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에 있어서도 '인생을 사는 능력이 정상상태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도우는 일'도 복지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

이용태 퇴계학연구원 이사장 재정적으로, 사회적으로, 신체적으로 정상상태에 미치지 못하는 사람들을 도우는 일이 복지이다. 그렇다면 교육에 있어서도 '인생을 사는 능력이 정상상태에 못 미치는 사람들을 도우는 일'도 복지의 영역으로 봐야 한다.

그런데 세상에는 학업 성적이 우수하고 사람들이 선망하는 지위에 있으면서도 '인생을 살 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인성교육을 못 받았기 때문이다. 이들을 어릴 때에 바로 잡는 인성교육은 그런 의미에서 훌륭한 복지인데 이것이 간과되고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분야가 교육이다.

아이들은 오랜 시간을 교육에 바치고 있다. 교육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다. 그런데도 교육이 이렇게 가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하다.

교육문제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교육의 목적은 교육받는 사람에게는 성공하고 행복하고 사회에 공헌하는 길을 가르치는 것이고, 사회에서 볼 때에는 사회가 필요한 사람을 기르는데 있다.

그런데 지금 교육은 어떠한가? 교육은 지식교육에만 편중되어 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 살아가려면 지식교육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람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항목을 생각해보면 지식 이외에도

1. 사람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가르쳐야 하고
2. 욕망의 노예가 안 되게 자기 스스로를 경영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고
3. 신체를 건강하게 가꾸는 법도 가르쳐야 하고
4. 일을 창의적으로 요령 있게 효율적으로 다루는 능력도 키워야 하고
5. 사회현상, 정치상황을 합리적으로 해석하는 법도 가르쳐야 하는 등등

이러한 능력을 배양해야 비로소 건전한 사회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제도 교육 속에는 이러한 내용이 구호로만 존재할 뿐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절름발이 교육의 폐단은 '세상사는 법'을 모르는 인격불구자를 양산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 것인가? 결국은 국가가 나서서 대책을 세워야 하지만 우선은 자원봉사자들이 나서서 가정교육 부활 운동을 하는 수밖에 없다. 교육이란 가정의 일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나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그것은 교육훈련을 받은 바 없는 보통 부모들이 할 수 있고, 아이들도 재미있어 하고 틀림없이 효과가 있는 매우 간단한 방법이 있다는 사실이다.

요약하면 교훈이 담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가족이 둘러앉아서 함께 읽고 서로 경험도 이야기하고 교훈을 지킬 약속을 하는 것이다. 내가 손자들을 데리고 해보니까 한 달에 한 시간씩만 해도 몇 년간을 하니까 아주 좋았다.

이 경험이 아까워 나는 자원봉사로 풀뿌리 인간교육에 나섰다. 학교에서도 마음만 먹으면 한 달에 한 시간 정도를 갈라서 이와 같은 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가능하다.

대학교육도 참으로 이상하다. 졸업생의 1%도 학자가 되려는 생각이 없는 학교에서 교수는 학자 되는 방법만 가르치고 있으니 말이다.

교육이란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치에 닿지 않는 괴물이다. 그 괴물이 우리 아이들의 시간과 정력을 삼키고 있다. 이것을 근본적으로 바로 잡는 움직임도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나는 조그마한 힘이라도 내서 젊은 어머니들과 젊은 사원들에게 인성교육 하는 법을 가르치느라고 전국을 누비면서 무료 자원봉사를 하고 있다. 이 운동이 국민운동으로 번지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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