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3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김지은(28)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선정됐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제83회 새내기사회복지상 수상자'로 김지은(28) 서울시정신보건센터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선정됐다. "사람들의 편견과 무지 속에 상처 입은 정신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항상 최선을 다한다"는 김지은 씨는 정신보건 현장에 발을 들여놓은 지 5년째를 맞는 새내기 사회복지사다. 그녀는 어릴 적부터 사회복지사를 꿈꾸며 서울여자대학교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고, 2006년부터는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 근무하면서 정신질환자의 인권향상과 탈원화, 병원과 지역사회간 연계 강화, 자살예방사업 활성화 등에 크게 기여했다. "자살예방상담 업무로 24시간 당직을 할 때면 몸과 마음은 녹초가 되지만, 마음의 상처로 인해 벼랑 끝에 몰린 사람들이 생각하면 자신도 모르게 힘이 솟는다"는 김씨. 따뜻한 영혼을 가진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사회사업학과를 졸업하시고 정신보건 분야를 선택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2003년 대구 지하철 사건과 뷰티플마인드라는 영화가 정신보건 영역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영화에서의 존 내쉬의 성공은 선천적인 재능, 가족의 지원뿐 아니라 열린사회이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높은 보도블럭과 계단이 신체장애인에게 장애물이듯, 사회적 편견이 정신장애인에게는 장애물인데, 사람들의 편견과 무지 속에 상처 입은 정신장애인들이 조금이나마 편안한 세상에 살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최근 자살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요. 서울시자살예방센터에서는 어떠한 노력들을 하고 있나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09년 한해 자살사망자 수는 15,413명이고 인구 10만명당 자살사망자 수는 31명이라고 합니다.
서울시정신보건센터는 지난 2005년에 개소하여 자살 예방을 위한 인식개선사업과 교육사업, 고 위험군의 발굴을 위한 24시간 핫라인 운영과 사례관리서비스, 경찰이나 119와 같은 자살예방 유관기관과의 네트워크 구축, 자살유족 지원, 연구사업 등 다양한 자살예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한 '이음(IEUM)프로젝트'가 인상적인데요. 어떤 계기로 시작됐으며, 어떤 성과가 있었나요?
이음프로젝트는 정신의료기관과 지역정신보건센터의 네트워크구축을 위하여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서울시에 있는 정신의료기관의 재원환자 구별분포 조사를 통해 강북구, 노원구, 도봉구, 성북구, 중랑구의 5개 인접구를 먼저 선정하였습니다.
여기에는 8개 정신의료기관, 5개 정신보건센터가 포함되었으며 사업기간은 2008년부터 2010년까지로 계획하였습니다. 간담회와 기관방문 등의 노력으로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고, 병원 실무자를 대상으로 지역사회정신보건기관을 견학하는 프로그램도 추진되었습니다. 정신보건센터에서 정신장애인의 응급상황 발생 시 같은 권역 내의 정신의료기관을 높게 활용할 수 있어 병원 입장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습니다.


지난 9월 WHO 국제학술대회에서 포스터발표 3위를 하셨더군요. 참가하시게 된 동기와 주요 발표내용을 소개해 주신다면요?
블루터치 핫라인 서비스 이용 5만건 달성을 기념하여 이용실태와 특성을 파악하고자 연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자살예방센터 팀원 3명과 함께 2005년부터 2010년 2월까지 내부전산시스템에 기록된 데이터 분석하여 연예인의 자살사건 이후 상담 건수가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으며, 성별에 있어서는 여성이 남성보다 높다는 것, 상담유형에 있어서는 전화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 우울증과 자살문제로 상담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는 것 등을 연구 결과로 발표했습니다.

365일 24시간 운영되는 '자살 및 정신건강 위기상담전화'와 관련하여 기억에 남는 사연이 있었다면 소개해 주세요
보통 하루에 40~50건 정도의 전화상담과 게시판 상담이 이루어집니다.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아니면 죽음만이 해결방법이라는 생각에 고민하다가 전화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실제로 농약이나 흉기를 전화 앞에 두고 전화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일단은 안전이 우선이기 때문에 그 도구들을 치우도록 설득을 하고, 무엇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잘 들어주고, 정서적 지지를 통해 어느 정도 심리적인 안정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가족을 자살로 잃은 유족 상담도 기억에 남습니다. 죽은 이의 유품도 정리하지 못하고, 혼자서 잘 살아간다는 것이 용납되지 않아 매우 힘들다는 분의 사연은 무척이나 안타까웠습니다.


정신보건사회복지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였나요?
저와 상담을 통해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하고, 실제로도 자살사고가 감소하여 안정을 찾거나, 아니면 정신질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어렵게 치료를 시작하게 되는 경우 등 여러 측면에서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과거 연계사업팀에서도 굳게 닫혀있던 정신의료기관의 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지역사회 기관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되고, 장기간 불필요하게 입원하고 있던 환자분들을 지역사회의 입소시설이나 주거시설 등과 연계하여 사회복귀를 촉진시키기 위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금이나마 도왔다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우리나라 정신장애인 복지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정신장애인에 대한 복지 자체가 정신과 치료 같은 보건의료체계와 연결되어있어서 따로 떨어뜨려 생각하기엔 어려움이 있는것 같습니다. 의료 기록이 남는 문제로 보험가입이 어렵고, 취업에 대한 문제 등이 우려되어 정신과 치료를 꺼리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신장애인들에게 정신과 치료는 빨리 시작 할수록 효과적입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아도 불이익이 가지 않고 정신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사라지는 그런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직업문제 또한 중요한 이슈인 것 같습니다. 장애인 취업에 대한 공단의 노력들이 있지만 정신장애인에게는 또한 아직 좁은 문인 것 같습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어떻게 보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끝으로 수상소감과 함께 앞으로의 포부, 목표 등을 듣고 싶습니다
연기한지 10년 된 배우가 신인상을 받은 기분과 비슷한 것 같아요. 물론 저보다 오래 일하신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 새내기라는 이름 때문인지 굉장히 신선한 느낌입니다. 저보다 더 열정적이고 능력있는 분들이 많으셨으리라 생각되는데, 이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영광스럽습니다.
자살률이 오르면 김이 빠지는 것도 사실이지만 언젠가는 우리의 노력으로 자살률이 줄어들지 않을까 라는 기대가 있기에 계속 일을 할 수가 있는 것 같아요.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정신보건사회복지사가 되고 싶습니다. 또한, 저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귀 기울이고 같은 곳을 바라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작권자 © 복지타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