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④ 거액 기부자를 못 알아보는 것. 자수성가한 향토기업인이 근검절약하며 평생 모은 305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부산대학교에 기부해 화제가 되었다. 후세 교육을 위한 일념에서 지역 인재를 양성하는데 써달라고 그 돈을 내놓았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개인이 기부한 돈으로는 최고 액수이다.
후원개발자들은 이렇게 거액을 기부할 만한 사람들을 가려낼 수 있는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 거액 기부자의 경우는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가 요구되는 사업에 대한 신념과 가치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위의 기부자도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지만 강한 집념과 의지를 바탕으로 자수성가의 길을 걸어오면서 교육에 대한 신념 때문에 대학에 전재산을 기부한 것이다. 기부하는 프로그램이 의미 있는 사업이라고 생각할 때 큰 돈을 기꺼이 내놓는 것이지, 신념이 없다면 작은 돈도 낼 마음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전혀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 아무리 요구해보았자 거절만 당할 뿐이다. '그 기관은 도대체 무엇이 중요한지를 모르는 곳'이라는 나쁜 인상만 줄 수 있다. 따라서 거액을 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을 발견하고, 조금이라도 모금하고 있는 사업에 관심을 갖는 기미가 있으면 그들을 양육할 필요가 있다. 사업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정보를 계속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기부동기를 강화시켜 주어야 한다.

거액 기부자 가려낼 수 있어야

실수⑤ 남이 하는 것을 우습게 여기는 것. 대학원생들이 논문을 쓰기 전까지는 남들이 써놓은 학위 논문을 보면 우습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논문들에 대해 '나는 적어도 이 정도는 쓸 수 있다'는 생각을 갖는다. 그러나 막상 논문을 써야하는 시점이 다가오면, 그리고 막상 논문을 쓰기 시작하면, 논문을 끝마치고 학위를 받은 사람들이 그렇게 위대해 보일 수가 없다. 그 논문이 잘 되었건 못 되었건 일단 그 과정을 끝까지 마쳤다는 사실만으로도 존경심을 갖는다. 후원개발도 마찬가지다. 남이 하면 무척 쉬워 보이지만 어느 후원개발도 쉽게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따라서 유능한 후원개발 전문가가 되려면 남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훌륭한 후원개발은 많은 사람들의 지혜와 경험을 통해서 얻어진다. 혼자 모든 것을 다할 수 있고, 혼자 더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은 금물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후원개발 과정에 좋은 경험을 얻으면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실수⑥ 특정 후원자에게 과장되게 아부하는 것. 많은 비영리조직들이 거액을 기부하는 특정 사람이나 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그들의 후원을 지속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비굴한 자세로 관계를 맺으려 애쓰는 경우도 있다. 많은 시간을 허비해 가며 함께 있어주고, 과장된 언어와 몸짓으로 아부성 인사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평소에 많은 돈을 기부하는 가족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모금만찬장에 나타나면, 입에 침이 마르도록 그 아이에 대해 "귀엽다", "영리하게 생겼다" 등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부인의 미모를 치켜세우는 것도 빼놓지 않는다. 어느 정도 아부가 먹혀들었다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상당액의 기부를 요청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반응은 "글쎄요", "나중에 생각해 봅시다" 등의 냉냉한 답변을 듣는다.

지나친 아부는 오히려 역효과

이러한 반응을 들은 후원개발자는 그 순간부터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내가 지나치게 높은 후원금을 요구했나' '우리 기관을 탐욕스럽게 생각하면 어쩌지' '내가 더 밀어 붙였어야 하는데…' 등 후원자의 생각과 상관없이 부질없는 고민에 휩싸인다. 과장된 언행을 하거나 거절당한 것 같은 느낌을 갖는 것은 나 자신, 우리 조직, 진행될 사업 등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것에 신경을 쓰지 말고, 후원을 요청하는 사업에 확신을 갖고, 진실하게 대하는 것이 최선의 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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