록 다수의 가난한 사람들이 세금을 많이 거두어 재분배하기를 원하는데 이럴 경우 경제의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이 성장에 유해하다는 것이다. 둘째, 소득이 불평등한 나라일수록 사회가 불안정하고, 투자를 안하고, 경제성장이 떨어진다. 셋째, 경제가 불평등하고 자본시장이 불안정하면 가난한 집 아이들의 인적자원에 대한 충분한 투자를 할 수가 없다. 결국 과도한 불평등이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를 저해해서 경제성장을 떨어뜨린다.

Q. 하지만 복지국가 위기론이 팽배한 것은 사실 아닌가?
A. 물론 그렇긴 하지만 위기론을 재검토하는 연구도 많이 나왔다. 우린 흔히 미국 체제와 같은 앵글로색슨모델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 복지중심적인 스웨덴과 같은 노르딕모델을 살펴볼 때, 앵글로색슨 모델과 성장률에서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최고의 효율성과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 노르딕 모델임을 알 수 있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복지지출은 아직 미약하다는 이야기인가?
A. 그렇다. 보수적인 진영에서는 한국이 과도한 지출을 하고 있어서 성장을 방해한다고 비난하지만, 한국의 복지지출은 1만달러 시대의 다른 나라와 비교해볼 때 아직 낮다. 다른 나라들은 복지국가에서 후퇴하지 않느냐는 지적도 있는데 그들 나라는 이미 너무 높은 산에 올라간 뒤 내려오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제 겨우 높은 산에 올라가는 중이다. 다른 나라가 하산하니까 이제 막 올라가는 우리가 하산하자는 것은 너무도 사태를 못 보는 것이다.

Q. 실제 어느 정도로 미약하다는 이야기인가?
A. 공공서비스 지출이 30%에 달하는 스웨덴은 차치하고, 보수진영이 참고하는 미국만 보더라도 공공서비스 비중이 15%다. 한국은 겨우 5%다. 한국이 얼마나 분배를 무시하고 성장일변도로 달려왔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Q. 그렇다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무엇을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A. 우선은 너무나 약한 사회지출을 늘릴 필요가 있다. 많은 저항과 반대가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의 주장이 틀렸다고 증명해낼 것이다. 우리는 지금 '반복지'라는 거대한 차가운 빙벽 앞에 서 있다. 녹이고 깨나가야 한다. 우리처럼 성장에만 집중되어 있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찾을 수가 없다. 그 다음은 복지 행정의 효율성, 즉 전달체계를 개선해 자원이 낭비되지 않고 가난한 이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또 급속한 고령화 및 저출산에 대비한 아이디어 창출과 자산의 분배 역시 중요하다.

Q. 자산의 분배라는 것은 무엇인가?
A 우리에게 있어서는 부동산, 주식, 인적자원이다. 특히 부동산은 우리나라 빈부격차의 주범이다. 가계자산의 절반이 부동산인 우리나라는 부자와 가난한 자의 건널 수 없는 강이기도 하다. 수십년 동안 방치되어 온 부동산 천국을 철폐하겠다. 과거 부동산을 불 질러서 경기를 부양해온 정부들의 길을 가지 않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확실히 치료하고 퇴원해야 마땅하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각국의 역사와 사례를 들어 사회지출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각국의 역사와 사례를 들어 사회지출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이날 심포지엄 참석자들은 각국의 역사와 사례를 들어 사회지출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했다.
Q. 보다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복지대책은 있는가?
A. 일자리 창출만큼 좋은 복지는 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금 노력을 다하고 있다. EITC제도와 노사정 사회협약 등도 그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준비하고 있는 내용들이다. 노사를 비롯한 사회집단들의 대화와 토론을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방치된 빈곤 아동들을 위한 식사제공이나 방과후 교육 등 사회안전망 강화도 같은 맥락이다.

Q.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A. 한국경제는 고도성장으로 세계의 칭찬을 받아왔다. 그 과정에서 학자나 언론, 일반국민까지 성장과 분배사이를 선택적인 것으로 봤다. 즉 두 마리 토끼로 봤다. 다른 목소리를 분배주의, 좌파라며 극단적인 매도를 가했다. 이제 바뀌어야 한다. 40년간 한쪽으로 치우친 나라가 어디 있나. 다른 나라처럼 정상적인 대화와 토론을 통해 균형을 찾아야 한다. 두 마리 토끼가 아니라, 수레의 두 바퀴가 성장과 분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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