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수준의 사회복지전달체계를 더욱 촘촘히 갖추고 그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민과 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차흥봉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차흥봉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장지난해 4월 '공중화장실 생활 3남매'가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공중화장실에서 어린 3남매가 변기를 식탁 삼아 밥을 먹고, 또 잠은 지하철에서 자며 노숙생활을 하는 장면이 TV를 통해 방영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사연이었다.

 

보건복지부는 이를 계기로 복지사각지대 발굴 및 보호를 위한 전국 일제조사를 실시했다. 기초수급자 등 기존 복지대상 이외의 지자체의 행정력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 있는 빈곤계층을 일제점검하고 이들에 대한 보호방안을 강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어 정부는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각 부처 복지사업의 대상자 선정과 중복 여부 등을 점검ㆍ조정하고, 사업의 신설 또는 변경 시 사전협의를 의무화했다. 또한 사회복지통합관리망을 중앙부처 복지사업 전체로 확대, 서비스의 누락과 중복을 방지토록 하고, 복지담당공무원을 2014년까지 총 7,000명을 확충, 시ㆍ군ㆍ구별로 '희망복지지원단'을 구성하여 지역별 통합 사례관리를 실시토록 하는 등 사회복지전달체계를 강화했다.

 

사회정책은 누구에게(eligibility), 무엇을(benefit), 어떻게 나누어 주느냐 하는 것(delivery)과 이에 소요되는 경비를 어떻게 마련하는가(finance) 하는 네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 어떻게 나누어 주는가 하는 문제, 즉 사회복지전달체계는 사회정책 발전의 초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서비스의 범위가 확대되고 프로그램의 종류가 다양화될수록 정책의 효율성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지난 20세기 후반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우리나라는 선진국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 그동안 사회복지도 상당히 발전하여 선진복지국가의 모습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선진복지국가 진입을 앞두고 급증하는 복지수요를 정부에만 의지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공중화장실 생활 3남매 방송 이후 곧바로 복지소외계층 상시 발굴ㆍ지원 및 민간자원 연계방안 연구를 실시하고, 전국 5개 지역에서 복지소외계층 발굴지원단인 '좋은 이웃들' 봉사단을 조직,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올해 2월 15일 창립 60주년을 맞아 CI를 'SSN'으로 새롭게 바꾸었다. SSN은 사회서비스 네트워크(Social Service Network)의 준말로서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60돌을 맞아 사회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모든 국민들을 위해 민과 관의 가교로서 민ㆍ관의 연계와 협력을 이끄는 우리나라 사회복지전달체계의 중심기관으로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올해 새 CI 'SSN'의 선포와 더불어 '좋은 이웃들' 봉사단을 대폭 확대했다. 전국 30개 시ㆍ군ㆍ구 사회복지협의회에 'SSN센터'를 설치하고 복지소외계층 발굴 및 민간자원연계사업을 본격 추진토록 한 것이다. 'SSN센터'는 이ㆍ통ㆍ반장, 부녀회장, 각종 배달원 등으로 구성된 '좋은 이웃들'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소외계층을 발굴하여 1004봉사단, 푸드뱅크 등 각종 민간자원을 연계하여 도와줌으로써 사회복지협의회가 명실공히 사회서비스 네트워트의 중심이 되겠다는 복안이다.

 

사회정책이 추구하는 국민 개개인의 복지는 결국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일선 사회복지전달체계의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회수준의 서비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사회수준의 사회복지전달체계를 더욱 촘촘히 갖추고 그 내실을 다지기 위해서는 민과 관이 힘을 합쳐야 한다. '좋은 이웃들'은 가가호호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지역사회의 실정에 아주 밝은 사람들이다. '좋은 이웃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도움이 필요한 곳과 도움을 주는 곳을 연결하는 사회복지의 첨병으로 확고하게 자리 잡게 되면 복지사각지대는 효과적으로 해소되고, 국민의 복지에 대한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이다. '좋은 이웃들'에 대한 많은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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