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지구. 그러나 지구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인구 증가, 쓰레기 더미, 산성비, 깨끗한 물의 부족, 생태계 파괴, 열대 우림의 황폐화 등 이루 나열하기 힘들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그리고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지구. 그러나 지구는 지금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대기 오염, 지구 온난화, 인구 증가, 쓰레기 더미, 산성비, 깨끗한 물의 부족, 생태계 파괴, 열대 우림의 황폐화 등 이루 나열하기 힘들 정도다.

'그린(녹색)'이라는 말은 맑고 깨끗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환경보호운동에 주로 쓰인다. 전세계적으로 수없이 많은 환경단체들 중에서도 '그린피스(Greenpeace)'는 지구환경의 파수꾼으로 우리들의 화제에 자주 오르고 있다. 그린피스는 고래 남획을 막기 위해 고무보트를 타고 대형 포경선에 맞서는가 하면, 죽음을 무릅쓰고 핵실험장 한복판에서 반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특히 지난 1993년 동해에서 있었던 러시아의 핵폐기물 투기 때, 러시아 군함으로부터 물대포 세례를 받는 대원들의 모습은 아직까지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러나 '그린'이라는 개념은 '사회복지'와 무관하지 않다. 환경운동이 자연과 인간이 하나되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녹색세상 건설을 목적으로 하듯, 사회복지는 궁극적으로 모든 사람이 더불어 함께 잘 사는 공존공영의 공동체사회 실현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그러나 사람이 사는 곳에 불행이 없으리라고는 기대할 수 없다. 누구나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거나 질병에 걸릴 수 있다. 스스로 원하여 가난해진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인간의 힘으로 노령과 죽음을 막을 수는 없다. 사회복지는 바로 이와 같은 사회적 위험을 최소화하고 장애인, 노인, 저소득층 등 사회취약계층이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삶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데 목적이 있다.

환경보호와 사회복지가 무관하지 않다는 점은 법ㆍ제도적으로 보면 더욱 명확하다. 우리나라 헌법의 사회복지관련 조항을 보면 전문에서 '국민생활의 균등한 향상'을 선언하고, 기본권 조항에서 '모든 국민의 인간다운 생활' 보장과 '사회보장ㆍ사회복지에 관한 국가의무' 규정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를 천명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국가', '복지사회'라는 말도 요즘 자주 나온다. '복지국가'와 '복지사회'라는 말은 무슨 뜻일까? 18~19세기 서구사회에서는 자유주의 사상과 자본주의 경제에 입각해 산업화가 진전되었지만 극단적인 자유방임의 결과 빈부격차의 심화, 산업재해와 직업병, 구조적 실업 등 여러 가지 폐단이 드러나게 됐다. 그리하여 20세기 전반기부터는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그대로 유지하되 국가가 보다 적극적으로 완전고용과 사회보장을 실현하는 '복지국가'로 전환됐다.

그러나 이러한 복지국가도 사회보장을 위한 재원조달, 완전고용정책에서 파생되는 인플레이션 문제 등 한계점에 부딪히게 되어 1960년대 초부터는 정부에 의한 최저생활의 보장뿐만 아니라 사회전체의 책임과 참여를 강조하는 '복지사회'라는 개념이 출현하게 됐다.

오늘날 사회복지는 의ㆍ식ㆍ주의 문제는 물론 '요람이전부터(가족계획ㆍ모성보호ㆍ태아건강관리 등)' '무덤이후까지(장례문화ㆍ묘지정책 등)' 모든 국민의 전생애에 걸쳐 있다. 저소득 소외계층에 대한 보호 또는 지원사업도 단순히 수혜를 받는 당사자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결코 국민 모두와 무관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예컨대 노동능력은 있으나 취업이 되지 않아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자활지원사업은 일차적으로 이들 저소득층의 소득증대와 복지향상을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자활지원사업의 효과는 사회취약계층을 생산적 주체로 형성함으로써 국가의 총체적 역량을 늘리고 소득격차와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는 등 국가발전으로 이어져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 되는 것이다. 그것은 어두운 그늘이 사라지는 만큼 밝고 따뜻한 양지가 넓어지는 이치와 같다. 저소득 소외계층을 국가가 보호하여 주고, 이들을 이웃이 온정의 손길로 도와주는 것을 '사회복지'라 하는 것은 바로 이와 같은 논거에 있다.

사회복지에 대한 참여라 하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능력껏, 정성껏 도와주면 되는 것이다. '십시일반'이라는 말과 같이 적은 정성이라도 모이고 쌓이면 큰 힘이 되는 것이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는 가정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저소득가정의 백혈병ㆍ소아암 어린이들을 위해 '어린이 새생명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그 동안 6,300여명의 어린이들에게 총 211억원의 진료비를 지원해 어린 나이에 암의 고통과 싸워야하는 어린 새싹들에게 새생명을 안겨주었다.

우리나라에서 백혈병ㆍ소아암 등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어린이는 약 5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 어린이는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치유가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많은 환아들이 경제적 이유로 소중한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저소득가정의 백혈병ㆍ소아암 어린이들의 딱한 사정이 방송을 통해 보도되자 일부 병원에서는 무료시술증서를 보내주기도 했으며, 전국에서 헌혈증서가 끊임없이 답지되고, 고사리 손으로 돼지저금통을 깨 성금을 내준 유치원 어린이에게까지 국민의 참여가 줄을 이었던 것이다. 작은 물방울이 바위를 뚫을 수 있다는 말을 입증했다.

자연환경을 보호하고 '녹색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그린벨트'를 정하듯, 가난한 자와 불행한 자, 그리고 약한 자를 돕고 '복지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휴먼그린벨트'를 설정하는 것은 어떨까? '그린21C' 독자 여러분의 관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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