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의 본질은 인간 사랑이며, 사회복지의 정책 목표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중산층 중심의 나눔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 사회복지법인 탐방! - 선진복지사회 앞당기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차흥봉 회장]

차 회장,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등 의욕적 '행보'

"사회복지의 본질은 인간 사랑이며, 사회복지의 정책 목표는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중산층 중심의 나눔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으로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인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이하 협의회) 회장은 "우리 사회의 이슈인 양극화, 인구 고령화, 가족의 변화 등으로 복지에 대한 수요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면서 "사회복지 분야 국내 대표적 단체의 책임자로서 할 일이 막중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경제발전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선진복지국가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차 회장은 요즘 미래 한국 복지정책의 방향을 개발하는 등 우리나라 사회복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다짐하고 있다.

차흥봉 회장.
차흥봉 회장.

사회복지 분야 대표적 단체인 한국사회복지협의회가 선진복지 사회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혁신발전계획을 마련했다는 차흥봉 회장.선진복지사회 진입, 혁신발전 계획 마련으로 '속도'
1952년 사단법인 한국사회사업연합회로 출발해 60년의 역사를 지닌 한국사회복지협의회는 국내 사회복지 분야의 대표적 기관이다. 협의회는 현재 사회복지 증진을 위한 조사연구 및 정책개발, 교육훈련, 홍보출판, 국제협력 등 기본 목적사업은 물론 사회복지 자원봉사활동 육성, 기부식품제공(전국푸드뱅크), 사랑나눔실천운동, 사회공헌정보센터, 휴먼네트워크, 대한민국사회봉사단 운영 등 대국민 나눔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후원자가 지원대상을 직접 선택하는 맞춤형 후원 프로그램인 '사랑나눔실천운동'(1인 1나눔계좌 갖기운동)은 협의회가 2007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사업으로, 현재 총 참여인원이 1만2,029명에 이르고 모금액도 123억원이 넘어설 정도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전국푸드뱅크는 연간 600억원이 넘는 모금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사회복지 자원봉사자는 무려 488만명을 관리하고 있다. 협의회는 현재 서울시사회복지협의회 등 단체회원 86개소, 개인회원 58명을 합쳐 총 회원수 144개소(명)로 구성된 반관반민 단체이다. 사회복지사업법상 법정단체이자 민간 사회복지기관의 대표협의체인 협의회의 수장으로 지난 1월 취임한 차흥봉 회장은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로서 최적임자란 평가를 받아왔다.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중앙대에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차 회장은 1971년 대통령 비서실 행정관으로 특채된 이후 보건복지부에서 사회복지정책을 개발하다가 1983년 한림대 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한림대 부총장, 국민연금관리공단 이사장, 보건복지부장관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세계노년학ㆍ노인의학회 차기회장도 맡고 있다. 차 회장은 재임 9개월째를 맞은 소감을 묻자 "우선 우리 협의회가 선진복지사회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혁신발전계획을 마련했다"며 자신감 넘치는 어조로 강조했다. 비록 짧은 재임기간에도 불구, 시ㆍ군ㆍ구 사회복지협의회 설립 의무화 등 지역사회의 민ㆍ관 상호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사회복지 전문 인력 육성을 위한 교육연수원 설립, 한국형 복지모델의 국제개발협력, 나눔사업 허브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 등은 차 회장의 역량이 빛을 발하면서 얻은 값진 결실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의 본질은 인간사랑"…정치권 복지논쟁은 '인간사랑' 잘못 이해해
사회복지 전문가로서 차 회장의 평소 사회복지 철학이 궁금했다. "복지는 인간 사랑을 그 본질로 하고 있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인간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지니고 있고 인간답게 살 가치가 있다. 사회복지는 이 인간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는 것이다. 현대국가의 복지정책은 이러한 인간 사랑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발달해왔다. 인간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바로 사회복지이며, 사회복지정책 목표는 인간 사랑을 바탕으로 나눔공동체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복지철학에 대한 질문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피력하는 차 회장은 최근 정치권에서 불거진 복지논쟁은 '인간사랑'이라는 복지의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데서 비롯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복지의 본질인 인간사랑은 이념이 다르다고 해서, 정파가 다르다고 해서 달라질 수 없다. 정치권의 입맛에 따라 정략적으로 복지를 이용하는 것은 아주 잘못된 것이다. 산에서 다양한 나무들이 어울려 자라듯 인간도 함께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진정한 복지이다." 정치권에서 자주 거론되는 무상급식, 무상보육, 무상교육 등 공짜만 강조하는 복지정책은 자칫 혹세무민의 길로 갈 수 있다는 차 회장은 "보편적 복지니 선별적 복지니 하는 정치적 수사보다 복지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그 대상을 달리하는 현실적인 복지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차 회장은 또 우리사회의 양극화 현상의 해결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리나라는 20세기 후반의 사회경제적 변화의 결과 사회계층구조는 상하간의 격차가 심화되는 쪽으로 바뀌었다. 잘 사는 사람이 많이 늘어났지만 상하간의 계층격차가 더 커지고 중하위층이 크게 두터운, 밑으로 축 처진 다이아몬드의 모양으로 바뀌었다. 복지정책의 확대로 모든 국민이 더불어 사는 나눔공동체 사회를 구축함으로써 중산층이 두터운 원형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차흥봉 회장이 지난 10월 9일 서울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제2회 대한민국 나눔대축제 행사장을 방문한 이명박 대통령 내외분과 함께 '행복나눔 N캠페인' 홍보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협의회가 추진중인 '행복나눔 N캠페인'은 N(나눔) 마크를 부착한 기업의 제품을 구매하면 매출액의 일부분이 사회에 기부되는 공익연계마케팅 프로그램이다.
차흥봉 회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 5월 대한보증주택(사장 남영우)과 무주택 저소득층에게 전ㆍ월세 보증금을 무상지원하기 위한 '사랑나눔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광명시사회복지협의회가 위촉한 '좋은 이웃들' 봉사단 발대식에 참석한 차흥봉 회장. '좋은 이웃들'은 복지 사각지대를 상시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게 된다.

"인화학교 사건은 불행한 일, 복지법인의 공과 과는 구별해야"
지난 20세기 후반의 경제성장과 민주화로 우리나라는 이제 선진복지국가의 길목에 들어서고 있다는 차 회장은 "국민 생활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삶의 질에 대한 욕구가 증대하고 있고, 빈부격차 등 양극화문제도 커져가고 있으며, 인구의 고령화, 가족의 변화 등으로 복지에 대한 국민적 욕구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면서 "이와 같은 시대적 요청에 부응하여 우리나라 복지정책은 경제성장을 뒷받침하는 지속가능한 사회복지를 발전시켜 모든 국민이 골고루 잘사는 중산층 중심의 선진복지국가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념적 측면에서는 중도우파형 복지정책이 대한민국의 사회체제에 맞고 전 세계적으로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힌 차 회장은 "지난 30여년 동안 발전시켜온 기존 복지제도 및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고 21세기 새로운 복지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회복지 일선 기능을 담당하는 지역사회수준에서 지방행정기관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고, 민간 사회복지조직과 인력자원을 활용, 민ㆍ관 일체의 협력체계를 만드는 일이 중요한 과제"라고 덧붙였다. 차 회장은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된 광주 '인화학교' 인권침해 실태에 대해 "매우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다.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저지르는 반인륜적 범죄는 반드시 근절돼야한다"면서도 이와 같은 특정 사례로 인해 전체 사회복지법인을 불신하는 풍조가 일어나지 않을까 우려했다. 차 회장은 "이번 사태가 인간 사랑의 가치를 되새기고 나눔공동체 사회를 앞당기는 계기가 돼야한다"면서 협의회 내에 사회복지시설평가인증원을 곧 설치하여 시설관리시스템을 현대화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회복지 이론, 정책, 행정, 현장 등 평생을 사회복지 분야에 몸담아 온 차 회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우리나라를 선진복지국가로 만들기 위해 한국 복지정책이 나아갈 방향을 계속 연구개발하고, 복지관련 시설ㆍ기관ㆍ단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는데 주력하겠다"고 강조한 뒤 "그간 배우고 익힌 경험을 바탕으로 '복지 머슴'처럼 일하겠다"며 활짝 웃었다. 끝으로 현재 추진 중인 혁신발전계획을 통해 민과 관의 가교로서 선진복지사회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앞장서 해내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많은 관심을 기울려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취재 서동삼 부국장/김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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