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새내기 사회복지상의 스무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2동 동사무소의 김미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천상 일복이 많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그녀가 근무하는 상계2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삼성전자, 국민일보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새내기 사회복지상의 스무번째 주인공으로 선정된 서울 노원구 상계2동 동사무소의 김미란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은 천상 일복이 많다고 표현해야 할 것 같다.
그녀가 근무하는 상계2동은 단독주택 및 연립주택 등에 낮은 보증금으로 전월세를 살고 있는 저소득층이 밀집된 지역. 당연히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나 한부모가정, 결식아동, 장애인 등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들이 많다.

김미란 씨가 사회복지 전담공무원으로 첫발을 내딛은 것은 지난 2003년 3월. 이제 겨우 2년 6개월도 채 되지 않았지만 김미란 씨가 그간 수행한 일만 헤아려보면 새내기라는 말이 무색하다.
관내의 독거노인 및 장애인 가정, 모자 가정, 결식아동 등을 발굴, 행정적 지원을 도맡는 것은 물론 이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 적절한 피드백이 되고 있는지 체크해야하는 것이 모두 그녀의 기본 임무다.

"최근에는 업무량이 더 늘어났어요. 복지서비스가 확대된 측면도 있지만 그만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이 더 늘어났다는 말이지요. 그래서 요즘엔 제 시간에 퇴근하는 일이 거의 없어요."
이뿐만이 아니다. 법률상담과 생활상담은 물론 때로는 미처 전달되지 못한 도시락도 직접 배달해주는 일도 그녀의 몫이다. 치매로 길을 잃고 헤매고 계신 어르신을 모셔다 드리는 일은 소위 정기코스. 좁은 언덕길이라도 나타나면 때론 가녀린 몸으로 들쳐업기도 해야 한다.

'공무원이니까 당연한거 아니야?' 하고 그녀를 폄하한다면 곤란하다. 그녀는 오히려 업무 밖의 봉사에서 더 빛이 난다.
수급자․저소득 가정들을 후원하기 위한 후원처 발굴 노력을 기울여 최근에는 도봉경찰서와 독거노인 및 모자가정 6세대를 후원연결하기도 했고, 거의 매일 이어지는 야근에도 불구하고 주말이면 사회복지전담공무원들의 봉사동아리 '어우러기'에 참여, 중증장애아동 20여명이 생활하는 한 요양원을 찾아 봉사활동에 나선다. 내달에는 매년 그랬듯이 상계2동사무소 직원들과 함께 소외된 이들의 월동준비에 필요한 연탄배달 자원봉사를 시작한다.

김미란 씨는 일반 공무원과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의 차이가 뭐냐는 질문에 한마디로 "복지를 대하는 마인드"라고 잘라 말한다.
"노숙자를 보고서 보통 사람들은 왜 저렇게 사냐고 손가락질을 하지만 저는 저렇게 될 수밖에 없는 원인과 이유부터 찾아요. 더 이상 기댈 곳 없어 동사무소를 찾아오시는 분들 역시 마찬가지지요.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김미란 씨가 안타까워 하는 일도 많다.
"좀 더 신경써주고 챙겨줘야 하는데 밀리는 업무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할 때가 제일 아쉬워요.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라도 시간 때문에 미뤄두는 일도 다반사구요. 사회복지전담 공무원 인력이 보다 더 충원되었으면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상계 2동 관내에는 아직 종합복지관이 없다. 때문에 김미란 씨는 최근 자원봉사자들을 연계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위한 공부방을 운영하겠다는 생각에 골똘하다.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데 김미란 씨와 함께 근무한다는 10년차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이 기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새내기 사회복지상이요? 그럼 이번에 사람 하나는 제대로 뽑으신 거예요."
아니다. 상계2동이 사람을 제대로 뽑았다. 상은 그에 따른 당연한 보너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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